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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들어가는 버스 준공영제…작년 오너들에게 222억 배당

중앙일보 2019.05.20 00:04 종합 10면 지면보기
지난 15일 충북 청주의 한 시내버스에 준공영제 시행을 촉구하는 스티커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지난 15일 충북 청주의 한 시내버스에 준공영제 시행을 촉구하는 스티커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준공영제 적용을 받는 서울의 상당수 버스회사가 지난해 순이익의 60% 이상을 배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 업체에 최고 46억까지 배당
“세금 들여 오너 가족만 혜택” 비판
서울시 “배당은 회사 주주들 권리”

19일 중앙일보가 서울 시내 버스회사 65곳(회계감사 공개 대상은 39곳) 중 배당을 한 24곳의 지난해 배당 총액을 조사했더니 약 222억원으로 나타났다. 순이익의 61.8%다. 코스피 상장기업 평균 배당성향(배당금을 순이익으로 나눈 값) 34.8%의 1.8배에 달한다. 업체별로 2억5400만~46억1500만원을 배당했다. 버스회사의 지분이 대개 10명 이내의 친인척에게 집중된 점을 고려하면 소수의 오너 가족에게 배당금이 돌아갔다는 뜻이다.
 
준공영제에 따라 서울시는 버스회사의 적자를 보전해 평균 이익률 3.6%를 보장한다. 1.8%는 기본으로 맞춰주고, 안전·서비스 등을 평가해 결정한다. 승객이 적고, 서비스가 형편없어도 보장한다. 강경우 한양대 교통물류학과 교수는 “준공영제에 따른 버스회사 지원금은 ‘눈먼 돈’에 가깝다. 이 덕분에 버스업계가 가장 안정적으로 이익을 보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다만 준공영제는 오지(奧地)나 적자 노선을 안정적으로 구축한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지원금이 갈수록 불어나고 있다. 지난해 서울시는 버스 업계에 인건비·연료비 등으로 5402억원을 지원했다. 최근 5년 평균은 3132억원이었다.
 
게다가 서울 버스기사 정년이 내년 62세, 2021년 63세로 늘어나는데, 내년에만 약 110억원이 든다. 정년 이후엔 촉탁직으로 채용되고, 임금피크제를 적용받아 연 5%씩 줄어든다. 민간기업·공기업에서는 대개 50대 중후반에 임금피크제가 시작된다.
 
이원목 서울시 교통기획관은 “2004년 준공영제를 시작할 때 10%의 수익을 보장했는데, 지금은 낮아진 것”이라며 “수익을 보장하지 않으면 버스업계가 재산권(노선)을 내놓았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배당은 민간회사 주주의 권리다. 사유재산권 침해 소지가 있어 언급하기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이희철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 부이사장은 “등기임원(대부분 주주) 인건비 지원금이 임원 수에 관계없이 1억6000만원(운영 버스 100대의 경우)으로 묶여 있다. 서울시가 배당금으로 이들의 처우 개선을 유도한다”고 말했다. 그는 “버스 환승할인 때문에 연 1800억원의 손해가 생긴다. 지하철처럼 거리에 따라 요금을 받게 해주면 재정 지원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희 서울시립대 행정학과 교수는 “경영 투명성 확보가 급선무”라며 “중앙정부 차원의 준공영제 시행에 앞서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노선 조정, 구조 개혁으로 수익성을 확보하는 한편 관리·감독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재·이승호 기자 lee.sangja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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