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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갈등 또 다른 뇌관, 양안 관계 군사적 긴장 높아진다

중앙선데이 2019.05.25 01:00 637호 6면 지면보기
최익재의 글로벌 이슈 되짚기
대만 해군이 지난 22일 화리엔 인근 해상에서 군사훈련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대만 해군이 지난 22일 화리엔 인근 해상에서 군사훈련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전쟁이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양안 관계’(중국 본토와 대만 관계)가 미·중 갈등의 새로운 뇌관으로 등장했다. G2의 경제적 갈등이 군사적 마찰로까지 비화되는 형국이다.
 

미 구축함 대만해협 올 5차례 항해
하원선 무기 제공 보증법 통과
중국, 대만 겨냥 6일간 실사격 훈련
국제사회, 우발적 무력 충돌 우려

로이터통신 등은 지난 23일(현지시간) 미 군함 2척이 중국과 대만 사이에 있는 대만해협을 통과해 항해했다고 전했다. 미군 측은 “이들 함정이 대만해협을 통과한 것은 자유롭게 개방된 인도·태평양에 대한 미국의 노력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첨단 무기를 장착한 해군 구축함 등을 동원해 중국의 코앞에서 군사작전을 펼침으로써 경제는 물론 군사적으로도 강력한 우위에 있음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대만 문제가 중국의 아킬레스건인 만큼 미국이 이를 중국 압박 카드로 본격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동·남중국해를 통한 태평양 진출을 적극 꾀하고 있는 중국은 그동안 외국 군함의 대만해협 통과에 강하게 반발해왔다. 중국엔 ‘앞마당의 지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미 함정의 작전에 대해서도 루캉(陸慷)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이 대만해협 정세와 중·미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미국 함정의 대만해협 통과는 처음이 아니다. 올해에만 벌써 다섯 번째다. 무역 전쟁의 골이 깊어지면서 중국에 대한 군사적 압박 수위도 점점 높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미국은 대만과의 관계 강화도 노골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미 하원은 지난 7일 ‘2019 대만 보증법’과 ‘대만에 대한 미국 공약과 대만 관계법의 이행을 재확인하는 결의안’을 잇따라 통과시켰다. 이를 통해 미국은 대만에 대해 첨단 무기 판매와 군사적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대만 관계법은 1979년 미국이 중국과 수교와 함께 외교 관계를 끊은 대만에 대해 무기 제공 등을 보증한 법이다.
 
이 때문에 ‘하나의 중국 원칙’을 주장해온 중국은 미국에 이 법의 폐지를 강력히 요구해 왔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지난 18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의 전화통화에서 “미국이 최근 여러 분야에서 중국의 이익을 해치는 언행을 하고 있다”고 지적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이처럼 미·중 대립이 심화되면서 대만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도 크게 고조되고 있다. 중국은 이달 초 대만과 불과 185㎞ 떨어진 곳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벌였다. 중국 인민해방군이 지난 5일부터 엿새간 저장성 인근 해역에서 실사격 훈련을 하면서다. 이에 대만도 중국의 침공을 가정한 대규모 군사훈련으로 맞서고 있다. 홍콩 명보 등은 대만군이 지난 22일 구축함 등 함정 14척과 F-15 전투기 등 군용기 22대를 동원해 대규모 합동 훈련을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국제사회는 양안 관계 악화가 자칫 우발적인 무력 충돌로 이어지진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3월 중국 전투기들이 2011년 이후 처음으로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자 대만 전투기들이 긴급 출동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외신들은 중국 정부가 최근 내놓은 일련의 강경책이 내년 1월로 예정된 대만 대선을 의식한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대만의 집권 여당인 민진당은 전통적으로 독립 성향이 강한 반면 국민당은 상대적으로 대륙과의 협력을 강조해 왔다. 이 같은 차이로 인해 어느 당이 집권하느냐에 따라 양안 관계가 크게 출렁이곤 했다. 중국 정부가 친중파 집권을 위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이유다.
 
AP통신은 “미국과 중국의 경제적 대립에 대만 대선까지 맞물리면서 사태가 복잡한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며 “미·중 관계와 양안 관계의 상호작용 속에서 G2 패권 다툼이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익재 기자 ij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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