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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Q 낮은 멍청이' 공방 2라운드, 면박당한 볼턴은 만찬 불참

중앙일보 2019.05.29 09:38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내년 미 대선 민주당의 유력 후보인 조 바이든의 'IQ 발언' 논란이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바이든, 북한 주장 거든 트럼프에 '독재자 포용' 포문
트럼프는 "난 'IQ낮은 사람'으로 순화해 준 건데…"역공
트럼프에 면박당한 볼턴은 일왕 만찬 불참하고 UAE행

트럼프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일본 순방에서 돌아오자마자 바이든 전 부통령 선거캠프는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은 외국 땅에서 메모리얼 데이(현충일)에, 동료 미국인이자 전직 부통령에 반대하며 살인적인 독재자 편을 드는 발언을 했다"며 "그것은 헬싱키에서 (러시아의 미국 대선개입은 없었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거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러브레터를 교환하는 등 우리의 것을 버리고 '독재자'를 포용하는 패턴의 일부분"이라고 비판했다. 대통령이 해외에 있는 동안은 비판을 멈추는 미국의 오랜 정치적 관행에 따른 것이다.
 
조 바이든 전 미 부통령

조 바이든 전 미 부통령

 
바이든 전 부통령의 반발은 트럼프 대통령이 방일 기간 중 바이든을 맹비난한 북한을 감싸는 발언을 잇따라 내놓은 데 따른 것이다.
 
1라운드는 지난주 방일 기간 중에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 트위터에서 "그(김정은)가 조 바이든을 IQ가 낮은 사람이라고 했을 때 나는 미소를 지었다. 아마도 (김정은은) 나에게 신호를 보내고 있는 건가"라고 썼다. 또 27일에는 아베 신조 일 총리와의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성명에 동의한다. 바이든은 재앙이었다"고 비난을 쏟아냈다.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21일 '지능지수가 모자라는 멍청이' 등의 인신 공격성 표현을 쓰며 바이든이 최고 존엄을 모독했다고 반발한 데 대해 오히려 동조하고 나선 셈이다.  
 
이에 바이든이 트럼프 귀국 직후 "독재자의 편을 드는 것이냐"며 트럼프에 대한 비난을 쏟아내고 미 여론도 부정적 반응을 보이자 트럼프는 특유의 역공을 취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캠프의 성명이 나온 뒤 자신의 트위터에 "해외순방 중에 나는 사실 졸린(sleepy) 조 바이든을 옹호했었다. 김정은은 원래 그(바이든) '낮은 아이큐의 멍청이(Low IQ idiot)'이라 불렀고 그밖에 다른 이야기들도 있었다. 김정은이 그를 멍청이라도 불렀음에도 나는 훨씬 부드럽게 '낮은 아이큐의 사람(individual)'이라고 순화해서(softer) 인용했다. (그런데) 누가 그것에 대해 화를 낼 수 있단 말인가"라고 썼다.
   
자신은 '멍청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고 북한 측 성명보다 수위를 낮춰 언급함으로써 오히려 바이든 전 부통령을 방어한 것이라는 논리를 편 것이다. 하지만 그러면서 다시 한번 '낮은 IQ'란 점을 강조하며 바이든 전 부통령을 간접 조롱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가 27일 회담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가 27일 회담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앞서 바이든 전 부통령은 지난 18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유세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을 '독재자'와 '폭군'으로 지칭했었다.
한편 방일 기간 중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자신의 "북한 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는 발언을 정면 면박당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당일 나루히토 일왕 주최 공식 국빈만찬자리에 불참한 채 아랍에미레이트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내 참모들은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생각하지만 내 견해는 다르다"고 말한 바 있다. 볼턴 보좌관은 당시 회견을 뒤에서 바라보고 있었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오른쪽)이 트럼프 대통령을 바라보고 있다. / 사진 : AP/연합뉴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오른쪽)이 트럼프 대통령을 바라보고 있다. / 사진 : AP/연합뉴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볼턴이 일왕 국빈 만찬을 건너 뛴 정확한 이유는 명확치 않다"며 "볼턴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의 변화를 원치 않는다며 개인적 좌절감을 표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또 정부 고위관리를 인용, "트럼프 대통령은 사석에서 '존(볼턴)에게 맡겼더라면 지금 우리는 네번의 전쟁을 치뤘을 것'이라 말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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