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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3조 투자한 롯데, 국내 투자로 뿔난 울산 민심 달랜다

중앙일보 2019.05.27 16:13
롯데그룹이 국내 투자 활성화 계획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뿔난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당초 계획돼 있던 투자라곤 하지만 최근 울산시의회가 “지역발전을 외면하고 있다”며 롯데그룹을 비판한 이후 행보여서 이런 해석이 나온다.
지난 24일 석유 부산물 기반 석유화학공장(HPC) 투자합작서 체결식 후 현대중공업지주 권오갑 부회장, 롯데케미칼 임병연 대표, 현대오일뱅크 강달호 사장, 롯데그룹 화학BU 김교현 사장(왼쪽부터)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 롯데케미칼]

지난 24일 석유 부산물 기반 석유화학공장(HPC) 투자합작서 체결식 후 현대중공업지주 권오갑 부회장, 롯데케미칼 임병연 대표, 현대오일뱅크 강달호 사장, 롯데그룹 화학BU 김교현 사장(왼쪽부터)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 롯데케미칼]

 
이달 초 롯데케미칼이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3조6000억원 규모의 석유화학 설비를 준공하면서 “국내 투자에 소홀한 것 아니냐”는 여론도 적지 않았다. 롯데그룹은 27일 화학BU를 중심으로 2022년까지 국내에 3조7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롯데그룹은 지난 24일 현대오일뱅크와 합작사인 현대케미칼을 통해 석유 부산물 기반 석유화학공장(HPC) 투자합작서 체결식을 갖고 본격적인 공장 건설에 나섰다.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에 들어서는 HPC 공장에는 2조7000억원의 투자비가 투입되며 건설 기간 인력 포함 2만6000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롯데그룹 화학BU 국내 투자계획>

<롯데그룹 화학BU 국내 투자계획>

임병연 롯데케미칼 대표는 이날 체결식에 참석한 뒤 “울산과 여수공장의 생산설비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케미칼은 2017년부터 3700억원을 투자해 울산 메타자일렌(MeX) 제품공장과 여수 폴리카보네이트(PC) 공장 증설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부터는 울산공장에 500억원을 투자해 고순도이소프탈산(PIA) 생산설비를 증설 중이며, 롯데정밀화학과 롯데BP화학도 각각 1150억원, 1810억원을 투자해 석유화학제품 생산설비를 증설할 계획이다.
 
투자가 완료되면 2022년까지 고용유발 효과는 약 3만여명에 이를 것으로 롯데그룹은 추산했다. 그룹 관계자는 “국내 투자 활성화로 2030년까지 매출 50조원을 달성하고 세계 7위 규모의 글로벌 화학회사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미국 루이지애나 찰스레이크 롯데케미칼 공장.

미국 루이지애나 찰스레이크 롯데케미칼 공장.

롯데그룹의 대규모 국내 투자계획이 나오면서 업계에선 “그룹의 ‘본산’이나 다름없는 울산 민심을 누그러뜨릴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울산은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97) 명예회장의 고향이다. 현 신동빈 회장도 1990년 당시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 상무로 입사하며 그룹의 석유화학 사업에 각별한 애정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시의원들은 지난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역발전을 외면하고 돈벌이에만 급급한 롯데그룹의 행태로 울산의 핵심 개발사업이 좌초되는데 분노한다”고 주장했다. 롯데그룹이 추진하던 KTX 울산역 복합환승센터와 강동리조트 조성사업이 지연되거나 축소된 데 따른 비판이었다.  
송철호(오른쪽) 울산시장과 롯데지주 황각규 대표가 지난 22일 롯데BP화학 준공식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철호(오른쪽) 울산시장과 롯데지주 황각규 대표가 지난 22일 롯데BP화학 준공식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은 지난 22일 롯데BP화학 증설 준공 및 초산비닐공장 기공식에 참석해 “시민들이 원하는 대로 사업을 진행하도록 울산시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룹 관계자는 “경기 침체 등으로 사업성 검토 결과가 좋지 않았던 것이었는데, 울산이 그룹에서 갖는 상징성 등을 고려해 긍정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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