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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바 증거인멸 지시' 혐의 김태한 대표 구속기로…檢, 삼성 ‘윗선’ 겨누나

중앙일보 2019.05.24 10:57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에 관한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 김태한 삼성바이오 대표이사가 24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위해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에 관한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 김태한 삼성바이오 대표이사가 24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위해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의 4조5000억 원대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증거인멸교사 혐의를 받는 김태한 삼바 대표이사의 구속 여부가 이르면 오늘 밤 결정된다. 법원이 김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할 경우 '윗선' 규명을 향한 검찰 수사는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태한 삼바 대표, 오늘 구속 기로
'윗선 지시 있었느냐'는 질문에 묵묵부답
구속될 경우 검찰 '윗선' 수사 탄력
'이재용 최측근' 정현호 사장 소환도 임박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송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4일 오전 10시 30분 김태한 대표의 영장실질심사를 열고 구속 필요성 심리를 시작했다.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이날 밤늦게 결정될 전망이다. 김모 삼성전자 사업지원TF 부사장과 박모 삼성전자 부사장도 같은 혐의로 함께 심사를 받는다.
 
구속심사 20여분 전 법원에 도착한 김 대표는 "증거인멸을 직접 지시했느냐" "윗선에서 지시받은 게 있었느냐"는 등의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법정으로 향했다.
 
앞서 삼바의 분식회계 의혹을 조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송경호)는 22일 증거인멸교사 등의 혐의로 김 대표 등 삼성 임원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김 대표가 삼바 분식회계 수사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삼바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삼성에피스)의 회계자료와 내부 보고서 등을 은폐·조작하는 과정을 총괄적으로 지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 부사장과 박 부사장은 앞서 증거인멸 혐의 등으로 구속된 삼성전자 사업지원TF 소속 백모 상무와 보안선진화TF 소속 서모 상무를 지휘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인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 로비 모습. [뉴스1]

인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 로비 모습. [뉴스1]

구속된 삼성 임직원 대부분은 수사 과정에서 윗선의 지시가 있었다는 점을 사실상 인정하는 쪽으로 진술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 대표는 지난 21일까지 사흘 연속 이어진 검찰 조사에서 "부하 직원들과 삼성전자TF가 알아서 한 일"이란 취지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에 따르면 삼바와 삼성에피스 임원급 실무자들은 직원들의 노트북과 휴대전화 등을 제출받아 이재용 부회장을 뜻하는 'JY', 'VIP', '미전실' 등의 단어를 검색해 관련 문건을 삭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검찰의 강제 수사 과정에서 삼바와 에피스의 내부 의사소통 과정이 기록된 회사 공용서버 등을 직원 자택과 공장 바닥 등지에 은닉한 사실도 드러났다.
 
검찰은 이들이 지난해 검찰 수사에 대비해 삭제한 '부회장 통화결과' 및 '바이오젠사 제안 관련 대응방안(부회장 보고)' 폴더 안에 있던 파일 2000여개 중 상당수를 디지털 포렌식으로 복원해 내용을 들여다보고 있다. 검찰은 폴더명에 사용된 '부회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될 경우 윗선을 향한 검찰 수사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의 후신으로 알려진 사업지원 TF의 수장이자 이재용 부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정현호 사장에 대한 검찰 소환도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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