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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노 "文대통령이 확실히 대응해야",아베도 남 대사에 당부

중앙일보 2019.05.21 14:59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상은 21일 징용 문제 논의를 위해 제3국이 참여하는 중재위 설치를 한국측에 요청한 데 대해 "외교문제인만큼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 정부를 대표해 확실하게 책임을 지고 대응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부임 인사온 남관표 대사 만나
"日제안 중재위 응하라" 취지 당부한 듯
고노 외상 "징용문제는 중요한 외교사안"
"국내대응 한계있으면 중재위 참여해야"
日언론 "중재위 거절시 정상회담 어려워"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 [연합뉴스]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 [연합뉴스]

그는 이날 정례 회견에서 "한·일 관계에 있어 (징용 판결이)너무나 중요한 사안이며, 한국측도 양국 관계를 더 이상 악화시키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행정부가 나서서 (징용판결에 대한)대책을 내놓는 건 기본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지난 15일 이낙연 총리의 발언이 중재위 설치 요청의 직접적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한국 국내에서 징용 문제 대책을 지휘해온 이 총리를 배려해 기다려왔지만, 그 말을 듣고는 '더 이상 기다릴 수 없겠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고노 외상이 징용 문제와 관련해 문 대통령을 직접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총리 차원에선 '한계'가 있으니 문 대통령이 책임을 지고 해결하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는 이어 "(이 총리의 말대로)국내에서의 대응에 한계가 있다면 (국제법적 절차인)중재위 구성엔 당연히 응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며 "국제사법의 장(場)에서 이 문제를 확실하게 해결해 나가고 싶다”고 했다.
 
‘국제사법재판소(ICJ)제소까지 염두에 둔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고노 외상은 "한국이 중재위 프로세스(절차)에 응해 1965년 청구권 협정상의 규정안에서 이 문제를 확실히 해결하고 싶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압류된 자산의 매각 등으로)일본기업에 실제 손해가 발생한다면 일본 정부로서 필요한 (대항)조치를 취할 것”이란 입장도 재확인했다. 그러면서 23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강경화 외교장관과의 회담에서 징용 문제를 거론하겠다고 밝혔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관방장관도 이날 부임 인사를 온 남관표 주일한국대사에게 "징용문제는 한국 정부가 책임을 지고 빨리 해결해야 한다"며 중재위 개최에 응할 것을 요청했다.  
 
이날 남 대사는 총리관저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총리에게도 15분간 부임 인사를 했다. 
 
아베 총리와 남 대사의 대화 내용에 대해 스가 장관은 "내가 한 이야기와 거의 같은 대화였다고 한다"고 전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 자리에서 징용공 문제를 포함한 양국 간 현안에 대해 한국 측의 적절한 대응을 요청했다. 또 이 매체는 "아베 총리와 남 대사가 북한 문제에 대해 연대한다는 방침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 1월 23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 1월 23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6월 28~29일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정상회의때 한·일 정상회담이 열릴지에 대해 요미우리 신문은 이날 "일본측은 중재위 설치에 대해 한국이 어떤 대응을 할지를 끝까지 지켜본 뒤 판단할 생각"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9월 뉴욕에서 만난 한-일 정상. [연합뉴스]

지난해 9월 뉴욕에서 만난 한-일 정상. [연합뉴스]

 
중재위와 관련해 65년 청구권 협정은 양측이 1명씩의 중재위원을 30일이내에 임명하고, 양국의 위원 두 사람이 그 후 30일이내에 제3국 위원을 선임토록 규정하고 있다.
 
한국의 중재위원 임명 시한이 G20정상회의 개막보다 빠른 6월18일인 만큼 일본측은 한국측이 위원을 임명하는지를 봐가며 한ㆍ일 정상회담에 응할지 판단하겠다는 뜻이다.
 
다른 언론들도 “한국이 중재위 구성에 응하는 것이 정상 회담 실현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라는 메시지"(산케이), “징용문제에 진전이 없다면 회담이 어렵다는 자세를 일본 정부가 분명히 했다"(마이니치)고 보도했다. 
 
마이니치 신문은 일본측의 강경 대응에 대해 ‘한국에 강하게 나가면 유권자들에게 먹힌다’는 자민당 관계자의 말을 인용하며 “7월 참의원 선거를 의식한 측면도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김상진 기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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