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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에 밀린 자동차 생산, 격차 더 벌어졌다

중앙일보 2019.05.22 00:02 경제 1면 지면보기
한국차 생산량이 4년 연속 감소하는 동안 멕시코는 생산량이 증가했다. 사진은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수출 차량이 선적을 기다리는 모습. [뉴스1]

한국차 생산량이 4년 연속 감소하는 동안 멕시코는 생산량이 증가했다. 사진은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수출 차량이 선적을 기다리는 모습. [뉴스1]

멕시코와 한국의 자동차 생산량 격차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올해 추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경우 멕시코와 한국의 생산격차는 지난해 생산격차보다 4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한때 전 세계 5대 자동차 강국으로 꼽히던 한국의 위상도 옛말이 됐다.
 

한국 1분기 0.6% 줄어든 96만대
멕시코는 2.2% 늘어난 103만대
파업·공장폐쇄로 4년째 내리막
“노사협력·가격경쟁력 강화해야”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21일 주요 자동차 생산 국가의 1분기 자동차 생산대수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 1분기 자동차 생산대수(95만7402대)는 지난해 같은 기간(96만2803대) 대비 0.6% 감소했다.
 
 
멕시코-한국 1분기 자동차 생산량 비교

멕시코-한국 1분기 자동차 생산량 비교

반면 경쟁국가인 멕시코는 같은 기간 생산대수(102만9615대)가 지난해 같은 기간(100만7641대) 대비 2.2% 증가했다. 2015년까지만 해도 자동차 생산대수를 기준으로 한국은 전 세계 5대 자동차 강국이었다. 당시 멕시코의 연간 자동차 생산대수(237만대·7위)는 한국 생산량(423만대)의 56%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해 한국은 멕시코에 6위 자리를 내어주고 7위로 내려앉았다.
 
문제는 멕시코가 한국을 추월한 이후 양국 생산격차가 갈수록 벌어진다는 점이다. 지난해 멕시코(409만7816대)와 한국(402만8705대)의 연간 자동차 생산량 격차는 6만9000여대 수준이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불과 1분기(1~3월) 만에 양국 생산격차가 더 벌어졌다(7만2000여대).
 
멕시코가 생산량을 꾸준히 확대하는 동안 한국 자동차 산업은 4년 연속 생산량이 줄어든 결과다. 한국GM 군산공장 폐쇄가 결정적이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 5월 31일자로 군산공장을 폐쇄했다. 이 공장은  129만㎡의 부지에 연간 27만 대 규모의 완성차 승용차 생산능력 보유한 공장이다.
 
 
자동차 생산국가 1분기 생산량

자동차 생산국가 1분기 생산량

르노삼성차도 지난해 10월 이후 총 62차례 부분파업(250시간)을 진행하면서 올해(1~4월) 판매량(5만2930대)도 지난해 같은 기간(6만1538대) 대비 39.8% 감소했다. 쌍용자동차는 주요 차종(티볼리·G4렉스턴·코란도스포츠)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지만 공장 가동률 58%에 불과하다(2018년 기준).
 
현대·기아차도 2017년 이후 총판매량이 늘었지만 한국보다는 해외 공장 생산량이 늘었다. 하반기 기아자동차가 연산 30만대 규모의 인도 아난타푸르 신공장을 완공하면 해외 생산 비중은 더욱 증가한다. 현대차도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의 일환으로 인도네시아 등 현지 완성차 공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반면 한국에서는 21년째 신규 자동차 공장이 들어서지 않고 있다. 근래 국내에 완성차 공장이 설립된 것은 1998년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이 마지막이다. 현대차도 1996년(아산공장) 이후 20년 넘게 국내에 자동차 공장을 준공한 적이 없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전환배치나 생산 라인 조정 등 노동 유연성이 부족해서 한국에서 신규 자동차 공장이 들어서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2019년 1분기 세계 10대 자동차 생산국의 전체 생산량(1849만대)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6% 감소했다. 한국을 비롯해 중국·미국·독일 등 7개국 생산량이 줄었다. 특히 중국은 2018년 7월 이후 9개월 연속 신규수요가 축소하면서 올해 1분기 10개국 중 생산량이 가장 많이 감소했다(-9.8%).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은 “자동차 노사는 협력해 가격경쟁력을 강화하고, 정부는 세액공제 확대, 고급기술인력 양성을 통해 미래차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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