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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증기 유출 한화토탈 피해 주민 330여명… 회사 "재발방지" 사과

중앙일보 2019.05.19 11:25
지난 17일 충남 서산시 대산읍 한화토탈 대산공장에서 발생한 유증기 유출 사고로 피해를 본 주민과 직원이 300명을 넘어섰다.
지난 17일 오후 유증기 유출사고가 발생한 충남 서산시 대산읍의 한화토탈 대산공장. 신진호 기자

지난 17일 오후 유증기 유출사고가 발생한 충남 서산시 대산읍의 한화토탈 대산공장. 신진호 기자

 
19일 서산시와 한화토탈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현재 유증기 유출 사고로 주민과 직원 327명이 어지럼증과 구토 등의 증세를 호소하며 서산의료원과 서산중앙병원 등에서 치료를 받았다. 관계 당국은 피해 주민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고는 17일 오후 12시30분쯤 공장 내 스틸렌모노머 고정 옥외 탱크에서 40여 분간 유증기가 유출하면서 발생했다. 당시 탱크에서 빠져나온 유증기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공장은 물론 4㎞가량 떨어진 마을까지 번져나갔다. 사고가 나자 서산시는 주민들에게 안내문자를 발송, 외출을 삼가도록 당부했다.
 
스틸렌모노머는 스티로폼 등 합성수지를 제조할 때 원료로 사용되는 인화성 액체 물질로 흡입하면 구토와 어지럼증, 피부 자극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한화토탈은 이번 사고가 스틸렌모노머를 합성하고 남은 물질을 보관하던 탱크에서 이상 반응으로 열이 발생하면서 시작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 열로 탱크 안에 저장된 유기물질이 기체로 변해 탱크 상부로 분출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17일 오후 충남 서산시 대산읍 한화토탈 대산공장 내 스틸렌모노머 공정 대형탱크에서 유증기가 분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오후 충남 서산시 대산읍 한화토탈 대산공장 내 스틸렌모노머 공정 대형탱크에서 유증기가 분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고 직후 소방서 등의 협조를 받아 추가유출을 막고 탱크의 열을 낮춰 폭발사고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탱크 온도가 내려가자 사고 발생 1시간 30여분 만인 오후 2시쯤 유증기 유출도 멈췄다.
 
마을 주민들은 “간혹 바람을 타고 온 유증기 때문에 메스꺼운 적이 있었지만 이번은 정말 독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 다른 주민은 “역겹고 머리가 아프고 온 가적이 구토 증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고 발생 하루 뒤인 18일 오전 3시쯤에도 유증기가 또다시 분출되면서 직원 10여 명이 메스꺼움 등을 호소하며 병원 치료를 받았다. 이 때문에 서산시청 등 관계기관에 문의 전화가 잇따르기도 했다.
 
한화토탈 측은 “사고 탱크에 냉각제 폼을 투입해 안정화하는 과정에서 수증기가 다시 유출된 것으로 재유출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사고 발생 이틀이 지난 19일 오후 2시쯤 대산공장 주변에서 별다른 냄새를 맡을 수는 없었다. 전날 내린 비와 바람의 영향으로 유증기가 모두 사라진 탓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언제 같은 사고가 날지 불안감을 떨치지 못했다. 
한화토탈은 홈페이지에 권혁웅 대표이사 명의의 사과문을 올리고 지난 17일 발생한 대산공장 유증기 유출 사고에 대해 사과했다. [사진 한화토탈 홈페이지 캡처]

한화토탈은 홈페이지에 권혁웅 대표이사 명의의 사과문을 올리고 지난 17일 발생한 대산공장 유증기 유출 사고에 대해 사과했다. [사진 한화토탈 홈페이지 캡처]

 
대산공장과 인접한 독곳1리 장석현 이장은 “우리 마을에선 주민 90여 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며 “차도가 없거나 증상이 계속되는 주민들은 20~22일 사흘간 순차적으로 추가 진료를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환경부 등 관계 당국은 이번에 유출된 물질이 유해 화학물질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의료진은 역한 냄새로 인해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추가 검진도 필요하다고 했다.
 
잇따른 사고로 불안이 커지자 시민단체와 주민들은 집회를 열고 사고의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한화토탈의 이번 사고를 숨김없이 조사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주민들과 함께 공유해달라”고 강조했다.
 
두 차례 유증기 유출 사고를 확인한 고용노동부는 사고가 발생한 설비와 공정에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다. 특별 근로 감독도 진행할 방침이다. 김승희 금강유역환경청장은 19일 낮 12시 대산공장을 방문, 사고 현장을 둘러보고 재발 방지에 힘써 줄 것을 당부했다.
 
환경부는 사고 탱크 내부의 잔존 물질 제거가 끝날 때까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서산 합동 방재센터 직원을 상주시켜서 감시하고 있다.
지난 17일 오후 유증기 유출사고가 발생한 한화토탈 대산공장으로 가는 도로 변에 마을 주민들이 설치한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신진호 기자

지난 17일 오후 유증기 유출사고가 발생한 한화토탈 대산공장으로 가는 도로 변에 마을 주민들이 설치한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신진호 기자

 
한화토탈 측은 이번 사고와 관련, 홈페이지에 권혁웅 대표이사 명의로 사과문을 올리고 “대산공장 사고로 지역주민과 협력업체 등에 심려를 끼친 점 사과드린다”며 “전문기관으로부터 정확한 진단을 받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서산=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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