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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소닉 부품 공급 중단…화웨이서 줄줄이 손 터는 日 기업들

중앙일보 2019.05.23 09:05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의 한 전자제품 매장 엘리베이터 옆에 파나소닉 광고물이 붙어 있다. [EPA=연합뉴스]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의 한 전자제품 매장 엘리베이터 옆에 파나소닉 광고물이 붙어 있다. [EPA=연합뉴스]

미국의 강력한 제재를 받고 있는 중국 통신업체 화웨이에 대한 일본 기업들의 거래 중단 사태가 확산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에 따르면 22일 파나소닉이 화웨이에 대한 부품 공급 중지 결정을 내렸다. 
 

미 정부 조치 어기면 벌금 등 페널티 의식
소니는 카메라 화상센서 공급하고 있어
100개사 넘는 日기업, 지난해만 7조원치 공급
스마트폰 '코어' 독점, 英 ARM도 거래중단 선언

이번 결정은 미국 정부의 조치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외국기업에 대해서도 미국산 부품을 일정 이상 사용하거나 미국산 소프트웨어·기술을 이용해 생산한 제품의 화웨이 공급을 금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이를 어기는 기업에 벌금을 물리는 등 제재를 가할 방침이다.  
 
파나소닉은 그동안 화웨이에 스마트폰용 관련 부품을 일부 공급해왔다. 파나소닉 측은 이번 조치와 관련해 닛케이에 “대상품은 한정적이어서 (파나소닉의)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일본 언론들은 파나소닉의 결정이 다른 일본 기업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NHK에 따르면 전자부품 등을 화웨이에 공급하는 일본 기업은 100개사를 넘는다. 지난해만 약 7000억 엔(약 7조원) 상당의 부품을 납품했다. 주로 화웨이 주력 상품인 스마트폰용 부품들이다.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행사에서 한 남성이 화웨이의 최신 5G 폴더블폰인 메이트X를 들여다보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행사에서 한 남성이 화웨이의 최신 5G 폴더블폰인 메이트X를 들여다보고 있다. [AP=연합뉴스]

소니는 카메라에 쓰이는 화상 센서를, 도시바메모리는 반도체 메모리를 공급하고 있다. 특정 주파수 전파를 송수신하기 위해 필요한 표면탄성파(SAW) 필터 등을 납품해온 무라타제작소는 닛케이에 “현재 상태에선 영향이 없다”면서도 “상황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콘덴서 부품 공급원인 교세라도 “영향의 중대함을 포함해 상황을 정밀히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파나소닉의 발표에 앞서 같은 날 일본의 주요 통신업체인 소프트뱅크와 KDDI는 화웨이의 최신 스마트폰 'P30 라이트' 시리즈 출시를 무기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예약 접수를 시작한 NTT도코모도 예약 중단을 심각하게 검토 중이다. 결국 일본 이동통신 3사 모두 화웨이와 선 긋기에 나선 셈이다.
 
일본 기업들의 빠른 움직임은 일본 정부가 미국의 조치를 가장 빨리 수용한 탓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 정부는 미국의 요청에 따라 화웨이의 5G(차세대 통신 규격) 설비 등을 일본 내에서 사용하지 말 것을 관련 기업들에 주문했다. 일본 기업들의 ‘탈(脫) 화웨이’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한국 정보기술(IT) 기업에 미치는 영향에도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영국 ARM도 거래 중단=BBC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간) 영국 반도체 대기업 ARM도 화웨이와 거래를 완전히 중단한다고 직원들에게 통보했다. ARM은 스마트폰용 프로세서의 핵심인 '코어(중앙처리장치(CPU)의 핵심 부품)' 설계에서 독보적인 존재다. 사실상 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ARM으로부터 라이선스를 얻지 못하면 "대안을 찾기가 어렵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그러나 화웨이 측은 "안타까운 상황"이라면서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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