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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훈·양정철 회동 동석 기자 "인원은 셋…총선 얘긴 없었다"

중앙일보 2019.05.28 19:41
자유한국당은 28일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의 회동과 관련해 “부정선거 공작용 만남이다. 신(新)북풍”이라며 국정원을 항의 방문했다. 또 서 원장을 국정원법 위반으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당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아무리 사적 만남이라 할지라도 지금은 만나서는 안 될 때다.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날 한국당에선 ‘신북풍’이란 단어를 자주 언급했다. 정양석 원내수석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또 다른 북풍이 있을 것이라고 많은 전문가가 우려한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지난해 4ㆍ27 남북정상회담에 이은 6·12 1차 북미정상회담 등 선거 전날 벌어진 남·북·미 화해 기류를 지방선거 참패의 주 요인으로 꼽고 있다. 과거 보수 정권의 ‘북풍’이 북한의 도발 위협을 이용한 전략이었다면, 최근 진보 정권은 북한과의 화해 모드를 선거에 활용하면서 ‘신북풍’를 꾀한다는 게 한국당의 시각이다.
 
바른미래당도 “국정원의 정치개입 시비를 자초하는 부적절한 행위”(오신환 원내대표), “적폐청산이란 이런 행위를 일벌백계하는 것”(유의동 의원)이라고 가세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번 회동이 국정원의 정치개입이라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 회동의 성격에 대해 “사적인 만남으로 안다”며 “청와대가 이 사안을 언급하는 것은 오히려 여야 간 관계를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당시 회동에 동석한 MBC 김현경(56) 기자도 입장을 냈다. 전날(27일) 양 원장은 “지인들도 함께 한 자리였다”고 해명하면서도 이 지인이 누군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김 기자는 이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기자들에게 “서 원장과 양 원장의 회동은 개인적인 친분으로 만났다”며 “동석한 사람은 셋 이외에는 없었다”고 말했다.
 
김 기자는 “당시 만난 자리에서 총선 얘기는 없었다”며 “국정원 개혁과 한반도 정세, 오래 전 개인적인 인연 등에 대해 두서없이 이야기를 나눴다”고 회동 내용을 전했다. 1986년 MBC에 아나운서로 입사한 김 기자는 기자로 전직한 뒤 주로 통일 분야를 취재해왔다. 북한학 박사이기도 한 그는 현재 MBC 통일방송추진단장을 맡고 있다.
 
다음은 기자들과 나눈 질의응답 및 중앙일보와의 통화 내용.
 
회동 때 같이 있었는데.
같이 있었는데 이후 저는 워싱턴에서 오는 길이라 시차가 있다 보니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잘 모른다. (※김 기자는 워싱턴의 한 학회에 참석한 뒤 귀국하는 길이었다.)
 
4시간 동안 회동을 했다. 두 분이 선거(내년 총선) 대해서 얘기를 나누진 않았나.
선거 얘기는 안했다. 제가 마지막까지 같이 있었다. 양정철 원장님은 초년 시절부터 알고 지낸 지인이다. 서훈 원장님은 가끔씩 언론인들이나 북한전문가들과 모임을 가졌다. 그렇게 알던 사이인데 이번에는 그냥 같이 하면 어떻겠냐 해서 만나게 됐다.
 
혹시 같이 합석했었던 분들은 몇분이신지?  
셋이다.
 
혹시 밥값은.
저 돈 좀 법니다. (제 식비는 제가) 다 내고요.
 
선거를 앞두고 있다 보니.
서훈 국정원장이 독대 논란 등 민감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저까지 포함한 모임을 계획했던 것 같다. 무슨 민감한 얘기가 있을 수 있는 자리가 아니었다.
 
혹시 이 기사가 나가고 두 분과 통화를 해보신적은 있나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양정철 원장이 되게 미안해 했다.
 
양정철 원장이 민주당 싱크탱크의 수장인데.
그게 뭐가 문제가 되나.
 
당시 무슨 얘기를 나눴나
기본적으로 양정철 원장의 귀국 환영 자리였다. 오간 얘기가 서 원장님이 국정원 개혁에 대해서 말씀을 하셨다. 국내 조직을 없애다보니 원장이 할 일이 많아졌다는 것이었다.
 
김 기자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도 글을 올려 “그밖에 한반도 정세와 오래전의 개인적인 인연 등에 대해 두서없이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시간이 한참 갔다”고 부연 설명했다.
김 기자는 만찬 회동 당시 30분 정도 늦게 합류했다고 한다. 야당에선 김 기자가 없었을 때 서 원장과 양 원장 사이에 민감한 얘기가 오갔을 수 있다고 의심한다. 이에 대해 김 기자는 “당시 차가 밀려 늦었을 뿐 일부러 나를 빼고 두 분이 먼저 만난 것은 아니다”라며 “헤어질 때도 식당 입구에서 다 같이 인사를 하고 나는 식당 마당 안 제 차로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현일훈·김경희·한영익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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