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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코틴 주입해 아내 살해한 20대, 항소심도 무기징역

중앙일보 2019.05.17 17:27
신혼여행 중 아내에게 니코틴 원액을 주입해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편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니코틴 원액으로 아내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A씨 주거지에서 발견된 니코틴 액상과 원액. [중앙포토]

니코틴 원액으로 아내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A씨 주거지에서 발견된 니코틴 액상과 원액. [중앙포토]

 
대전고법 형사1부(이준명 부장판사)는 17일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23)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A씨는 2017년 4월 25일 신혼여행지인 일본 오사카(大阪) 한 숙소에서 사망 보험금 1억5000만원을 받아낼 목적으로 아내에게 미리 준비한 니코틴 원액을 주입해 살해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됐다. 조사결과 그는 그해 4월 14일 B씨와 혼인신고를 한 뒤 보험에 가입했다. 열흘 뒤인 4월 24일 신혼여행을 떠났다.
 
A씨는 당초 아내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처럼 신고하고 일본 현지에서 장례절차까지 마쳤다. 그는 보험회사에 부인이 사고 또는 자살로 사망한 것처럼 꾸며 보험금을 청구했지만, 신혼여행지에서 B씨가 목숨을 끊었다는 A씨의 말을 믿을 수 없었던 보험사는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지난해 3월 인터폴과 국제형사사법공조를 통해 일본에서 수사기록을 받아 수사를 진행했다. 일본 경찰이 통보한 B씨의 부검 결과는 ‘니코틴 중독사’였다. 경찰은 또 A씨의 주거지 등을 압수 수색을 해 일기장 등 증거자료도 확보했다. 일기장에는 “(아내를)죽이고 싶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아내가 스스로 목숨을 끊고 싶어 해 니코틴을 주입하도록 도와줬을 뿐 살해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해왔다.
 
재판부는 약 50분 동안 아내의 자살 가능성, 범행 수법, 범행 후 행동, 수사기관과 법정에서 한 진술 등을 설명한 뒤 A 씨가 아내를 살해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신혼여행을 빙자해 아내를 살해하기 위해 용의주도하게 준비했다"며 "아내는 숨지기 직전 니코틴 중독으로 극심한 고통을 겪었을 텐데, 피고인은 범행을 부인하며 거짓말을 하는 등 인간으로서 보일 수 있는 최소한의 염치도 보이지 않고 있다"고 했다.
대전고법 전경. [중앙포토]

대전고법 전경. [중앙포토]

 
특히 A씨가 항소심 막바지에 '아내의 유서'라며 제출한 쪽지 형태의 메모에 대해 "피해자의 필적과 유사점과 상이점이 모두 있어 판단할 수 없다는 회신을 받았다"며 "하지만 유서가 사실이라면 이것은 피고인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결정적인 증거인데 최근까지 한 번도 언급하지 않다가 이제서야 유서의 존재를 말하는 것은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피해자의 언니 김모(24)씨는 “A씨를 엄벌에 처해 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지난 10일 제출했다.    
 
검찰의 구형량인 '사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재판부는 "사형은 연령, 직업, 동기, 범행방법, 재범 가능성 등을 고려해 생명 자체를 박탈해야 한다는 합리적인 판단이 있을 때 내리는 형벌"이라며 "피고인에 대해서는 영원히 사회에서 격리해 재범을 방지하고 잘못을 반성하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이 항소심 최후변론에서 유족에게 사과했지만,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았다"며 "피고인에게는 범행에 상응하는 응분의 형벌을 가해 억울한 죽음을 위로하고 비슷한 사건의 재발을 방지해야 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대전=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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