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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트랙 오르자마자 본격화되는 의원수 확대론...손학규도 가세

중앙일보 2019.05.15 11:47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96차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96차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따른 의석수 확대를 공개적으로 들고 나왔다. 유성엽 평화민주당 원내대표에 이어 의원 수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면서 이제 막 궤도에 오른 패스트트랙이 험로를 예고하게 됐다.
손 대표는 15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원 정수를 유지하려고 지역구 수를 줄이는 건 오히려 비례성ㆍ대표성 훼손할 여지 있어 본회의 통과도 어렵게 할 것”이라며 “지역구를 그대로 두고 의원정수를 확대하는 방안을 여야가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ㆍ바른미래당ㆍ민주평화당ㆍ정의당 등 4당은 의석수는 현재와 같은 300석으로 고정시키면서 비례대표를 늘리고 현재 253석인 지역구 의석은 28석을 줄이는 선거제 개편안에 합의했다. 이 안은 지난달 30일 국회 정치개혁특위에서 통과돼 패스트트랙 절차에 올려진 상태다. 이에 대해 손 대표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선택한 차선책이었을 뿐이다. 바른미래당이 선거법 개정안의 패스트트랙 지정에 동의한 것은 그렇게 하지 않으면 선거제 개혁이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무산될 것이라는 위기감, 그 하나 때문”이라며 이에 대한 수정 의지를 거듭 피력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오른쪽)이 14일 오전 국회에서 민주평화당 유성엽 신임 원내대표의 예방을 받고 환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희상 국회의장(오른쪽)이 14일 오전 국회에서 민주평화당 유성엽 신임 원내대표의 예방을 받고 환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유성엽 민주평화당 원내대표도 13일 당선 후 “반쪽짜리 연동형 비례제는 절대 안 된다. 의회비를 동결하더라도 의석수를 늘려야 한다”며 “의원정수를 316~317석으로 확대해 지역구 축소를 최소화하자”고 주장했다. 유 원내대표는 14일 취임 인사차 문희상 국회의장을 예방한 자리에서도 “완전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위해 의원 수 50명을 늘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런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에는 지역구가 7석 감소할 것이 유력한 호남 지역 의원들의 반발 때문이다. 정치권에선 현재 패스트트랙에 올려진 선거제 개편안을 적용하면 광주는 8석 중 2석(25%), 전남은 10석 중 2석(20%), 전북은 10석 중 3석(30%)이 줄어들 것으로 본다. 민주평화당은 소속 의원 전원(14명)이 호남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만큼 ‘의석수 확대’는 사실상 당론처럼 여겨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손 대표가 의석수 확대 요구를 매개로 민주평화당과의 공조를 본격화하려고 사전작업에 들어갔다는 분석도 나온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서 패배한 손 대표로서는 외부 우군과의 연대를 강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앞으로 패스트트랙을 둘러싼 손 대표와 오신환 신임 원내대표의 기 싸움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왼쪽)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자리에 앉고 있다. [오종택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왼쪽)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자리에 앉고 있다. [오종택 기자]

반면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이런 요구에 난감한 분위기다. 특히 지역구 공략이 주목표가 아닌 정의당 측에선 “벌써 의원들의 밥그릇 싸움처럼 보이는 것은 곤란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편 여야 4당이 합의한 연동형 비례제를 반대하며 비례대표 축소를 통한 의석수 10% 감축을 주장하는 자유한국당 측은 원점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문재인 정권 5대 의혹 관련 회의'에 참석해 오신환 바른미래당 신임 원내대표 선출에 대해 "여야 4당이 추진한 선거제와 공수처법 날치기 패스트트랙에 대해 민주평화당과 바른미래당 두 당이 사실상 무효 선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 원내대표는 "김관영 전 원내대표가 사보임까지 강행하면서 무리하게 패스트트랙을 추진한 데 대한 바른미래당 의원들의 심판"이라며 "패스트트랙을 철회하고 처음부터 다시 논의하자. 그래서 국회가 해야 할 일에 빨리 신경 쓰도록 하자"고 말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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