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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호텔 방화범, "범행 3일 전 마약 투약해 환청 시달려"

중앙일보 2019.05.16 13:21
지난15일 오전 9시24분께 대구 수성구 만촌동 호텔 인터불고 대구에서 불이 나 출동한 소방당국이 발화지점으로 추정되는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지난15일 오전 9시24분께 대구 수성구 만촌동 호텔 인터불고 대구에서 불이 나 출동한 소방당국이 발화지점으로 추정되는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26명이 다친 대구 인터불고 호텔 화재 방화범은 정신병을 앓고 있는 데다 범행 3일 전에 마약을 투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 수성경찰서는 16일 오전 브리핑에서 “범인을 상대로 소변 간이 검사를 한 결과 마약류 양성반응이 나왔다”며 “범인이 3일 전에 필로폰을 투약해 환청에 시달리다 범행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방화범 A씨(55)는 지난 15일 오전 9시 20분쯤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 호텔 별관에 불을 질렀다. 대구 소방본부는 소방차 50대와 소방관 152명 등을 투입해 신고 40분 만인 이날 오전 10시쯤 진화를 완료했다. 이날 투숙객 등 37명이 구조됐고, 이 중 방화범인 50대 남성이 양손에 2도 화상을 입었다. 26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에 이송됐다.
 
경찰은 현장에서 방화범 A씨를 붙잡았다. A씨는 출동한 경찰에 “내가 방화범을 안다”고 소리쳤다. 경찰은 A씨가 손에 화상이 입었음을 확인하고 목격자 진술을 받기 위해 병원에 데려가던 중 “사실은 내가 불을 냈다”는 진술을 받았다. 
 
지난 15일 오전 9시 20분쯤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호텔에서 불이 났다. 이날 오후 사건을 담당하는 대구 수성경찰서에서 임의제출받은 용의자의 차량 뒷좌석에 인화성물질이 가득 담긴 통이 놓여 있다. [뉴스1]

지난 15일 오전 9시 20분쯤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호텔에서 불이 났다. 이날 오후 사건을 담당하는 대구 수성경찰서에서 임의제출받은 용의자의 차량 뒷좌석에 인화성물질이 가득 담긴 통이 놓여 있다. [뉴스1]

경찰 조사 결과 대구에 거주하는 방화범 A씨는 지난 15일 오전 9시쯤 동대구 IC 인근 주유소에서 2ℓ짜리 휘발유 8통을 샀다. A씨는 인터불고 호텔 주차장에 차를 대고 별관 로비 1층에 휘발유 6통을 뿌리고 라이터로 불을 지폈다. 그 과정에서 손에 불이 붙자 놀라 달아나는 모습이 호텔 내 폐쇄회로TV(CCTV)에 담겼다. 
 
A씨는 경찰에 “‘인터불고 호텔에 가서 불을 지르지 않는다면 네가 죽을 것이다’, ‘너를 감시하고 있다’는 등의 목소리가 들려 어쩔 수 없어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여 년 전부터 정신병을 앓고 있다. 경찰이 확인한 병명은 ‘상세 불명의 비 기질성 정신병’이다. 
A씨는 지난 4월 17일을 마지막으로 올해에만 7번 정신병원에 들렀다. 1~2년 전부터 증세가 악화했지만 강제입원은 되지 않았다. 아내와는 이혼하고 부모와도 왕래가 없어 가족동의를 받을 수 없었고 본인도 원치 않아서다. 
 
경찰은 A씨가 정신병을 앓는 데다 범행 3일 전 필로폰까지 투약해 환청·환각에 시달려 증세가 나빠진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경찰에서 “교도소에서 만났던 친구를 우연히 길에서 만나 필로폰 가루를 받았고, 3일 전에 물에 타서 마셨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에 현주건조물방화치상 혐의에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를 더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다. 안재경 수성경찰서 형사과장은 “범인이 정신병약을 끊어 증세가 악화했는지, 마약을 준 사람은 누구인지 등을 추가로 수사할 예정”이라며 “호텔 측에서 재산 피해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불이 난 만촌동 인터불고 호텔 별관에는 115개의 객실과 실내 수영장, 대 공연장 등 부대시설이 마련돼 있다. 이날 별관에는 25객실에 40여 명이 묵고 있었다.  
 
대구=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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