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본문

'이재명 가족사', '진주 아파트 방화 사건'이 무죄에 영향줬나

중앙일보 2019.05.18 10:00
이재명 경기지사가 16일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1심 무죄 선고를 받고 법원을 떠나고 있다. 최정동 기자

이재명 경기지사가 16일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1심 무죄 선고를 받고 법원을 떠나고 있다. 최정동 기자

스포츠 경기에 비유한다면 이재명(55) 경기도 지사의 완승이었다. 이 지사는 자신에게 제기된 모든 혐의에 대해 1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 이 지사는 과거 성남시장 재임 시절 셋째 형인 고(故) 이재선(2017년 작고)씨를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려 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으로 지난해 12월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달 검찰은 이 지사에게 징역 1년 6개월(직권남용)과 벌금 600만원(공직선거법 위반)을 구형했다. 하지만 선고 결과는 검찰의 완전한 ‘참패’였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 지사의 가족사와 재판 와중인 지난달 17일 조현병 환자 안인득(42·구속)에 의해 발생한 진주 방화·살인 사건이 무죄에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평가가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A4용지 26장에 담긴 친형 정신건강 상태 
이 지사 측은 재판 과정에서 재선씨를 정신질환자로 의심할 수 있는 여러 증거나 정황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을 심리한 수원지법 성남지원 제1형사부(최창훈 부장판사)의 판결문을 보면 관련해 전체 판결문 98장 중 26장(A4용지) 정도에 정신건강 부분이 담겼다. 그만큼 재판에서 중요한 쟁점이었다는 얘기다.  
 
결론적으로 이 지사가 형 재선씨의 강제입원 진행 시도와 관련 직권을 남용한 행위로 볼 수 없다고 판결하는 근거가 됐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6일 1심 선고공판을 마치고 성남지원을 떠나고 있다. 최정동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6일 1심 선고공판을 마치고 성남지원을 떠나고 있다. 최정동 기자

 
이 지사 과거 형에게 정신건강 약 전달한 듯 
2002년 당시 변호사였던 이 지사가 ‘형 때문에 힘들다’며 용인의 한 병원 관계자에게 (조증)약을 갖다 주라고 볼 수 있는 정황도 새로 나왔다. 이 지사가 형의 치료에 신경 쓴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지사는 지난 재판과정에서도 “제때 치료했었더라면 (형이) 고의 교통사고도 일으키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거 때는 ‘슬픈 가족사’라고도 했다.
 
물론 재판부는 재선씨가 정신질환자로 의심받는 것에 대해 보호자인 부인이나 딸이 받아들이지 않는 상황에서 이 지사가 공무원을 동원해 입원 절차를 강행 하려 한 행위는 비난받을 소지가 있다고 봤다. 하지만 재판부는 “그렇다고 해서 이 지사의 행위가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반면 검찰이 재판 전 작성한 공소장을 보면 재선씨의 평가는 정반대다. 공소장에 따르면 “(재선씨는) 2013년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우울증 등 정신병을 앓기 전까지 정신질환으로 진단이나 치료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 혐의로 구속된 안인득(42) [연합뉴스]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 혐의로 구속된 안인득(42) [연합뉴스]

정신질환 범죄 우려하는 사회 분위기
지난달 17일 발생한 경남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 사건 발생 뒤 지자체가 정신질환자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 것 역시 주목할 점이다. 
 
이 지사는 진주 아파트 사건 당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진주 묻지 마 살인, 막을 수 있었다는 데 동의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정신질환자로 인한 묻지 마 범행을 막는 법 제도는 여의도광장 질주사건으로 이미 1995년에 생겼다”며 “하지만 병을 인정 않는 정신질환의 특성상 고소·고발과 민원이 많아 공무원과 전문의들이 이 제도를 회피하고 있다”고 했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진주 방화 살인 사건이 발생한 지난달 17일 SNS에 올린 글 [사진 페이스북 화면 캡처]

이재명 경기지사가 진주 방화 살인 사건이 발생한 지난달 17일 SNS에 올린 글 [사진 페이스북 화면 캡처]

검찰, "이 지사 형 건은 완전 다른 문제" 
검찰은 정신질환자 범죄를 우려하는 사회 분위기와 이번 판결을 연관 짓는 것에 관해 “이 지사의 형 건과 진주 아파트 범죄는 완전히 다른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검찰 관계자는 다만 “앞으로 단체장이 공무원을 동원해 자신에게 비판적인 사람을 입원시키려 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악용을 우려했다. 검찰은 판결문 등을 면밀히 검토해 항소할 계획이다.
 

수원=최은경·김민욱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공유하기

Innovation Lab

Branded Content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