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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미 동맹 지각 변동 신호탄?…美 화웨이 금지 압박에도 英 “독자적 결정할 것”

중앙일보 2019.05.17 15:45
미국이 중국 통신장비 제조업체 화웨이에 전방위 압박을 가하고 있지만, 독일과 영국은 이와 거리를 두면서 독자 노선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미국 CNBC가 17일 보도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6일 화웨이를 겨냥한 미국의 압박을 "수치스럽과 불공정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캡처]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6일 화웨이를 겨냥한 미국의 압박을 "수치스럽과 불공정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캡처]

 
미국 정부는 그간 지배 구조가 불투명한 화웨이 장비가 중국 정부의 스파이 활동에 이용될 수 있다고 주장하며 화웨이의 해외 5G(5세대 이동통신) 네트워크망 구축 사업을 견제해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화웨이 등을 겨냥해 국가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외국산 장비를 미국 기업들이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미 상무부는 화웨이와 글로벌 계열사들을 국가안보 위협의 주체로 판정해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하지만 미국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영국과 독일 등 주요 유럽 국가는 사실상 독자 노선을 선언하고 나섰다.
 
제러미 라이트 영국 문화부 장관은 17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인 CNBC와의 인터뷰에서 “영국은 독자적인 심사를 할 것이며, 반드시 미국의 결정을 따르지는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우리의 결정을 내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영국의 5G 정책과 장비에 대한 검토는 계속되고 있지만, 그 검토는 더욱더 넓은 시각에서 이뤄질 것”이라며 “하나의 기업이나 국가가 아닌 전체 공급망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최대 동맹국 중 하나인 영국은 지난 2월에도 중국 화웨이의 5G 장비를 사용할 수 있다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 당시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영국의 결론은 화웨이 금지 조치를 내린 파이브아이즈(Five Eyes)의 호주, 뉴질랜드와 상반된다”며 “이는 미국의 노력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파이브아이즈란  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로 이뤄진 영어권 5개국의 첩보 동맹체다. 
화웨이 [AP=연합뉴스]

화웨이 [AP=연합뉴스]

 
화웨이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퇴출 압박이 전방위로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서방 최대동맹국인 영국이 반기를 들면서 화웨이를 둘러싼 미국과 동맹국 간 갈등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독일 산업계를 대표하는 독일산업연합(BDI) 역시 16일 화웨이와의 관계에서 미국을 무조건 추종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하게 밝혔다고 SCMP는 전했다.
 
독일산업연합은 “유럽은 독자 노선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유럽연합은 5G 네트워크 건설에 어떤 기업을 참여시킬지 독립적으로 결정해야 하며,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에 휘말리면 안 된다”고 밝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전날 기자회견에서 비슷한 발언을 했다.
 
메르켈 총리는 미국이 화웨이를 겨냥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것과 관련해 “5G 통신망 경매 및 장비 구축과 관련해 독일 기업들은 독일 정부의 기준에 맞추면 된다”고 언급하며 독자 노선을 선택할 것임을 시사했다.
 
미국은 독일에 5G 구축에서 화웨이를 배제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지만, 독일은 입찰 업체들을 상대로 장비 보안 규정을 강화하는 조치만 취했을 뿐 화웨이에 대한 표적 배제에는 동참하지 않고 있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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