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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가족이민 줄이고 고학력·고숙련자 우대…세계 부러움 살 것”

중앙일보 2019.05.17 06:5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고학력자와 기술자를 우대하는 새로운 이민정책을 발표했다. 이 이민정책에는 영어가 유창하고 교육 수준이 높은데다 일자리 제의를 받은 합법 이민자들을 우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새 정책으로 ‘세계의 부러움을 사게 할 것’이라고 약속했으나, 민주당은 물론 여당인 공화당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와 실제 입법까지 많은 난관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강력한 미국을 위한 이민제도 현대화’를 주제로 연설하며 새 이민정책 계획을 발표했다.
 
새 이민정책은 가족 초청을 우선시하는 현 제도에서 탈피해, 학력과 기술 수준이 높은 사람들에게 우선권을 준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쇄 이민(chain immigration)이라고 비판하는 가족이민을 축소하고, 대신 고숙련 근로자 중심인 취업이민을 확대하는 내용이 골자다. 미 언론에 따르면 영주권 발급 건수는 현재 수준으로 유지되지만 나이와 영어 능력, 취업 제의 여부 등을 토대로 학생과 전문가·기술자들에게 더 많은 영주권이 주어진다. 새 정책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대표적인 ‘반(反)이민’ 정책인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도 포함됐다.
 
이번 방안은 트럼프 대통령 사위이자 백악관 선임고문인 재러드 쿠슈너가 고안·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강경 이민정책을 주도하는 스티븐 밀러 백악관 선임고문과 케빈 해셋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의 조언에 따라 기획됐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의 이민제도는 대부분의 영주권이 낮은 임금을 받는 저숙련자들에게 주어지고 있다”며 “미국 이민법은 천재에 대한 차별이며 재능에 대한 차별”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의 제안은 친(親)미국, 친이민, 친근로자적이고 아주 상식적인 것”이라며 “공정하고 현대적이며 합법적인 이민제도”라고 주장했다. 
 
수십년간 미국 이민법은 가족 단위 이민에 우선권을 부여해왔다. 매년 미국 영주권을 부여받은 사람들 가운데 3분의 2는 미국에 있는 사람들과 가족 관계를 맺고 있는 이들이었다.
 
백악관 관계자들은 전날 언론 브리핑에서 “합법적인 이민자들의 유입을 연 110만명으로 유지하고 가족 단위 이민의 비중을 3분의 1로 줄이며 대신 일자리를 가진 숙련 노동자들의 이민에 우선 순위를 부여할 것”이라면서 “고숙련 노동자들은 배우자와 자녀를 데려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새 이민정책에는 맹점이 있다. 남부 국경으로 유입되는 이민자 수 증가와 같은 문제에 해결책을 제시하진 않았다. ‘드리머(Dreamer·부모를 따라 미성년자 때 미국에 불법 입국한 청년)’ 관련 이슈도 다루지 않았다. 농업 등 특정 계절에 많은 인력을 요하는 산업군이 이민 노동자를 유치하는 데 도움이 되는 조항도 포함돼 있지 않다.
 
이러한 이유 등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새 이민정책은 민주당의 반발을 살 것으로 예상돼 실제 입법까지 많은 난관이 예상된다.  
 
공화당 소속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 법사위원장도 이 계획을 ‘쿠슈너 법안’이라고 지칭하며 “이민의 또 다른 측면을 다루지 않고서는 이것을 통과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새 이민제도 발표는 의회 입법을 거쳐 시행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과 지지층을 결속시키려는 데 목적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날 민주당과 우리는 뚜렷한 대조를 보인다”며 “민주당은 국경 개방, 낮은 임금, 그리고 솔직히는 무법적인 혼란을 제안하고 있다”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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