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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국민 삶의 질 개선 미흡, 재정 더 적극적 역할해야”

중앙일보 2019.05.17 00:04 종합 8면 지면보기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9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경제는 심리라는 말이 있듯이 민간 경제 주체들의 심리가 위축되지 않도록 재정이 경제활력 제고에도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며 ’하루빨리 국회가 정상화돼 추경안을 신속히 논의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낙연 국무총리, 문 대통령,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인영 원내대표.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9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경제는 심리라는 말이 있듯이 민간 경제 주체들의 심리가 위축되지 않도록 재정이 경제활력 제고에도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며 ’하루빨리 국회가 정상화돼 추경안을 신속히 논의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낙연 국무총리, 문 대통령,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인영 원내대표.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아직 국민들께서 전반적으로 삶의 질 개선을 체감하기에는 미흡한 부분이 많다”며 “앞으로 재정이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세종시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저성장과 양극화, 일자리, 저출산·고령화 등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 해결이 매우 시급해 재정의 과감한 역할이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시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 3년 차를 맞아 자영업자와 저소득층의 소득 개선 및 일자리 창출 등에 적극적으로 돈을 풀 전망이다. 국가재정전략회의는 본격적으로 내년도 예산을 편성하기에 앞서 국가재정운용의 방향과 전략을 결정하는 재정 분야 최고위급 의사결정회의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적극’이란 단어를 8번 언급하며 적극적 재정 기조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특히 자영업자와 고용시장 밖에 놓여 있는 저소득층이 겪는 어려움은 참으로 아픈 부분”이라며 “고용 확대와 한국형 실업부조 도입과 같은 고용안전망 강화, 자영업자 대책 등에 재정의 더 적극적인 역할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는 재정수지와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 등 재정건전성 지표가 다소 나빠지더라도 정부 재정지출을 늘리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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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정부 살림이 이를 받쳐줄 형편이 되느냐는 점이다. 우선 최근 경기 둔화로 세입여건이 종전만큼 좋지 않다. 당장 지방소비세율은 올해 15%, 내년에는 21%로 인상된다. 지방소비세는 지방재정을 위해 국세인 부가가치세의 일부를 지방세로 전환한 세금이다. 지방소비세율을 계획대로 높이면 지방재정이 2019년 3조3000억원, 2020년 8조4000억원씩 각각 늘어난다. 그만큼 중앙재정은 줄어드는 것이다. 여기에 각종 사회간접자본(SOC)과 취약계층 복지 확대 등 곳곳에 재정지출 증가요인을 만들어 놨다.
 
씀씀이도 커진다. 2018∼2022년 중기재정 운용계획에 따르면 2022년까지 연평균 중기 재정지출 증가율은 7.3%다. 2017∼2021년 계획 5.8%보다 1.5%포인트나 상향조정됐다. GDP 대비 세금부담을 의미하는 조세부담률은 지난해 19.2%에서 2019년 20.3%로 높아진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이런 단기적 재정수지 악화 가능성에 대해 “우리의 국가재정이 매우 건전한 편이기 때문에 좀 더 긴 호흡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며 “‘혁신적 포용국가’를 위한 예산은 결코 소모성 ‘지출’이 아니라 우리 경제·사회의 구조개선을 위한 ‘선투자’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특히 경제활력 둔화와 재정분권에 따라 내년도 세입여건이 녹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재정이 적극적인 역할을 하면서 중장기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지출 구조조정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공격적인 재정 편성에 대해 반응은 엇갈린다. 한편에서는 세수 여건이 좋고 국채 이자 부담이 적은 상황 등을 고려할 때 무리가 없다고 주장한다. 가계·기업이 위축된 상황에서 정부라도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재정수지 악화를 들어 우려를 표한다. 재정으로 경기 부양을 하는 데 한계가 있는 데다 당장의 경기 부양을 위해 미래 세대 부담을 생각하지 않는 근시안적 발상이란 것이다.
 
전문가들은 소모적인 논쟁을 줄이기 위해 정부가 재정 건전성을 염두에 둔 명확한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옥동석 인천대 무역학과 교수는 “정부가 확고한 ‘재정 준칙’을 세우지 않는다면 재정 정책이 정치적 주장에 휘둘릴 수 있다는 점에서 언제든지 문제가 될 수 있다”며 “관리재정수지 적자를 GDP의 1% 이내로 유지하겠다고 약속하고 지킨 노무현 정부처럼 명확한 원칙을 세우고 지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추경안의 조속한 처리를 요청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추경은 ‘타이밍과 속도’가 매우 중요하다”며 “추경안 처리가 지연될수록 효과가 반감되고 선제적 경기 대응에도 차질을 빚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위문희·김도년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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