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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북 미사일 신경 안 쓴다” 아베 “안보리 결의 위반”

중앙일보 2019.05.28 00:03 종합 3면 지면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7일 “핵 개발을 계속하면 나쁜 결과만 부른다는 것을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잘 알고 있다. 그는 영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도쿄의 영빈관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세 시간 가까이 단독·확대 회담을 이어간 뒤 개최한 기자회견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은 경제적으로 강한 나라를 만들려고 한다. 나와 김 위원장은 북한에 큰 경제적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어 “김 위원장이 이번 기회를 살려 비핵화를 통해 나라를 바꿔나가기를 바란다. 비핵화를 향해 움직일 것을 기대한다”며 “난 서두르지는 않지만 언젠가는 (비핵화) 합의에 이를 것으로 본다”고 했다. 그는 “2년 동안 핵실험도 하지 않았고, 탄도미사일도 장거리 미사일 실험도 없는 상황에 만족하며 이런 시기가 계속되길 바란다”는 말도 했다. “아직 큰 제재가 북한에 걸려 있다”며 제재 유지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지난 5월 9일 북한이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과 관련, ‘유엔 결의안 위반이 아니라고 보느냐’는 미국 기자의 질문에 “(미국) 국민들은 유엔 결의안 위반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나는 그렇게(위반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난 신경쓰지 않는다”고 못을 박았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이날 북한이 쏜 미사일을 ‘탄도 미사일’로 규정하며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으로 극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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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미·일 동맹은 전 세계에서 가장 긴밀한 동맹”이라고 확인했고, 아베 총리는 회견에서 “북한 문제에 있어 미국과 일본의 입장은 완전히 일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사일 문제에서만큼은 두 정상의 인식 차가 여과 없이 드러난 셈이다.
 
미·중 간 무역전쟁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거래를 원하지만 미국은 그럴 준비가 안 됐다”며 “수천억 달러의 관세가 걸려 있는 문제”라고 했다.  아베 총리는 북·일 간 현안인 납치 문제 해결 및 ‘조건 없이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겠다’는 자신의 입장 표명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나의 결의를 전면 지지했고,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 직전 납치 피해자 가족들을 만나 “납치 문제는 늘 내 머릿속에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골프-스모 관람-로바타야키 만찬’으로 이어진 아베 총리의 ‘접대 공세’ 속에 “일본과의 무역협상은 7월 참의원 선거 뒤로 미루겠다”며 아베 총리를 배려했다. 하지만 두 정상이 서로를 ‘도널드’ ‘신조’라고 부르면서도 무역 문제를 놓곤 긴장감이 흘렀다. 아베 총리는 “양국의 윈윈(win-win)을 위해 양국 간 논의를 가속화하기로 했다”는 선에서 넘어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 사이엔 믿을 수 없을 만큼 엄청난 무역 불균형이 존재한다” “8월엔 큰 발표가 있을 것”며 아베 총리를 압박했다. 정상회담 모두에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불균형 시정을 거듭 제기하자 아베 총리의 표정이 굳어지기도 했다.
 
이날 일본 측 브리핑에선 “양 정상이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지역에서 일·미·인(인도), 일·미·호(호주), 일·미·호·인 등 동맹 우호국과 네트워크를 강화한다”고 했다. 지역 정세나 북한 관련 부분 등 어디에도 ‘한국과의 연계’라는 표현은 등장하지 않았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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