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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 뒤 5·18공원 화장실 앞에 뒤집혀 눕혀진 ‘전두환 기념석’

중앙일보 2019.05.17 07:14
‘선진조국의 선봉 대통령 전두환’이라는 글귀가 새겨진 전남 담양군 11공수여단의 전두환 기념석이 광주 서구 치평동 5ㆍ18자유공원 밖으로 옮겨졌다. 사진은 전두환 기념석. [뉴스1]

‘선진조국의 선봉 대통령 전두환’이라는 글귀가 새겨진 전남 담양군 11공수여단의 전두환 기념석이 광주 서구 치평동 5ㆍ18자유공원 밖으로 옮겨졌다. 사진은 전두환 기념석. [뉴스1]

5·18민주화운동 당시 무차별적 진압작전을 수행했던 전남 담양군 11공수여단의 정문 앞에 놓여있던 ‘전두환 기념석’이 광주 5·18자유공원 주변 화장실 앞으로 옮겨졌다.
 
광주시는 16일 오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이름이 새겨진 11공수여단 부대 준공기념석을 광주 서구 5·18자유공원 밖 화장실 앞으로 옮겨 거꾸로 뒤집어 눕혀 놓았다.
 
이 기념석은 1983년 11공수여단이 전남 담양으로 부대를 이전하면서 세워졌다. 앞면에는 ‘선진조국의 선봉’이라는 글귀가, 그 밑으로 ‘대통령 전두환’이라고 새겨져 있다. 이 비석에 대해선 전 전 대통령이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으로 무차별적인 진압작전을 수행한 11공수여단의 ‘전승기념비’ 격으로 설립한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11공수여단은 7공수여단과 함께 1980년 5월 광주 금남로 옛 전남도청 앞에 계엄군으로 투입돼 집단 발포에 직접 관여했던 부대다.
16일 오전 5·18자유공원 내부로 이전이 결정된 ‘전두환 기념석’이 5월단체 회원들의 반발로 공원 밖으로 옮겨지고 있다. [뉴스1]

16일 오전 5·18자유공원 내부로 이전이 결정된 ‘전두환 기념석’이 5월단체 회원들의 반발로 공원 밖으로 옮겨지고 있다. [뉴스1]

 
‘전두환 기념석’은 자유공원 내에 놓일 예정이었으나 이날 학생들의 ‘5·18 헌병대 영창 체험’을 지원하러온 5월단체 회원들의 반발로 자유공원 밖으로 밀려났다.
 
한 5월단체 회원은 “전두환 이름이 쓰인 비석이 5·18 자유공원 안으로 들어오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 우리가, 저 학생들이 지금 여기 왜 있는지 모르고 하는 짓이냐”고 반발했다. 5월단체 회원들이 항의하면서 광주시는 전두환 기념석을 공원 밖 화장실 앞으로 이전키로 결정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전두환을 찬양하려는 것도 아니고 비석을 눕힌 채로 두는 것”이라며 “망월묘역의 전두환 비석처럼 밟기도 하면서 상징적 의미를 가진 교육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전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5월단체 회원이 ‘선진조국의 선봉 대통령 전두환’이라는 글귀가 새겨져있어 전두환 찬양 논란을 빚은 ‘전두환 기념석’ 위에 서있다. [뉴스1]

한 5월단체 회원이 ‘선진조국의 선봉 대통령 전두환’이라는 글귀가 새겨져있어 전두환 찬양 논란을 빚은 ‘전두환 기념석’ 위에 서있다. [뉴스1]

한편 광주 북구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 바닥에는 ‘전두환 대통령 각하 내외분 민박 마을’이라는 글귀가 적힌 ‘담양민박 기념비’가 있다. 일명 ‘전두환 비석’이라 불리는 이 돌은 망월 묘역을 찾는 많은 참배객이 밟고 지나가면서 당시 신군부의 5·18 만행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는 상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광주·전남 민주동지회는 1989년 군부 정권이 물러간 후, 이 기념비를 부숴 국립 5·18 민주묘지 묘역 입구에 묻어 사람들이 밟고 지나가도록 했다. 기념비 안내문에는 ‘영령들의 원혼을 달래는 마음으로 이 비석을 짓밟아 달라’고 명시돼있다.  
 
또 여야 정치인들에게는 광주 방문의 통과의례와 같이 ‘전두환 비석을 밟느냐 밟지 않느냐’로 그 정치인의 역사의식을 판단하는 가늠자가 되기도 한다.  
광주 북구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 바닥에 설치된 전두환 전 대통령 민박기념비. 이 비석은 1982년 전 전 대통령이 담양의 한 마을을 방문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졌으며 이를 발견한 5월단체들이 비석을 깨뜨려 옛 망월묘역을 방문하는 참배객이 밟을 수 있도록 땅에 묻어놨다. [뉴스1]

광주 북구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 바닥에 설치된 전두환 전 대통령 민박기념비. 이 비석은 1982년 전 전 대통령이 담양의 한 마을을 방문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졌으며 이를 발견한 5월단체들이 비석을 깨뜨려 옛 망월묘역을 방문하는 참배객이 밟을 수 있도록 땅에 묻어놨다. [뉴스1]

문재인 대통령(당시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016년 4월 8일 오전 김홍걸 광주공동선대위원장과 함께 광주 북구 민족민주열사묘역을 찾아 ‘전두환 비석’을 밟고 묘역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당시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016년 4월 8일 오전 김홍걸 광주공동선대위원장과 함께 광주 북구 민족민주열사묘역을 찾아 ‘전두환 비석’을 밟고 묘역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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