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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증기 유출 '늑장신고' 한화토탈… 비밀 오염물질 배출시설도 설치

중앙일보 2019.05.29 06:00
지난 17일 유증기 유출 사고가 발생한 한화토탈 대산공장에서 대기오염물질을 무단으로 배출할 수 있는 시설을 불법으로 설치한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25일 양승조 충남지사(오른쪽 둘째)가 유증기 유출사고가 발생한 서산시 대산읍 한화토탈 대산공장을 방문,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충남도]

지난 25일 양승조 충남지사(오른쪽 둘째)가 유증기 유출사고가 발생한 서산시 대산읍 한화토탈 대산공장을 방문,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충남도]

 
충남도는 한화토탈 대산공장을 대상으로 특별 점검을 한 결과 위법사항 10건을 적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유증기 유출 사고가 발생하자 충남도는 공무원·환경단체 관계자 등 16명으로 구성된 점검반을 현지로 보냈다. 점검반은 대기오염물질 배출 허용기준 초과나 부적절한 배출시설 운영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특별점검에서는 폴리프로필렌(PP) 제품 건조 원심력 집진시설에 대기오염물질을 무단으로 배출할 수 있는 ‘가지 배출관’을 공장 내부에 설치한 게 적발됐다. 관련 법(대기환경보전법 제31조)에는 방지시설을 거치지 않고 오염물질을 배출할 수 있는 공기조절장치나 배출관을 설치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한화토탈은 제품 포장시설 4기 중 가동하지 않는 2기의 공기조절장치를 열어 외부 공기가 여과 집진시설로 들어올 수 있도록 해 대기오염물질을 희석 처리했다. 충남도는 한화토탈이 오염도를 낮추기 위해 배출시설에서 나오는 오염물질에 공기를 섞어 배출하는 행위를 금지한 대기환경보전법(제31조)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점검에서는 제품 제조과정에서 발생한 유분을 회수하는 시설을 설치하면서 이를 관계 당국(충남도)에 신고하지 않은 사실도 적발됐다. 유증기 유출 사고가 발생한 저장시설에서는 소각시설을 설치하면서 변경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일 충남 서산시청에서 열린 '대산공단 환경안전대책 관계자 회의'에서 윤영인 한화토탈 공장장(왼쪽 두번째)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환경안전대책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일 충남 서산시청에서 열린 '대산공단 환경안전대책 관계자 회의'에서 윤영인 한화토탈 공장장(왼쪽 두번째)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환경안전대책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충남도는 한화토탈로부터 위반 행위에 대한 의견과 진술을 받은 뒤 행정·법적 절차에 들어갔다. 배출시설과 방지시설을 비정상적으로 운영한 2건에 대해서는 조업정지 10일의 처분을 통보할 방침이다. 대기배출시설 미신고는 사용중지 처분을 내릴 예정이다. 한화토탈이 법을 명백하게 위반한 만큼 환경부와 사법기관 등에 고발키로 했다.
 
점검에서 추가로 적발된 방지시설에 딸린 기계 기구류의 고장·훼손·방치, 대기오염물질 자가측정기록 보존 미이행, 대기배출시설 변경 신고 미이행, 폐수배출시설 변경신고 미이행 등 7건에 대해서는 경고와 과태료 처분을 내릴 방침이다.
 
충남도 관계자는 “유증기 유출 사고를 낸 한화토탈에 대한 도민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특별점검을 벌였다”며 “산업시설의 대기오염물질 배출은 원칙적인 입장에서 점검·관리하고 대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화토탈은 설명자료를 통해 “가지 배출관은 제품을 건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증기를 분리하기 위해 설치한 것으로 신고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충남도의 지적사항은 이른 시일 내에 개선하고 유증기 유출 사고에 대한 관계기관의 조사에도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설명했다.
지난 25일 서산시 대산읍 한화토탈 대산공장을 방문한 양승조 충남지사(왼쪽 마이크를 들고 있는 사람)가 주민들에게 대책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충남도]

지난 25일 서산시 대산읍 한화토탈 대산공장을 방문한 양승조 충남지사(왼쪽 마이크를 들고 있는 사람)가 주민들에게 대책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충남도]

 
한편 지난 17일 오전 11시45분쯤 충남 서산시 대산읍 한화토탈 대산공장에서 유증기 유출 사고가 발생, 주민과 인근 공장 직원 등 2000여 명이 구토·어지럼증을 호소하며 병원 치료를 받았다.
 
사고 당시 한화토탈은 45분이 지나서야 소방서에 신고하는 등 늑장 대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이 이어졌다. 맹정호 서산시장도 사고 발생 사흘 뒤인 20일 열린 대책회의에서 한화토탈 측에 유감을 표명했다.
 
서산=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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