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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5조원 5G 황금 캐라…삼성·애플·퀄컴 ‘적과의 동침’

중앙선데이 2019.05.18 00:02 636호 5면 지면보기
[SPECIAL REPORT] 5G 세상 주도권은 누가
지난달 정부는 5G 상용화를 계기로 새로운 산업과 서비스 창출을 위한 ‘5G+ 전략’을 내놨다. 네트워크·단말, 스마트 디바이스, 무인 이동체, 보안·컴퓨팅 등 4가지 분야에서 10대 핵심 산업을 집중 육성한다는 내용이다. 구체적으로 모바일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방송과 게임 등의 실감 콘텐트, 로봇·클라우드·인공지능(AI)이 연결되는 스마트공장, 자동차와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자율주행차, 드론·로봇을 활용한 스마트시티, 무선 통신으로 응급의료 및 건강 관리 등을 제공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를 지원할 계획이다.

통신·단말기·장비 합종연횡 활발
인텔의 5G 모뎀칩 공급 차질 빚자
애플, 화웨이 대신 퀄컴과 손잡아
소송 벌였던 삼성 모뎀칩 채용 검토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지난달 말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 IT쇼(WIS)’는 5G의 미래상을 살펴볼 기회였다. SK텔레콤 부스에서는 거대한 로봇팔에 매달린 의자에 앉은 관람객들이 VR 헤드셋을 쓰고 공중을 누볐다. 이들은 로봇들이 펼치는 시가 전투에 직접 참전하는 가상현실을 즐겼다. KT 부스에서는 신나게 배트를 휘두르며 VR 야구를 체험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SKT 관계자는 “무선으로 고화질 동영상이나 VR 등을 즐기려면 데이터 전송속도가 충분치 않아 화면이 끊기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며 “이런 단점을 해결한 5G 기술이 다양한 콘텐트와 접목되면 우리 생활이 눈에 보이게 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는 전 세계 5G 관련 산업의 사회경제적 파급효과가 2024년 13억 달러(약 1조5500억 원)에서 2034년 5650억 달러(약 675조 원)로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VR·홀로그램 등을 활용한 다양한 몰입형 콘텐트가 나오고 AR을 기반으로 차량 정비, 선박 건조까지 하는 등 새로운 산업군이 계속 생길 것”이라며 “4세대 LTE의 대중화에 따라 2014년 애플 앱스토어의 매출(150억 달러)이 북미 극장 매출을 추월했던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눈앞에 다가오는 5G 시장을 놓고 글로벌 통신·단말기·장비업체 간의 합종연횡은 이미 시작됐다. 공공의 적은 중국 화웨이다. 지난달 애플과 퀄컴이 특허 소송전을 끝내기로 합의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애플은 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과 2년 넘게 최대 270억 달러(약 32조원) 규모의 초대형 법정 공방을 치르고 있었다. 2016년 아이폰7을 출시하면서 퀄컴의 모뎀칩 독점 공급을 끝내고 인텔과 퀄컴 양쪽으로부터 공급받기 시작했다. 이후 애플은 퀄컴이 수년간 특허 사용료를 과도하게 청구했다고 소송을 제기하면서 퀄컴과 거래를 끊고 인텔 모뎀칩만을 사용해 왔다.
 
문제는 인텔의 5G 모뎀칩 개발이 지연되면서 불거졌다. 삼성과 화웨이가 5G폰을 잇달아 내놓았지만, 애플은 최소 내년까지 선보이기 어려운 상황에 몰린 것이다. 올 2월 화웨이가 “인텔 대신 5G 모뎀을 공급하겠다”고 나서자 미국 정부가 움직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2일 “5G 경쟁은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경주”라며 “다른 나라가 미국을 앞지르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결국 애플은 퀄컴과 화해하는 길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무선통신 업계가 5G 기술에 2750억 달러(329조원)를 투자해 30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퀄컴·애플과 삼성전자의 협력도 강화될 전망이다. 퀄컴과 삼성은 LTE 모뎀 시절부터 경쟁자였다. 한편으로는 퀄컴이 5G 모뎀칩 양산을 삼성에 맡기고 있다. 2012년 이후 디자인·특허를 놓고 법정 공방을 펼쳤던 애플도 삼성 모뎀칩 채용을 검토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모바일용 5G 모뎀칩을 생산하는 곳은 퀄컴·삼성·화웨이 외에는 대만 미디어텍과 중국 유니SOC 정도다. 인텔은 애플과 퀄컴의 화해 이후 5G 모뎀 개발을 포기했다.
 
김창우·김홍준 기자 changwoo.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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