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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2011년 수사 개시권 때도 논란됐지만 치안 만족도 향상"

중앙일보 2019.05.19 14:00
민갑룡 경찰청장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 [뉴스1]

민갑룡 경찰청장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 [뉴스1]

“사법경찰이 독자적으로 판단해 수사한다면 국민이 피곤하고 억울하게 되는 일이 생겨날 수 있다.”
 
“경찰에게 수사권을 주기로 한 국회 합의안이 관철되도록 간부들은 직위를 건다는 자세로 헌신해야 한다.” 
 
검찰과 경찰이 수사권 조정안을 놓고 맞서고 있는 요즘 두 기관의 입장 같지만 지난 2011년 나온 발언이다. 검경에 따르면 맨 위는 당시 김준규 검찰총장이 그해 5월 27일 대검 간부 회의에서 한 말이고, 바로 밑은 김 총장 발언이 나오기 전날 조현오 경찰청장이 전국 지방청장 회의에서 한 말이다.  
문무일 검찰총장이 16일 오전 대검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최승식 기자

문무일 검찰총장이 16일 오전 대검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최승식 기자

 
수사 개시권서 지휘권 문제로 확전 
그해 수사권 조정은 경찰의 ‘수사 개시권’을 명문화하는 게 핵심이었다. 명문화 전부터 이미 행사하던 권한이긴 했지만, 양쪽은 치열했다. 수사지휘 문제로 확전됐기 때문이다. 결국 ‘검사의 지휘를 받아 수사를 해야 한다’는 조항이 ‘모든 수사에 관해 검사의 지휘를 받는다’로 바꾸는 안이 제시했다.
 
이후 같은 해 6월 20일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 정부의 검경 수사권 합의안이 의결되자 김 총장은 결국 임기를 40여일 남기고 옷을 벗기까지 했다.
 
“검사의 수사지휘권 폐지가 국민 보호나 인권보장을 위해 바람직한지 의문”(2011년 3월 대검 대변인)이나 “경찰의 무분별한 수사로 국민 권익이 심각하게 침해될 것”(2011년 6월 부산지검 평검사 건의문) 등 현 검찰의 반발수위 역시 요즘과 비슷한 분위기다.
 
3달 이상 끈 장기사건 줄고 정확성 높아지고 
하지만 과거 수사권 조정 이후 치안고객 만족도가 향상되는가 하면 사건처리 기간도 준 것으로 확인된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인권이 침해될 것이라는 검찰의 논리는 기우라는 의미다. 
 
실제 경찰청에 따르면 수사권 조정이 이뤄진 2011년을 기준으로 치안고객 만족도의 차이가 난다. 2007~2010년의 평균 만족도는 66.9점이지만, 2012~2018년 평균 만족도는 77.6점이었다. 아직 70점대 이긴 하지만 평균 10점가량 늘어난 셈이다. 또 경찰이 3개월 이상 끄는 장기수사하는 사건의 비율 역시 평균 43.8%(2007~2010년)에서 평균 17.6%(2012~2016년)로 26.2%포인트나 줄었다.
 
특히 무엇보다 수사의 정확성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게 경찰의 입장이다. 무소속 이용호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찰과 검찰의 의견 불일치 비율은 2011년 수사권 조정을 기준으로 평균 20.3%(2007~2010년)에서 평균 16.5%(2012~2017년 7월)로 감소했다. 의견 불일치 비율은 경찰이 혐의가 인정돼 기소의견으로 검찰로 송치한 사건 중 검찰이 재판에 넘기지 않은 사건과 또는 그 반대의 경우를 합한 비율이다. 
 
해당 비율은 2012년 20%에서 2014년 16.3%, 2016년 14.7%로 줄어드는 추세다. 불일치의 발생은 경찰이 무리하게 수사했다기보다는 검찰의 기소유예, 공소권 없음 처분 등이 포함되다 보니 10% 이상으로 보일 뿐 실제 불일치 비율은 1%대 수준이라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청 핵심 관계자는 “2011년 수사권 조정 당시 제기된 검찰의 우려·반발과 달리 경찰수사의 정확성이 향상됐다”며 “또 사건처리 기간은 단축된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민 청장 당정협의회서 무슨 말 할까 
한편 민갑룡 경찰청장은 오는 20일 오전 국회서 열리는 ‘경찰개혁의 성과와 과제 당정협의회’에 참석한다. 민 청장은 이 자리에서 수사권 조정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또 검찰의 주장도 반박할 것으로 예상한다. 
 
민 청장은 ‘수사권 조정=국민 요구’라고 강조하고 있다. 앞서 경찰 내부망에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고 경찰에 일차 수사권·종결권을 주는 내용이 핵심인) 수사권 조정안은 오랜 고민과 논의의 결과물”이라며 “국회에서 의견이 모인 수사구조개혁의 기본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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