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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취업자 17만명 늘었는데 실업자 124만명 사상 최대

중앙일보 2019.05.16 00:04 종합 4면 지면보기
지난달 실업률과 실업자 수가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됐던 공시생들이 대거 공무원 시험에 응시하면서 실업자가 많이 늘어난 탓이다. 2월과 3월 연속 20만 명을 넘겼던 취업자 수 증가 폭도 다시 10만 명대로 주저앉았다. 인구증감을 고려한 고용률(취업자/15세 이상 인구)도 줄었다. ‘고용의 질’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모습이다.
 
통계청이 15일 발표한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실업률은 4.4%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3%포인트 상승했다. 4월 기준으로 2000년 4월(4.5%) 이후 19년 만에 최고치다. 실업자 수도 124만5000명으로 8만4000명 늘어나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실업률과 실업자 수가 이처럼 늘어난 것은 15~29세 청년층 실업이 급증한 영향이 크다. 청년 실업자는 4만6000명 늘었고 이들의 실업률은 0.8%포인트 증가한 11.5%를 기록했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청년 실업률 상승은 지방직 공무원 원서접수가 4월에 있었던 탓에 응시자 17만9000명이 ‘취업준비생’에서 ‘실업자’로 잡힌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취업준비생들은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인구(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지만, 시험에 응시하게 되면 지난 4주간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한 실업자로 재분류된다.
 
문재인 정부는 2022년까지 총 17만4000명의 공무원을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공무원 채용문이 넓어지면서 청년 실업자로 나타난 공시생들도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고용률도 0.1%포인트 하락한 66.5%를 기록했다. 취업자 수 역시 17만1000명 늘어 25만 명이 증가한 지난달에 비해 증가 폭이 둔화했다. ‘양질의 일자리’가 많은 제조업 부문 취업자는 5만2000명 감소했다. 감소 폭은 줄었지만, 1년1개월 연속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주력 산업에서의 취업자 감소는 경제의 ‘허리’인 30~40대 고용률 하락으로 이어졌다. 30대 고용률은 75.8%로 0.2%포인트, 40대 고용률은 78.2%로 0.8%포인트 하락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도 여전했다. 자영업자 가운데 최저임금 지급 부담이 있는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7만 명 줄어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영세 자영업자로 볼 수 있는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2만8000명 늘었다.
 
취업자가 늘어난 부문은 정부의 공공 단기 일자리 사업 영향이 있었던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2만7000명) 등이었다.
 
정부는 청년층 고용률이 42.9%로 0.9%포인트 올랐다는 점, 근속 기간이 1년 이상인 상용근로자가 32만4000명 늘어난 점을 들어 ‘고용의 질’이 개선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실업률과 고용률 하락, 30~40대 고용률 하락과 제조업 취업자,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감소 등 전반적 지표로 볼 때 고용의 질은 더욱 나빠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7만 명 줄었다는 것은 7조원 정도의 자영업 대출이 부도 위기에 처했다는 것을, 30~40대 남성 취업자가 20만 명가량 줄어든 것은 위기를 겪는 가정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일부 개선된 지표만 보고 고용의 질이 개선됐다고 진단해선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세종=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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