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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IQ 낮다"는 바이든에…北은 "멍청이"

중앙일보 2019.05.22 11:54
지난 2013년 7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전몰 미군장병에 헌화한 조 바이든 당시 미국 부통령이 취재진에게 북한에 억류 중이던 미국인 메릴 뉴먼씨의 석방에 대해 "좋은 소식"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 2013년 7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전몰 미군장병에 헌화한 조 바이든 당시 미국 부통령이 취재진에게 북한에 억류 중이던 미국인 메릴 뉴먼씨의 석방에 대해 "좋은 소식"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독재자’ ‘폭군’이라고 칭한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을 향해 “지능지수가 모자라는 멍청이” “속물” 등의 인신공격성 말 폭탄을 쏟아냈다. 
조선중앙통신은 21일 밤 ‘인간의 초보적인 품격도 갖추지 못한 속물의 부질없는 추태’라는 논평에서 “얼마 전 민주당 대통령 입후보로 출마한 바이덴(바이든)은 선거유세장에서 감히 우리의 최고존엄을 모독하는 망발을 거리낌 없이 늘어놓았다”며 “정치인은 고사하고 인간으로서 갖추어야 할 초보적인 품격도 갖추지 못한 속물의 궤변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김정은에 '폭군' 지칭하자 발끈해 말 폭탄

현재 미국 민주당에서 대선 후보 선두주자인 바이든은 18일(현지시간) 첫 공식유세에서 “미국이 푸틴 대통령이나 김정은 위원장 같은 독재자와 폭군을 포용하는 나라인가.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비난을 퍼부은 건 이 대목을 놓고서다.
 
그런데 북한은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을 비난했던 표현을 그대로 가져와 바이든 공격에 활용했다. 트럼프는 지난 16일 바이든을 향해 “지능이 낮은 인간”이라고 트윗했고, 조중통은 이날 “미국 내에서 그의 출마를 두고 지능지수가 모자라는 멍청이라는 조소와 함께 지나친 기대를 걸 필요가 없다는 평가가 그치지 않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또 “미 언론들도 바이덴이 말을 신중하게 할 줄 모른다고 하면서 그의 입을 가리켜 ‘정신병자처럼 망탕 질질거리는 입’이라고 야유했다"고 비난했다. 조중통은 또 바이든에 대해 “여성들에 대한 저속한 언행으로 손가락질받는 인간”“대학 시절 다른 사람의 글을 베끼어 쓴 것이 들통나 락제” 등을 나열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왼쪽)과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연합뉴스·AP=연합뉴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왼쪽)과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연합뉴스·AP=연합뉴스]

이는 약 1년 전인 지난해 5월 중순 김계관 당시 외무성 제1부상과 최선희 부상의 말 폭탄을 연상케 한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6·12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향해 각각 “사이비 우국지사”“아둔한 얼뜨기”라며 연일 거친 말을 쏟아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문제 삼아 정상회담을 취소시켰다. 김 제1부상이 수습에 나서 정상회담이 가까스로 열리게 된 후론 북한은 미국의 특정 정치인에 대한 인신공격성 비난을 자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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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난 2월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되고, 북한이 1년 만에 말 폭탄을 재개한 점에서 미국에 대한 기류가 예사롭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5월 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조선인민군 전연(전방) 및 서부전선방어부대들의 화력타격훈련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연합뉴스]

지난 5월 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조선인민군 전연(전방) 및 서부전선방어부대들의 화력타격훈련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연합뉴스]

전현준 한반도평화포럼 부이사장은 “김성 유엔대사가 뉴욕에서 미 행정부에 대한 비난 기자회견을 연 시각에 평양에선 미국 정치인을 거칠게 공격했다”며 “이날 기자회견과 조중통 논평은 미국에 대한 경고성 이벤트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바이든이 트럼프의 경쟁자이긴 하지만 북한으로선 트럼프를 직접 때릴 수 없으니 트럼프의 말을 인용해 바이든을 공격한 것”이라며 “일종의 외곽 때리기로 미국에 대한 불만 메시지를 발신했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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