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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값 세금 절반, 액상형 ‘쥴’ 담뱃세 못 매기는 까닭은

중앙선데이 2019.05.25 00:45 637호 12면 지면보기
쥴의 국내 판매가격은 팟(Pod) 1개당 4500원이다. 팟 1개당 약 200회를 흡입할 수 있는데, 흡입 횟수만 놓고 보면 일반담배 1갑과 비슷한 용량이다. 가격적인 면에서는 일반담배와 큰 차이가 없는 셈이다. 그런데 이른바 ‘담뱃세’는 일반담배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쥴은 현행법상 일반·궐련형 담배와 세금 체계가 다른 ‘액상형 전자담배’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니코틴이 포함된 전자담배용 액상은 니코틴 함유량에 상관없이 현재 1㎖당 담배소비세 628원, 지방교육세 276원, 건강증진부담금 525원, 개별소비세 370원 등 총 1799원의 세금이 붙는다. 쥴은 팟 1개당 용량이 0.7㎖이므로 판매가격 4500원 중 세금은 부가가치세 포함 1670원 선이다. 이와 달리 4500원짜리 일반담배 1갑의 담뱃세는 3323원으로 판매가격의 73.8%에 이른다.
 

잎에서 나온 니코틴만 담배로 규정
뿌리·줄기·합성 액상은 해당 안 돼
니코틴 함량따라 차등 부과 주장도

담배 세금

담배 세금

비엔토·쥴 등 폐쇄형(CSV) 전자담배가 잇따라 상륙하면서 이들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담뱃세 논란이 일 조짐이다. 쥴처럼 팟 1개에 붙는 세금이 일반담배에 비해 훨씬 저렴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일반담배, 궐련형 전자담배에 비해 유해성이 적다는 것이 입증되지 않은 상황이므로 팟의 ‘담뱃세’를 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벌써부터 나온다. 아이코스 등 궐련형 전자담배가 2017년 처음 등장했을 때도 담뱃세가 일반담배에 비해 현저히 낮아 형평성 논란이 일었다. 이후 궐련형 전자담배에 붙는 세금은 일반담배의 90% 수준으로 늘었다. 4500원짜리 아이코스 1갑에는 현재 3004원의 세금이 붙는다.
 
하지만 액상은 ‘갑’이나 ‘개비’로 정형화할 수 있는 일반·궐련형 담배와 달라 진통이 예상된다. 우선 담배사업법상 니코틴을 포함한 액상은 담배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담배사업법은 ‘연초의 잎’에서 추출한 니코틴을 사용한 액상만 담배로 본다. 현재 유통되고 있는 액상은 연초의 뿌리·줄기에서 추출한 니코틴이나, 의료용 등으로 쓰이는 합성 니코틴을 사용한다. 이들 제품은 현행법상 담배가 아니어서 담뱃세가 붙지 않는다. 그래서 정부는 21일 “담배사업법상 담배는 아니지만 니코틴을 함유한 제품을 담배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관련 법안도 국회에 발의돼 있다.
 
이들 제품을 담배로 규정하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 액상은 용량을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므로 시중에 유통되는 30㎖ 액상 1통에만 5만4000원가량의 담뱃세가 붙게 된다. 현재 30㎖ 액상 1통의 판매가격은 3만5000원 선인데, 담뱃세가 붙으면 9만원가량으로 급등하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액상 특성상 30㎖ 1통이라도 니코틴 함유량이나 전자담배 기기, 흡입법에 따라 일반담배 10갑이 될 수도 있고, 20갑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니코틴 함유량이 높아 일반담배 10갑 수준이라고 본다면 현재 세법만으로도 담뱃세가 일반담배보다 30~40% 비싼 셈이다.
 
이런 문제 때문에 올해 2월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이 담배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을 때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이를 반대하는 청원이 대거 올라오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청와대 게시판에 “니코틴 함유량에 관계없이 과세하는 것은 역차별”이라며 “니코틴 함유량을 점차 줄이는 방식으로 금연을 시도하고 있는데, 담배로 규정하면 액상 시장 자체가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장에서는 니코틴 함유량에 따라 차등 과세하는 방식을 고려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 액상 제조사 관계자는 “쥴과 같은 CSV 방식도 흡입 횟수로는 1갑 분량이지만, 니코틴 함유량이 낮아 실제 용량은 일반담배의 반 갑도 안 될 것”이라며 “이렇게 따지면 액상에 붙는 담뱃세가 결코 낮지 않다”고 말했다.
 
최윤신 기자 choi.yoon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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