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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줄 길이 조절 실패→4살 아이 개물림, 견주는 '벌금형'

중앙일보 2019.05.22 10:01
목줄 없는 맹견 이미지. [연합뉴스]

목줄 없는 맹견 이미지. [연합뉴스]

반려동물을 기르는 인구가 1000만 명을 웃돌면서 개물림 등 다양한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경북 경산에서 목줄을 한 반려견이 길을 가던 4살 아이를 물어 60대 견주가 벌금형에 처해졌다. 견주가 반려견의 목줄 길이를 제대로 조절하지 못한 게 화근이었다. 
 
대구지법은 최근 과실치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견주 A씨(69)에 대해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개와 산책할 때 견주는 개에게 목줄 등의 장구를 잘 갖추어 지나가는 사람에게 달려들거나 물지 않도록 위험을 미리 방지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개 관련 이미지. [연합뉴스]

개 관련 이미지. [연합뉴스]

A씨는 지난해 10월 경북 경산시 한 의류판매점 앞 노상에서 반려견에 목줄을 한 상태로 산책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옆으로 B군(4)이 지나가자, 갑자기 반려견이 달려들어 오른쪽 허벅지를 물었다. 반려견 목에 묶은 목줄 길이를 조절하는 등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것이다. 이 사고로 B군은 전치 2주에 해당하는 상처를 입었다. 
 
최근 부산에선 목줄 없이 길에 나와 자전거전용도로로 뛰어든 대형 반려견을 보고, 행인이 놀라 넘어져 다쳐, 견주가 일부 피해금을 물어주는 사고도 있었다. 직장인 이모(58)씨는 2016년 5월 29일 오후 부산 강서구 녹산동 한 자전거 전용도로에서 자전거를 타다 갑자기 달려든 대형견 2마리를 보고 피하려다 넘어졌다. 
 
오른쪽 무릎을 바닥에 부딪힌 이씨는 무릎 관절 부위 인대가 찢어졌다. 이씨는 수술을 받았지만, 무릎 장애 판정을 받았다. 이씨는 이 바람에 직장까지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직장인이던 이씨는 월 460만원의 월급을 받고 있었다. 
 
그는 문제의 대형견을 키우고 있던 폐기물업체 A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A사는 마당에서 대형견 2마리를 키우고 있었고, 이날 목줄을 풀어놓은 게 화근이었다. A사 직원이 없는 사이 대형견 2마리는 인근에 있는 자전거 도로까지 나가게 된 것이다. 이씨는 대형견을 피하려다 넘어졌다고 주장했다. 
 
부산지법 민사3부는 이 사고의 책임을 대형견 주인에게 70%, 이씨에게 30% 있다고 봤다. 결국 이달 중순 항소심으로 이어진 소송에서, 재판부는 이씨에게 견주가 6111만원의 손해배상액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목줄이나 입마개 등 보호장구를 하지 않은 대형 반려견에게 물리는 개 사고도 끊이지 않는다. 지난달 10일 경기도 안성시에서 산책 중이던 60대 여성이 개에게 물렸다. 지난달 11일엔 부산에서 30대 남성이 대형 반려견에게 신체 주요부위를 물렸다. 경기도 안성에서 일어난 사고의 견종은 몸길이 1.4m 도사견이었고, 부산 해운대구 사고 견종은 몸길이 95㎝의 올드잉글리시쉽독 이었다. 사고 당시 도사견은 목줄과 입마개 모두 하고 있지 않았고, 올드잉글리시쉽독은 목줄을 하고 있었지만, 입마개는 없었다고 한다. 
 
소방청에 따르면 2016~2018년 119 구급대가 개 물림 사고로 병원에 이송한 환자는 6883명으로 집계됐다. 현재는 도사견·아메리칸 핏불테리어 등 5종의 맹견에 대한 목줄과 입마개가 의무화돼 있는데 이를 더 확대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동물자유연대심인섭 부산지부 팀장은 “‘우리 개는 순하다’는 안일한 생각을 버리고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비해야 한다. 또 법적으로 맹견 종을 늘려서 견주들의 책임을 의무화하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했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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