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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北 딜레마에 빠진 시진핑, 6월 방한 사실상 무산

중앙일보 2019.05.25 08:30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5일 중국 베이징(北京) 국가회의중심에서 열린 제1회 아시아문명대화대회에서 개막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5일 중국 베이징(北京) 국가회의중심에서 열린 제1회 아시아문명대화대회에서 개막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중 당국이 다음달 중으로 협의해온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다음달 하순 국내에서 한·미,한·중 릴레이 외교를 펼치려던 정부의 구상은 실현이 어렵게 됐다.
 

"방한 무산으로 호텔 예약 취소"
당초 남북 모두 방문 선호했지만
무역전쟁 미국 자극 우려한 듯

국내 관광업계 한 관계자는 25일 “시 주석의 한국 방문이 무산돼 숙소 예약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그는 “시 주석의 방한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일정과 겹쳐 무산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의 방한이 성사되면 지난 2014년 이후 5년 만이다.  
 
한·중 외교 당국은 그동안 시진핑 주석이 다음달 28일부터 이틀간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전 방한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뒤 방한키로 했다.  
 
시 주석의 한국 공식 방문이 무산된 배경엔 남북한과 미국 변수를 모두 고려해야 하는 중국의 고민이 깔려 있다. 시 주석은 남북한 동시 방문을 선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남북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대외적으로 과시하는 모양새를 만들기 때문에 미국을 자극할 수 있는 선택지다. 따라서 미·중 무역협상과 북한과의 비핵화 대화가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에선 결심하기 어려운 선택이었음을 시사한다.  
 
최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 주석의 한국 공식방문이 보류되고 있다면서 미·중 무역전쟁 종결 전 방북으로 미국을 자극하기를 원하지 않고, 북한보다 먼저 한국을 방문해 북한을 섭섭하게 하고 싶지 않은 것이 중국 정부의 딜레마라고 전했다. SCMP는 “시 주석이 한국을 먼저 방문해 북한을 비웃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고, 미·중 무역전쟁이 종결되기 전 북한을 방문해 미국을 화나게 하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유엔(UN)의 대북제재가 해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중국이 북한에 줄 선물에는 한계가 있다. 또 북·미대화가 진전되지 않는 한 중국의 대북 지원도 명분을 찾기 어려운 현실이다.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잇따른 방한을 계기로 교착 상태인 비핵화 협상의 물꼬를 틀려 했지만 시 주석의 6월 방한이 어려워지며 이 구상은 어렵게 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시 주석 방한 무산과 관련 “중국 측과 계속 협의는 하고 있다”면서도 “하루하루 지날수록 6월 방한이 쉽지 않아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용환 기자 narrativ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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