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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국세청장 주특기는 '조사'···文 비서실장 때 함께 일했다

중앙일보 2019.05.28 16:05
신임 국세청장으로 김현준 서울지방국세청장(51세·행시 35회)이 28일 임명됐다. 김 신임 청장은 대전청 조사1국장, 중부청 조사4국장, 국세청 조사국장 등을 거친 '조사통'으로 꼽힌다.  
이번 인사는 2년 이상 재임한 '장수 차관' 교체를 검토 중인 문재인 정부의 인사 방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승희 현 국세청장은 2017년 6월 취임해 다음 달이면2년간 재임한 게 된다. 한 청장은 납세자 소통, 대재산가 탈세 조사 강화 등 세정 성과로 연임 가능성도 점쳐졌지만, 결국 교체로 가닥이 잡혔다.  

 
조직 안정과 정부와 '궁합' 종합 고려 
국세청장 교체 인사는 조직 안정과 정부와의 '궁합'이 종합적으로 검토됐다는 평가다. 우선 경기 부진 국면에서 확장적 재정정책에 부응하기 위한 세수 확보를 위해서는 국세청의 조직 결속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외부 출신 인사를 신임 청장에 앉히는 방안도 검토됐지만, 결국 내부 출신인 김 신임 청장을 낙점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김 청장은 행시 35회로 이은항 국세청 차장(행시35회)과 함께 국세청 최고참 관료 중 한명이다.  
 
김 청장은 또 노무현 정부 시절 민정수석실에서 공직기강 감찰과 인사 검증 업무 등을 담당하기도 했다. 당시 비서실장이었던 문 대통령과도 호흡을 맞춘 경력이 이번 인사에 작용했다는 해석이다. 업무 능력을 인정받은 김 청장은 박근혜 정부 들어서도 '인사검증팀'에 차출되기도 했다.
 
버닝썬·아레나 등 유흥업소 세무조사 지휘 
그의 주특기는 '조사'다. 국세청 조사국장과 서울청장으로 재직하면서 대기업과 해외 기업, 자산가들의 지능적 탈세 행위에 대한 기획 조사를 이끌었다. 최근까지는 퇴폐 영업으로 물의를 일으킨 버닝썬·아레나 등 서울 지역 유흥업소들에 대한 세무조사를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2017년에는 조세회피처와 해외 현지법인 등을 이용해 재산을 숨기는 역외 탈세를 본격 조사했다. 지난해에는 '공정경제'를 표방하는 정부 시책에 발맞춰 대기업·대자산가들의 일감 몰아주기와 차명재산 운용 조사 등에 나서기도 했다.  
 
김 청장은 국세청의 핵심인 조사 업무에서 역량을 발휘했지만, 기획력도 두루 인정받고 있다. 국세청 납세자보호과장, 법무과장을 거쳐 징세법무국장과 기획조정관 등 주요 보직도 섭렵했다. 영세 중소기업에 대한 세정지원과 조세 불복 절차 개선에도 나서는 등 세정 신뢰를 높이는 데도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서기관 시절에는 동료들이 기피하는 옛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파견에 나서 근로장려금(EITC) 제도 도입 작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기재부에 파견된 국세청 직원들은 어느 곳에도 속하지 못한 '주변인' 취급을 받기도 한다. 이런 전력이 쌓이면서 김 청장은 '워커홀릭'이면서도 붙임성이 좋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젊은 청장' 시대 개막…고령 간부 퇴임 가능성도 
김 청장은 68년생으로 이은항 차장(53세), 김대지 부산지방국세청장(52세) 등 하마평에 오른 다른 후보들보다는 가장 젊다. 태어난 달까지 따질 경우, 군사정권 시절을 제외하면 최연소 국세청장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이번 청장 교체로 김 청장보다 나이가 많은 간부들의 퇴임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다만, 고령자 퇴임 인사는 없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국세청은 서열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조직이지만, 나이보다는 기수가 우선시 된다"며 "그동안에도 청장보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퇴임하는 사례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세종=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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