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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훈·양정철 4시간 회동 논란…야당 “총선 관련됐다면 심각”

중앙일보 2019.05.28 00:03 종합 10면 지면보기
서훈 국가정보원장(위 사진 왼쪽 )과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오른쪽)이 지난 21일 서울 강남의 한 음식점에서 4시간여 회동을 마치고 헤어지고 있다.

서훈 국가정보원장(위 사진 왼쪽 )과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오른쪽)이 지난 21일 서울 강남의 한 음식점에서 4시간여 회동을 마치고 헤어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최근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회동을 한 사실이 27일 알려지면서 정치권의 논란거리로 부상했다. 이날 인터넷언론 ‘더팩트’는 두 사람이 지난 21일 서울 강남의 한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함께 했다고 보도했다.
 

양 “오랜 지인들과 함께 한 만찬”
오신환 “정치개입 정보위서 규명”
양정철 택시비 식당서 지불 논란

보도에 따르면 두 사람은 이날 오후 6시20분쯤부터 4시간 정도 만났다. 공개된 동영상(2분39초 분량)엔 식사 후 밤 10시45분쯤 두 시람이 식당 입구로 나와 한동안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담겼다. 더팩트는 “이야기 도중 서 원장이 양 원장의 어깨를 토닥이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야당은 “더불어민주당 선거 전략가와 국정원장의 밀회”라며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자유한국당은 “총선과 관련된 것이면 심각한 문제가 될 것”(황교안 대표), “정보기관을 총선에 끌어들이려는 음습한 시도”(김정재 원내대변인)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서훈 국정원장의 사퇴도 요구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국정원의 정치개입 의혹이 있다”며 “국회 정보위를 즉각 열어 진상을 파악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정의당도 브리핑을 통해 “만약 사실이라면 매우 부적절한 만남이자 촛불의 기반을 흔드는 심각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양정철 원장은 “당일 만찬은 독대가 아니라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내던 지인들과 함께 한 만찬”이라며 “서 원장께 모처럼 문자로 귀국 인사를 했고, 서 원장이 원래 잡혀있었고 저도 잘 아는 일행과 모임에 같이 가자고 해 잡힌 약속”이라고 말했다. 양 원장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도 “밀담 자리였으면 지하철을 타고 덜렁 혼자 갔겠냐”고 말했다.
 
식당 주인이 양 원장의 택시비를 내주고 있는 모습. 양 원장은 27일 ’국정원장과 둘이 만난 독대 자리가 아니라 사적인 지인 모임“이라고 해명했다. [사진 더팩트]

식당 주인이 양 원장의 택시비를 내주고 있는 모습. 양 원장은 27일 ’국정원장과 둘이 만난 독대 자리가 아니라 사적인 지인 모임“이라고 해명했다. [사진 더팩트]

이날 오후 ‘더팩트’는 양 원장이 귀가하며 타고 간 택시비를 식당 주인이 대신 내줬다는 사실을 추가 보도했다. 또 회동이 동석자가 없는 독대 자리였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양 원장은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제 식사비 15만원은 식당 사장님께 미리 드렸고, 사장님이 그 중 5만원을 택시기사 분에게 내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함께 한 지인들의 이름을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며 공개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도운 양 원장은 2017년 5월 대선 직후 현 정부와 거리를 둬왔지만 지난 14일 민주연구원 원장으로 정치권에 복귀하면서 다시 현 정부 실세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양 원장은 취임후 “민주연구원은 총선 승리의 병참기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이날 양 원장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총선이 1년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정보기구의 수장이 여권의 핵심 인사와 사적으로 만난 것에 대해 야권의 집중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일훈·이우림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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