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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이 아마존 열대우림을 파괴한다

중앙일보 2019.05.29 00:02 종합 20면 지면보기
브라질 호라이마 주에서 진행되는 아마존 열대우림 불법 벌목. 브라질 환경연구소인 이바마(Ibama)가 촬영한 사진이다. [AP=연합뉴스]

브라질 호라이마 주에서 진행되는 아마존 열대우림 불법 벌목. 브라질 환경연구소인 이바마(Ibama)가 촬영한 사진이다. [AP=연합뉴스]

지난해 지구 상에서 사라진 숲은 벨기에 면적과 맞먹는 3만6000㎢나 된다. 지난 5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7차 생물다양성과학기구(IPBES) 총회에서 채택한 보고서 내용이다.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에 따르면, 지난해 불법 벌목 등으로 파괴된 아마존 열대우림만 7900㎢(서울시 면적의 13배)에 이른다.
 

지난해 지구 숲 3만6000㎢ 사라져
브라질 열대우림, 서울 13배 훼손
중국, 미국산 콩 보복관세 부과로
브라질 콩 생산 증가, 숲 파괴 우려

이처럼 지구의 숲이 사라지고 있다. 특히 ‘지구의 허파’라는 남미 아마존 열대우림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세계인이 우려하고 있는데도 열대우림이 지속해서 파괴되는 원인은 무엇일까.
 
열대우림(tropical rainforest)은 적도를 중심으로 북위 10도와 남위 10도 사이에 위치한 열대지역, 그중에서도 건기가 없는 곳에서 나타난다. 1년 내내 월평균 기온이 18도를 넘고, 연평균 강수량이 1680㎜가 넘는 지역이다. 열대우림은 남미 아마존 지역과 중앙아메리카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파푸아뉴기니·필리핀 등 아시아와 카메룬·콩고 등 아프리카에도 분포한다.
 
열대우림의 대표 주자인 아마존 열대우림은 브라질·페루·콜롬비아 등 남미 9개국에 걸쳐 있으며 전체 넓이는 550만㎢에 달한다. 브라질 내 아마존 열대우림의 면적은 1970년대 초에만 해도 410만㎢나 됐다. 브라질 열대우림은 88년 이후 지난해까지 78만3000㎢, 남한 면적의 7.8배가 사라졌다.
 
아시아 열대우림도 마찬가지다. 미국 세계자원연구소(WRI) 등의 조사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보르네오 섬 사라왁 주에서는 벌목으로 2001~2016년 사이 2만5260㎢의 열대우림이 사라졌다. 미얀마에서는 1990년 국토의 58%가 산림이었는데, 2010년에는 47%로 줄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팜유(Palm oil)를 얻기 위한 야자수 농장이 늘어나면서 1990~2015년 24만㎢의 숲이 사라졌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삼림이 연간 2만㎢씩 사라지면서 브라질 열대우림보다 더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것도 팜유 플랜테이션 탓이다.
 
무분별한 광산개발도 숲을 훼손하는 요인이다. 2005~2015년 사이 사라진 아마존 열대우림의 9.2%에 해당하는 1만1679㎢가 광산개발로 파괴됐다는 분석도 있다.
 
브라질 혼도니아의 열대우림 벌목. 왼쪽은 벌목 전, 오른쪽은 벌목 후 모습. [중앙포토]

브라질 혼도니아의 열대우림 벌목. 왼쪽은 벌목 전, 오른쪽은 벌목 후 모습. [중앙포토]

최근 진행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마찰이 브라질 아마존 열대우림의 파괴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3월 독일과 영국 전문가들은 과학잡지 네이처에 기고한 글을 통해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데 대한 보복으로 중국이 사료로 쓰는 미국산 대두(콩)에 25%의 관세를 부과했는데, 이것이 아마존 열대우림을 파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보복관세로 인해 지난해 중국이 미국에서 수입한 대두의 양은 절반으로 줄었고, 대신 브라질산 대두 수입이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 중국은 대두의 75%를 브라질에서 수입했다.
 
브라질은 2016년 연간 960만t의 대두를 생산했는데, 대두 경작지 면적은 1만3000㎢로 늘어났다. 그만큼 열대우림이 사라진 것이다. 중국의 대두 소비량은 계속 늘고 있어 미국산 수입이 줄 경우 브라질산 수요가 많이 늘어날 가능성도 크다.
 
한편, 열대우림은 늘어나는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제거하고 온난화를 막아줄 최후의 보루로 간주된다. 2030년까지 지구 기온 상승을 2도 이하로 묶기 위해 줄여야 할 이산화탄소의 3분의 1가량을 삼림 등에서 흡수할 수 있을 것이란 연구 결과도 있다.
 
하지만 최근 일부 학자들이 이 같은 개념을 뒤흔드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숲이 온난화를 부추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지난 1월 네이처에는 이러한 주장을 소개하는 글이 실렸다. 과거 눈으로 덮여 있거나 맨땅으로 드러난 곳에 나무가 자라면 지표면의 알베도(albedo, 반사 계수)를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태양 빛이 그대로 우주로 반사하던 곳에 나무가 자라면서 태양에너지를 흡수해 기온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는 주장이다.
 
또, 식물이 광합성을 하면서 휘발성 유기화합물(VOC)을 방출하는데, 이것이 온난화를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이다. 나무가 방출하는 VOC의 하나인 아이소프렌(isoprene)은 대기 중의 질소산화물과 반응해 오존이 된다. 오존은 대기오염 물질이면서,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물질이기도 하다. 아마존 열대우림에서는 식물이 대기 중으로 직접 메탄을 방출하는 것이 확인되기도 했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23배나 강력한 온실가스다. 미국 예일대 나딘 웅거 부교수는 지난 2014년 9월 뉴욕타임스(NYT)에 “지구를 구하려면 나무를 심지 말라”는 내용을 기고해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가는 여전히 숲이 이산화탄소를 흡수, 지구온난화를 막아준다고 강조한다. 이은주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전체적으로 보면 광활한 숲은 광합성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하는 게 맞다”며 “삼림에 깃들어 사는 다양한 생물 종까지 고려한다면 나무를 심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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