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5G 세계 최초가 최고는 아니다, 이제부터 진짜 승부”

중앙일보 2019.05.29 00:03 경제 2면 지면보기
유영민

유영민

“미국과 분초를 다투는 세계 최초 자존심 싸움에서, 우리가 앞섰습니다.”
 

유영민 과기부 장관 인터뷰
일부 부작용 있지만 선점효과 커
반도체 넘어설 먹거리 생길 것

유영민(68)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세계 최초 5G 상용화’의 뒷얘기를 털어놨다. 지난 20일 서울 명동 중앙우체국에서 중앙일보와 만난 자리에서다. 그는 5G를 계기로 한국이 세계 통신시장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의 5G 최초 상용화로 미국은 물론 유럽과 중국 등도 발걸음이 바빠졌다. 유 장관은 세계 최초가 최고를 보장해주진 않지만, 시장을 선점하는 효과가 크다며 지난 1년여 간의 ‘5G 작전’ 보따리를 풀어놨다.
 
5G는 원래 올해 연말에 시작하기로 한 건데 어떻게 조기 상용화를 결정했나.
“우리가 오랫동안 5G를 준비해오지 않았나. 그런데 미국과 유럽연합(EU)·중국 등의 움직임을 파악해보니 3월 말까지 상용화를 하지 않으면 1등을 할 수 없다는 판단이 들었다. 그래서 무리인 줄 알면서도 9개월이나 당겼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겠다.
“처음엔 올 6월말로 상용화 시점을 결정했다가 다시 3개월을 당겨 3월로 결정했다. 작년에 바르셀로나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가서 3월말 발표를 선언했다. 다 싫어했다. 기업이 좋아하겠나, 공무원이 좋아하겠나.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하려면 단말기도, 중계기도 준비해야 한다. 주파수 경매도 마쳐야 한다. 이런 순서를 역으로 계산해 일정을 짰다. 부처 내 실·국장과 일정을 조율하고, 통신사들과 머리를 맞댔다. 특히 KT엔 통신 인프라를 다른 통신사와도 같이 쓸 수 있도록 개방하자고 설득했다. 삼성전자도 적극 협조해서 통신 장비 개발 일정을 앞당겼다.”
 
실제 5G 상용화는 4월 초에 시작했는데.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하기 직전 5G 테스트 과정에서 약간의 문제가 생겼다. 그래서 한 달을 연기하자고 했지만 다행히 심각한 문제가 아니어서 쉽게 해결됐다. 그 와중에 미국이 4월 11일에 상용화를 시작한다고 선언했다. 우리는 이미 충분히 준비가 돼 있었기 때문에 상용화 시점을 4월 5일로 발표했다. 그런데 다시 미국이 서비스를 4월 4일로 당긴다는 소문이 돌았다. 우리 통신 3사가 지금껏 10년을 준비해왔는데, 가만 있을 수 없었다. 미국에 하루라도 뺏길 이유가 없었다. 최종 D데이를 4월 3일 밤 11시로 결정했다. 결국 미국은 우리보다 55분 늦은 11시 55분에 서비스를 시작했다. 돌이켜 보면 숨막히는 시간이었다.”
 
부작용이 적지 않다. 조급했다는 지적도 많다.
“비판을 이해한다. 5G를 시작했다는데, 폰도 비싸고, 5G 서비스가 되는 게 별로 없다. 하지만 최초는 분명의 의미가 있다. 시장을 선점하는 효과가 크다. 결국 한국 때문에 미국은 물론 유럽과 중국 등이 일정을 당기면서 따라오고 있지 않나. 부작용이 있지만, 모든 걸 다 준비해놓고 할 수는 없다. LTE를 시작할 때도 전국을 동시에 서비스를 한 것은 아니다. 5G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해서 인구밀집지역 중심으로 우선적으로 깔고 연말까지 기지국을 확대할 계획이다. 5G 서비스가 좀더 안정화되기 전까지는 요금 인하해준다든지 하는 방안에 대해 통신사들과 협의중이다. 물밑에서 열심히들 하고 있으니, 이해해주셨으면 한다.”
 
그래도 세계 최초 5G 상용화는 선언적 의미가 더 강한 게 아닌가.
“그런 측면도 있다. 세계 최초가 최고를 보장하지 않는다. 앞으로가 문제다. 5G는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미지의 시장이다. 5G통신을 이용해서 헬스케어와 스마트시티·스마트 팩토리 등 지금과 비교할 수 없는 서비스가 가능하다. 반도체 수출을 넘어서는 먹거리가 생겨날 것이다. 서비스 개발을 위한 치열한 경쟁도 이미 시작됐다. 진짜 승부는 지금부터다.”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미세먼지 실험 아이디어 공모, 이벤트만 참여해도 바나나맛 우유가!
공유하기
광고 닫기

미세먼지 심한 날엔? 먼지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