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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애들이 나서야”…161개국서 ‘학교 파업’

중앙선데이 2019.05.25 00:51 637호 7면 지면보기
스웨덴 소녀

스웨덴 소녀

“미래가 사라질지도 모르는데 제가 왜 공부해야 하나요?” ‘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School Strike For Climate)’을 이끄는 스웨덴 청소년 그레타 툰베리(16·사진)가 지난해 11월 스톡홀름에서 열린 테드(TED) 강의에서 한 말이다. 툰베리를 비롯한 스웨덴, 독일, 영국, 스페인 등의 청소년들은 금요일마다 학교에 가지 않고 거리로 나와 시위를 하고 있다. 이들은 각국 정부에 기후변화 대책을 요구하며 ‘기후(변화)는 지금, 학교숙제는 나중에’ ‘기후를 바꾸지 말고 시스템을 바꿔라’ ‘어른들이 어린애처럼 군다면 애들이 나서야 한다’라고 적힌 팻말을 들곤 한다.
 

16세 스웨덴 소녀 “공부 안 중요해”
작년 8월 의회 앞 1인 시위로 시작
한국 학생 등 188만 명 금요 시위
각국 정부에 기후변화 대책 요구

이 시위는 툰베리가 지난해 8월 폭염을 견디지 못하고 스웨덴 국회의사당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면서 시작됐다. 파리기후협정에 맞춰 탄소 배출량을 줄일 것을 스웨덴 정부에 요구하기 위해서다. 툰베리는 “8살 때 지구온난화에 대해 처음 들었지만, 아무도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노력하지 않아 의아했다”고 말한다.
 
툰베리의 외침은 1인 시위로 끝나지 않았다. 곧이어 ‘미래를 위한 금요일’을 뜻하는 해시태그 ‘#FridaysForFuture’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 퍼졌다. 지난해 11월부터 이에 공감한 전 세계 청소년들과 환경단체들은 금요일마다 ‘기후파업(Climate Strike)’이라고 불리는 금요시위에 동참하고 있다.
 
현재 ‘프라이데이 포 퓨처’는 비영리기구로 발전해 전세계 25개국에 지부를 가지고 있고, 홈페이지에선 개인과 단체의 시위참여를 접수받고 있다. 이들은 스웨덴뿐 아니라 독일, 영국, 스페인 등 유럽과 인도 등 아시아까지 총 161개국에서 이 시위에 참여했고, 지난 3월 15일엔 전 세계 2379개 도시에서 188만여 명이 동참했다고 주장한다. 한국에서도 매주 2~8명이 이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기후변화에 손을 놓고 있는 어른들 때문에 자신들의 미래가 불투명해졌다는 게 청소년들의 주장이다. 실제 청소년들은 다른 문제보다 기후변화 문제를 중요하게 여긴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지난 2017년 전 세계 18~35세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전체 응답자 중 48.8%가 기후변화·자연파괴를 가장 심각한 글로벌 이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전쟁(38.9%), 불평등·차별(30.8%)이 그 뒤를 이었다.
 
툰베리는 지난해 12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4) 연설에서 “당신들은 자녀들을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당신들은 그들의 미래를 훔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지난 2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행사에선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가 아닌 기후변화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세계적인 시위를 촉발한 툰베리는 BBC가 선정한 세상을 바꾼 10대, 타임지가 선정한 영향력 있는 100인과 다음 세대 리더로도 선정됐다. 지난 3월 노르웨이 사회당 소속 국회의원 3명은 툰베리를 올해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기도 했다.
 
툰베리와 청소년들의 노력 덕분에 23일부터 28개국에서 열린 유럽의회 선거에서 ‘기후변화’는 주요 정치적 의제로 떠올랐다. 텔레그래프는 지난 19일 “그레타 툰베리 효과? 기후가 유럽의회선거 중심에 섰다”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고, 더 타임스도 “이번 유럽의회 선거는 ‘기후변화 선거’”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역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미국은 기후변화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시도들에 반대해 왔지만, 기후변화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아졌다”고 전했다.
 
김지아 기자 kim.j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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