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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세종청사-수도권 통근버스 운행비 609억원..올해까지 8년간 비용

중앙일보 2019.05.16 05:00
지난 10일 오후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통근 버스 주차장. 퇴근 시간인 오후 6시를 넘기자 정부세종청사 직원들이 이곳으로 몰려왔다. 수도권으로 가는 통근 버스를 타기 위해서다. 이곳에서는 버스 수십 대가 대기하다가 직원을 태우고 서울과 경기지역으로 향했다. 45인승 대형버스인데 일부는 몇 명만 태우고 출발하기도 했다. 
버스를 타고 서울로 향하는 한 50대 정부 부처 직원은 “아이들 교육 문제도 있고, 부모님도 서울에 계신다”며 “평생 서울에 살았는데 세종으로 이사 오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직원은 수년째 통근 버스를 타고 출퇴근한다고 했다.

2012년 정부세종청사 출범이후 운행
올해도 45대에 운행비 76억원 소요
세종시민단체, "세금낭비 요소 있다"
통근자들 "가족 문제 등으로 이주 곤란"


지난 10일 정부세종청사 직원들이 통근버스를 이용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정부세종청사와 수도권 사이에는 모두 45대의 버스가 운행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지난 10일 정부세종청사 직원들이 통근버스를 이용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정부세종청사와 수도권 사이에는 모두 45대의 버스가 운행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정부세종청사에서 수도권을 오가는 통근 버스가 세종시가 출범한 2012년부터 8년째 운행되고 있다. 이를 놓고 “예산 낭비 요소가 있는 데다 세종시 정착을 위해서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행정안전부 정부청사관리본부에 따르면 올해 세종청사에서 수도권 사이에 45대의 통근 버스가 운행되고 있다. 이용자는 869명이며, 이용료는 없다. 
 
이 버스는 세종청사에서 사당·양재·잠실·불광·목동·동대문·신도림역 등 서울 시내 지하철역과 김포공항·구리·인덕원역 등 경기지역으로 향한다. 이용자는 오전 6시 전후로 수도권에서 이 버스를 타고 세종시로 출근한다. 날마다 출퇴근하거나 월요일 오전 출근해 세종에 머문 뒤 금요일에 수도권 집으로 가는 경우도 있다. 
 
지난 10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직원들이 통근버스를 타고 수도권으로 가기위해 인근 주자창으로 가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지난 10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직원들이 통근버스를 타고 수도권으로 가기위해 인근 주자창으로 가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통근 버스 운행 대수는 2013년 88대에서 2014년 67대, 2015년 61대, 2016년 57대, 2017년 52대, 2018년 36대 등으로 점차 줄다가 올해 다시 증가했다. 정부청사관리본부 관계자는 “올해는 행정안전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일부 부처 이전에 따라 버스 운행 대수를 늘렸다"고 설명했다.  
 
이들 통근 버스 운행에 들어가는 예산은 2012년 5억8300만원, 2013년 74억5300만원, 2014년 99억6300만원이었다. 지난해 69억500만원에서 올해 76억1200만원으로 증가했다. 2012년부터 올해까지 총 운행비는 609억 7100만원이다.  
 
세종 시민단체 등은 통근 버스 운행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 김수현 사무처장은 “통근 버스 운행이 행정수도인 세종시 정착에 도움이 안 되고 세금을 낭비한다”며 “통근 버스를 당장 멈추기 어려우면 향후 운행 중단 로드맵이라도 내놔라”고 주장했다. 지역 시민단체는 “세종시에 이주한 중앙부처 공무원에게 아파트 특별분양 혜택까지 주고 있는 상황에서 통근 버스까지 제공한 것은 혜택을 너무 많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정부세종청사에서 수도권을 오가는 통근 버스 폐지를 요구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게시글에는 "세종시가 인구 30만을 넘으면서 정주 여건도 갖췄는데 통근 버스를 운영한다는 것은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했다.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 김수현 사무처장이 세종청사 통근버스 중단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 김수현 사무처장이 세종청사 통근버스 중단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

 
하지만 통근 버스를 이용하는 한 30대 여성 공무원은 “세종시가 출범한 지 7년이 지났지만 도시 개발이 덜 돼 불편한 점이 많고 주말에 즐길 거리도 많지 않아 아직은 수도권에 머물고 싶다”라고 했다. 정부청사관리본부 관계자는 "올해는 2개 부처가 이전하는 바람에 버스를 증차했지만 해마다 조금씩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며 "하지만 아직 운행 중단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세종=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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