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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무역전쟁 신무기 '희토류'···매장량은 북한이 세계 1위?

중앙일보 2019.05.23 05:00
중국 장시성의 희토류 생산지 채굴 모습.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0일 류허 부총리를 대동하고 이 지역을 시찰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장시성의 희토류 생산지 채굴 모습.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0일 류허 부총리를 대동하고 이 지역을 시찰했다. [로이터=연합뉴스]

 
 희토류가 미·중 무역전쟁의 새 도화선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기준 전 세계 생산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이 대미 수출중단 카드를 고려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그런데 희토류는 중국뿐 아니라 북한의 전략 자원으로도 꼽힌다. 정확한 매장량은 베일에 가려 있지만, 북한이 중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희토류 생산국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글로벌 생산량 연30% 급증…북한 매장량은?
 미 지질조사국(USGS)이 올 2월 발표한 최신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희토류 글로벌 생산량은 17만t이다. 전년도(13만2000t)에 비해 30% 가까이 늘었다. 1위 생산국은 단연 중국이다. 12만t으로 전체 생산량의 70.6%를 차지한다. 호주(2만t), 미국(1만5000t), 미얀마(5000t), 러시아(2600t) 등이 뒤를 잇는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현재까지 파악된 매장량 역시 중국이 가장 많다. 4400만t으로 전체(1억2000만t)의 3분의 1 이상을 보유 중이다. 중국 경제개방을 이끈 덩샤오핑 전 주석이 1992년 연설에서 “중동에 석유가 있다면 중국엔 희토류가 있다”고 말한 일화는 유명하다. 공동 2위는 각각 중국의 절반 수준 매장량(2200만t)을 보유한 브라질과 베트남이다. 러시아(1200만t), 인도(690만t), 호주(340만t)에도 희토류가 많이 있는 것으로 USGS는 파악했다.
 
 북한의 희토류 매장 규모는 글로벌 공식 집계에 잡히지 않는다. 우라늄과 마찬가지로 북한 정부가 매장량을 국제사회에 제대로 발표한 적이 없어서다. 전문가들의 추정치는 다소 큰 편차를 두고 엇갈린다. 한국광물자원공사는 2000만~ 4800만t가량이 북한에 매장돼있다고 발표했다. 최대치가 맞는다면 북한은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 희토류 보유국이다. 최소치 역시 세계 4위로 작지 않은 규모다.
 
미확인 매장량 곳곳에…경제성 여부가 관건
 일각에서는 북한 희토류 매장량이 현 글로벌 수준을 10배 이상 훌쩍 뛰어넘는다는 주장도 있다. 한반도 광물자원개발(DMR) 융합연구단은 2016년 6월 북한 함경남도, 평안북도, 황해도 일대에 희토류가 20억t가량 매장돼 있다고 발표했다. 무려 USGS가 발표한 글로벌 매장량 총합(1억2000만)의 16배가 넘는 양이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지난 2014년에는 영국계 사모펀드(SRE미네랄스)가 북한 조선천연자원무역회사와 평안북도 정주 지역 희토류 개발 협약을 체결했다며 파악된 매장량만 2억1600만t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만 희토류 매장 규모 논란이 북한만의 일은 아니다. 중국희토류협회는 앞서 중국 내 미확인 희토류가 1억t이라고 추정했다.
 
 문제는 상품성이다. 매장량이 많더라도 경제적 가치를 확보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영국 BBC방송은 21일(현지시간) “희토류는 채굴, 분리, 정련, 합금화 등 과정에서 고도의 기술력과 장시간 축적된 기법이 필수적이고 공해물질이 많이 발생해 쉽게 진출할 수 있는 시장이 아니다”라고 보도했다.
 
 북한 희토류 품질이 얼마나 쓸만한지도 미지수다. 최경수 북한자원연구소장은 “매장량이 많더라도 품위(광물 내 유용한 성분의 함량)가 높아야 경제성이 있다”면서 “북한 희토류에 대한 충분하고 정확한 탐사가 선행돼야만 ‘설익은 감자’로 불리는 희토류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7월 중국 지도부가 희토류 공장을 시찰하는 모습. [신화통신]

지난해 7월 중국 지도부가 희토류 공장을 시찰하는 모습. [신화통신]

대북제재 해제 없이는 자원 강국 무의미
 무엇보다도 북한산 희토류를 글로벌 시장에 유통하려면 대북제재를 먼저 해제해야 한다. 이미 석탄과 철광석, 마그네사이트 등 상당수 북한산 광물이 수출금지 품목으로 지정돼있다. 
 
선진국들은 환경 보호를 위해 희토류를 직접 생산하는 대신 수입에 의존한다. 세계 7위 매장량(140만t)에도 불구하고 자국 내 희토류 공장을 오래전 대부분 폐쇄한 뒤 소비량의 80%를 중국에서 수입하는 미국이 대표적이다. 일본은 지난해 해저에서 희토류 1600만t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본토에서 동쪽으로 1800㎞ 떨어진 바다에서 희토류를 채굴·가공하는 신기술을 선보일 계획이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희토류(稀土類, Rare-Earth Element )
말 그대로 ‘드문 지질 광물’ 17종을 일컫는다. 소량으로 기기 성능을 극대화해 반도체·스마트폰·카메라·컴퓨터 등 첨단 IT·전자제품 생산에 반드시 필요하다. 페인트·배터리의 원료이기도 하다. 전기차 1대에 희토류 1㎏가량이 들어간다. 방사선 차단 효과가 있어 원자로 제어제로도 쓰인다. ‘첨단산업의 쌀’,‘21세기 최고의 전략자원’ 등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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