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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 어려운 일회용 플라스틱, 포괄적 규제해야

중앙선데이 2019.05.18 00:23 636호 17면 지면보기
정부는 지난달 19일 내놓은 3차 에너지기본계획안에서 현재 7%대인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40년까지 40%가까이로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정부 스스로 “도전적인 목표”라고 밝혔을 만큼 달성하기 어려운 수치다. 그러나 2040∼2050년 70%가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과 유럽의 재생에너지 비중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전환 속도를 더 높여야 한다는 주문이 나오는 배경이다. 최근 한국을 찾은 제니퍼 모건 그린피스 국제본부 공동 사무총장도 비슷한 시각을 갖고 있다. 14일 신라호텔에서 만난 그는 “주요 선진국과 유력 정보통신기업들이 재생가능에너지로 급격히 전환하고 있는 것과 달리 한국은 이들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어 놀랍다”며 “다른 나라들은 (기후변화가) 큰 문제라는 것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 정책을 세우고 실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7년부터 3년 연속 한국을 찾은 그는 “한국이 세계에서 7번째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고, 대기오염도 심각하기 때문에 한국에 관심이 많다”고 덧붙였다.
 

제니퍼 모건 그린피스 사무총장
플라스틱 분리수거 잘하더라도
품질 떨어져 재활용률 높지 않아

한국 온실가스 배출량 세계 7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더 높여야

제니퍼 리 모건 그린피스 국제본부 공동 사무총장

제니퍼 리 모건 그린피스 국제본부 공동 사무총장

한국 정부가 최근 상당히 도전적인 에너지계획을 발표했다.
“기후변화 해결을 위한 야심찬 목표는 아니다. 한국은 ‘100% 재생가능에너지’로 충분히 전환할 수 있다. 세계 35개 나라가 100%를 목표로 한다고 선언한 데 비하면 충분하지 않다. 독일·덴마크·인도는 재생가능에너지 비중이 30~70%다. 스탠퍼드대 마크 제이콥슨 교수가 한국의 재생가능에너지 관련 시뮬레이션을 했는데 그 결과를 보면 충분히 가능하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제이콥슨 교수 연구팀은 2017년 “한국이 2050년까지 100% 재생가능에너지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토지 면적이 9.26%에 불과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모건 사무총장은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많은 나라가 경제 발전을 이룬다”고 주장했다. 다만 한국 기업이 혜택을 볼지는 미지수다. 미국은 지난해 태양광 셀·모듈에 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동해 첫해 30% 등 4년간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파리기후협약에서 탈퇴했다. 미국은 플라스틱 관련 협약에도 불참하는 등 거침이 없다.
“세계 각국의 정상들은 지난해 12월 파리기후협약 규칙서(Rule Book)에 사인했다. 유럽과 아프리카는 굉장히 심각한 가뭄을 겪고 있다. 모잠비크를 휩쓴 사이클론, 미국 대륙을 휩쓸고 지나간 허리케인처럼 자연재해 강도가 세지고 있는 게 기후변화의 결과다. 한국도 지난해 111년 만에 가장 심각한 폭염을 겪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협약 탈퇴를 선언한 이후 미국의 지자체·교육기관 등 다양한 집단이 모여서 ‘우리는 여전히 가입해 있다(We are still in)’는 캠페인을 벌였다. 총 3733개 단체가 참여했다. 2020년 대선 예비주자들도 모두 파리협약을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미국은 공화당 정부가 정권을 잡을 때마다 환경과 관련해서 지금과 비슷한 입장을 취해왔다. 한국도 정권에 따라 접근이 다르다.
“돈 때문이다. 현행 에너지 체제에 속한 기업들이 자신들의 이익에 맞는 정당이 이길 수 있도록 정치후원금을 낸다. 내가 이해하기로는 한국에도 석탄이나 원자력 에너지 체제에서 경제적으로 이득을 보는 힘센 집단이 오랫동안 존재해왔다.”
 
모건 사무총장은 삼성이 최근 100% 재생가능에너지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한 점을 높게 샀다. 그는 “삼성이 유럽연합(EU)이나 미국처럼 재생가능에너지 정책이 현대화된 나라에서는 약속을 이행할 수 있지만, 한국에서는 에너지 체제가 미흡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린피스는 한국의 플라스틱(비닐 등 포함) 쓰레기 문제에도 관심이 많다. 그린피스 측은 한국의 1인당 플라스틱 사용량이 많고, 배달음식 포장재에서 나오는 플라스틱도 문제라고 비판했다. “사람들이 오해하는데 한국의 플라스틱 재활용률은 높지 않다. 우리는 이를 ‘재활용 신화’라고 부른다.”
 
그래도 한국은 최소한 재활용은 하지 않나?
“재활용품 분리 수거가 잘되는 것이 재활용이 잘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일회용 플라스틱은 한 번 사용하고 버리도록 제작했다. 품질이 떨어져 애초 재활용이 어렵다. 미국도 하와이에서 2020년까지 가게에서 플라스틱 봉투를 주는 것을 금지하기로 했다.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과 포장재 사용에 대한 포괄적인 규제를 시작해야 할 때다.”
 
한정연 기자 han.jeongyeon@joongang.co.kr
제니퍼 모건 1994년 미국 워싱턴DC에서 기후행동네트워크 코디네이터로 환경운동을 시작했다. 2009년 세계자원연구소에서 국제 기후 프로그램 디렉터를 지냈고, 2016년 4월부터 그린피스 국제본부 공동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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