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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억 넘는 집 중도금 대출 규제 안 푼다”

중앙일보 2019.05.29 00:02 경제 4면 지면보기
이재광 주택도시보증공사 사장은 24일 ’누구나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분양가 심사제도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사진 HUG]

이재광 주택도시보증공사 사장은 24일 ’누구나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분양가 심사제도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사진 HUG]

최근 부동산 시장은 ‘고분양가’ 이슈로 뜨겁다. 강북에서 3.3㎡당 2000만원대 후반, 강남의 경우 4000만원대 후반을 기록한 분양가 탓이다. 분양가가 자꾸 오르면서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이 어렵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재광 주택도시보증공사 사장
대출 완화하는 순간 수요 자극
집값 언제든 튀어오를 수 있어
미분양 우려할 수준 아니라 생각

분양 보증 심사를 바탕으로 고분양가 관리지역에서 분양가 관리를 하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수장, 이재광 사장을 24일 만났다. 이 사장은 “강북의 30평형대 아파트 분양가 9억원은 서민들이 접근하기에 비싸다”며 “최근 분양원가 공개항목을 62개로 늘린 것과 연계해 고분양가 심사 기준을 좀 더 객관적으로 개선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떤 방법인가.
“몇 가지 대안을 살펴보고 있다. 주변 분양가나 시세 대비 110% 선에서 분양가를 정하다 보니 쉽지 않다. 아파트 가격이 올라가면 ‘로또 분양’이라고 했다가 떨어지면 ‘고분양가’ 논란이 일어난다. 상대적인 기준 말고 절대적인 기준으로 심사할 방법을 찾고 있다. 최근 분양원가 공개 항목이 62개로 늘어났는데 이를 절대적인 기준으로 두고서 분양가 심사를 한다든지 개선책을 연구하고 있다.”
 
취임 일성이 ‘리스크 관리’였다. 왜인가.
“지난해 3월 취임해서 보니 HUG는 변화의 중심에 있었다. 과거 아파트 분양 보증 심사가 업무의 90%를 차지하던 때와 비교해 현재는 30%로 줄었다. 전세금반환보증, 도시재생기금 사업 등 사업이 다양해졌다. 특히 도시재생 사업의 경우 이제 시작하는 만큼 보이지 않는 리스크에 대비하는 게 중요하다.”
 
도시재생 뉴딜 사업에서 HUG의 역할이 뭔가.
“금융 지원이다. 소규모주택정비사업, 노후 산단 재생융자 지원 등 다양한 금융지원 상품을 출시했다. HUG의 지원 분야를 잘 모르는 기초자치단체가 많다. 그래서 직원들한테 ‘앉아서 일하지 말고 밖에 나가서 발바닥에 불이 나도록 뛰어다니며 알려라’고 말한다. 홍보가 중요해졌다.”
 
해외에서 선분양 제도를 배우기 위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고.
“카자흐스탄·인도네시아·베트남 등에서 주거 공급 및 복지를 위해 한국의 ‘선분양 제도’를 배우러 오고 있다. 16~17일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아스타나경제포럼(AEF)에 참석해 한국의 주거복지를 알리기도 했다. 장·단점이 있지만, 선분양제도가 한국의 주거 공급 및 안정에 크게 기여했다. 도시재생사업을 위해 유럽투자은행과 MOU를 체결하는 등 업무가 더 글로벌해졌다.”
 
미분양에 대한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지역별로 조금씩 다르다. 가장 미분양이 심했던 때는 2007~2008년으로 16만 5000가구까지 갔었다. 지금은 5만~6만 가구 정도다. 위협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 지난해 10월 전국의 미분양 지역을 돌면서 간담회를 열고 건설업계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도 했다. 미분양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택사업자를 지원하기 위한 방안을 정부와 함께 고민하고 있다.”
 
분양가 9억원 초과 시 중도금 대출 규제를 무주택 실수요자에게 완화해달라는 목소리도 있다.
“기준을 완화하는 순간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 이제 겨우 집값이 안정화되어 가고 있는데 좋지 못한 신호탄이 될 수 있다. 시중의 유동성이 풍부해 언제든지 집값은 튀어 오를 수 있다고 본다. 당분간 현재 기준을 유지하며 정부와 지속해서 협의할 예정이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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