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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우파연합 출구조사 뒤집고 총선 승리…결국은 경제였다

중앙일보 2019.05.20 00:04 종합 10면 지면보기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오른쪽 둘째)가 18일 치러진 총선에서 승리한 직후 부인 제니(왼쪽), 두 딸과 함께 시드니 소피텔 호텔에 마련된 단상에 올라 손을 흔들고 있다. [EPA=연합뉴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오른쪽 둘째)가 18일 치러진 총선에서 승리한 직후 부인 제니(왼쪽), 두 딸과 함께 시드니 소피텔 호텔에 마련된 단상에 올라 손을 흔들고 있다. [EPA=연합뉴스]

18일 치러진 호주 연방 총선에서 사전 여론조사와 출구 조사 결과를 뒤엎고 스콧 모리슨 총리가 이끄는 집권 자유국민연합이 승리했다. 기후 변화(climate change)를 쟁점으로 내세우며 정권 교체를 노렸던 노동당 빌 쇼튼 대표는 패배를 인정하고 사임 의사를 밝혔다.
 
호주선거관리위원회(AEC)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날 자정(현지시간)까지 약 95% 개표가 진행된 결과 중도우파인 자유당과 국민당의 여당 연합이 하원 총 151석(임기 3년) 가운데 최소 73석을 얻어 67석을 얻는 데 그친 노동당을 따돌렸다.
 
여당 연합의 예상 밖 승리가 확정되자 모리슨 총리는 “나는 언제나 기적을 믿었다. 오늘 밤 우리는 또 한 번 이뤄냈다”라고 말했다. 호주 근대 정치사상 최단 재임(2018년 8월~)이 우려됐다가 기사회생한 그는 이번 승리가 여당에 표를 던진 “묵묵한 호주인들 덕분”이라며 “매일 열심히 일하고 꿈꾸고 사업하는 등 묵묵하게 자기 할 일하는 호주인들이 오늘 밤 승리했다”고 자축했다.  
 
앞서 출구 조사에선 노동당이 하원 의석 가운데 절반이 넘는 82석을 차지해 6년 만에 정권을 탈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초청으로 방문한 ABC의 시드니 본사에서 만난 게빈 팽 보도총괄담당은 이번 선거 이슈와 관련, “기후변화 대처가 그 중 첨예한 이슈였고, 이민 정책 등에선 양당 간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쇼튼 대표는 투표 직전까지 “호주 국민이 기후변화를 위한 행동에 투표한다면 우리는 내일부터 성공적으로 일을 시작할 것”이라면서 기후변화를 주요 이슈로 밀어붙였다. 최근 호주를 덮친 기록적인 홍수와 산불, 가뭄 등 자연재해가 이를 뒷받침하는 듯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1600여만명의 유권자가 경제·교육 등 전통적 이슈에서 보수 자유 연합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멜버른의 투표소 앞에서 만난 엘리슨이라는 여성은 “기후변화가 걱정되지만, 당장의 주택 부족과 일자리 문제만큼 절실하진 않다”고 말했다.
 
총선 결과, 이민 정책에 대한 호주 민심은 기존의 ‘강력한 통제’ 기조를 유지하길 바란다는 쪽으로 드러났다. 대표적 다문화국가인 호주는 최근 수년 새 선박으로 접근한 난민 수천 명을 받아들이지 않고 이웃 나우루와 파푸아뉴기니의 마누스섬 등에 격리 수용해 인권 침해 논란에 시달렸다. 현지에서 만난 호주난민협의회(RCA)의 폴 파워 대표는 “호주는 연 1만7000명의 난민을 인도적으로 수용하고 있고 이 같은 ‘통제 기반’ 난민 정책은 초당적 지지를 받는 편”이라고 말했다.
 
시드니·멜버른(호주)=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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