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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살해·시신 유기' 친모 구속…법원 "범죄 소명, 도주 우려"

중앙일보 2019.05.16 19:32
재혼한 남편 김모(31)씨와 함께 중학생 딸(13)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살인 및 사체유기)를 받는 친모 유모(39)씨가 16일 두 번째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광주 동부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재혼한 남편 김모(31)씨와 함께 중학생 딸(13)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살인 및 사체유기)를 받는 친모 유모(39)씨가 16일 두 번째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광주 동부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재혼한 남편 김모(31·구속)씨와 공모해 중학생 딸 A양(13)을 살해하고 시신을 저수지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 친모 유모(39)씨가 두 번째 구속영장은 피하지 못했다.  
 

광주지법 박옥희 부장판사, 영장 발부
1차 구속 불발 이후 2주일만 교도소行
국과수 부검 결과 시신서 수면제 검출
경찰, 친모가 약 처방받은 사실 밝혀내

광주지법 영장전담 박옥희 부장판사는 16일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입건된 유씨에 대해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박 부장판사는 "범죄 사실이 추가로 충분히 소명되고,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유씨는 이날 오후 3시 광주지법에서 두 번째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았다. 법원이 지난 2일 유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지 2주 만이다.
 
당시 법원은 "현재 수집된 증거 자료만으로는 유씨가 살인죄의 공동정범으로서 딸의 살해를 공모했거나 범행에 가담했다고 소명하기 부족하고, 살인방조죄의 성립 여부에도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경찰은 지난 13일 검찰에 사전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해 유씨 구인장을 발부받았다.  
 
유씨는 남편 김씨와 공모해 지난달 27일 오후 6시 30분쯤 전남 무안군 농로에 세워둔 승용차 안에서 딸 A양을 살해하고 이튿날 오전 5시 30분쯤 광주 동구 너릿재터널 인근 저수지에 시신을 버린 혐의다.  
 
경찰은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유씨가 범행을 거든 구체적 정황을 추가로 포착했다. 경찰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A양 시신에서 수면제 성분이 검출됐다. 유씨는 범행 이틀 전인 지난달 25일 전남 순천의 한 신경정신과 병원에서 우울증과 수면제 등 두 가지 약을 처방받았다.  
 
유씨는 진료 전 질문지 작성 없이 의사에게 수면제 등 처방서만 받아 약국에서 약을 산 것으로 확인됐다. 병원 대기실에서 유씨가 돌보고 있던 두 살배기 아들이 칭얼거려서다. 이 모습은 병원 폐쇄회로TV(CCTV)에 고스란히 찍혔다.  
 
이렇게 준비한 수면제는 범행 당일인 지난달 27일 유씨가 공중전화로 연락해 불러낸 A양이 승용차에 탄 직후 음료수에 타서 먹인 것으로 조사됐다. 유씨 부부는 "딸이 수면제를 먹고 금방 잠들 줄 알았는데 꾸벅꾸벅 졸기만 해 (김씨가) 목 졸라 살해했다"고 말했다. 당시 차 안에는 A양의 의붓동생이자 유씨 부부의 젖먹이 아들도 있었다.  
 
유씨가 딸의 시신 유기를 도운 추가 정황도 확인됐다. 저수지에서 시신이 떠오른 것을 발견한 유씨는 다시 물속에 가라앉히기 위해 광주에서 그물을 샀다.  

 
앞서 경찰은 지난 7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살인과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된 남편 김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김씨는 경찰에서 "의붓딸이 나를 강간미수 혐의로 경찰에 신고해 복수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아내가 살인 계획부터 시신 유기까지 범행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유씨는 "남편이 무서워서 시키는 대로 했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광역시=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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