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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망 밖 중증 정신질환자 33만명...전국에 24시간 응급개입팀 만든다

중앙일보 2019.05.15 11:00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 혐의로 구속된 안인득(42). [연합뉴스]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 혐의로 구속된 안인득(42). [연합뉴스]

경남 진주 아파트 방화ㆍ살인사건 피의자 안인득(42)처럼 관리망 바깥에 있는 중증 정신질환자가 33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이들을 관리하기 위해 기초 정신건강복지센터 인력을 확충하고, 긴급 상황이 발생 시 환자를 신속하게 보호ㆍ치료하는 24시간 응급개입팀을 내년까지 전국 광역 시ㆍ도에 꾸릴 계획이다.
 
보건복지부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중증정신질환자 보호ㆍ재활 지원을 위한 우선 조치 방안을 15일 발표했다. 진주 사건을 계기로 마련된 이번 대책은 정신질환자에 의한 사고를 예방하고 지역사회에서 지속적인 치료와 재활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이 담겼다.  
복지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증 정신질환자는 약 50만명(인구의 1% 수준)으로 추산된다. 권준욱 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은 “약 7만7000명은 정신의료기관ㆍ요양시설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고, 지역사회에서 생활하는 중증정신질환자는 42만명이다. 이 중 정신건강복지센터와 정신재활시설에 등록된 환자가 약 9만2000명”이라고 설명했다. 안인득처럼 치료ㆍ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중증 정신질환자가 33만명에 달한다는 얘기다. 권 국장은 “이들이 정부의 이번 대책의 최우선 관리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복지부는 지역사회 통합 정신건강 증진사업의 선진적인 사례로 꼽히는 ‘광주광역시 모델’을 2022년까지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광주에선 마인드 링크라는 10대 청소년들의 정신질환 징후를 일찍 발견하고 일찍 치료를 시작한다. 또 마음건강주치의를 두고 정신과 전문의가 지역 주민에게 전문적인 상담을 해주고, 필요하면 치료로 연계한다. 마을단위로 자살예방협력체계를 구축해서 대응하는 생명지구대 사업을 벌인다. 또 '열린마음 상담센터'를 만들어 임대아파트 등 저소득층 밀집 지역에 정신건강 위기에 대응하며 24시간 응급대응체계를 갖추고 있다. 복지부 권 국장은 "광주 모델은 각계가 지역 정신건강 증진 사업에 협력하고 정신건강복지센터가 중심이 돼 협업하는 것”이라며 “예산 당국과 협의를 마친 상태”라고 밝혔다.  
 
 
부산 조현병 환자 친누나 살해 현장. [사진 부산지방경찰청]

부산 조현병 환자 친누나 살해 현장. [사진 부산지방경찰청]

기초 정신건강복지센터 기능 강화
정부는 정신건강복지센터가 없는 15개 지역에 센터를 설치한다. 10곳은 올해 내 설치하고, 나머지 5곳은 내년까지 설치할 계획이다. 또 센터의 전문인력을 785명(센터 당 평균 4명)을 2022년 이전에 충원한다. 이렇게 되면 현재 센터 직원 1인당 사례 관리 대상자가 60명에서 20~25명으로 줄어든다.  
 
전국 24시간 정신응급상황 대응 체계 마련
현재는 서울ㆍ인천ㆍ광주ㆍ대구ㆍ제주 등 5개 광역지자체에만 있는 24시간 정신응급 대응체계가 있다. 내년 중 전국으로 확대한다. 지역마다 의사와 정신건강 전문요원, 사회복지사 등의 전문 인력으로 응급개입팀을 꾸려 정신질환이 의심되는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면 경찰과 함께 출동해 위기 상태를 평가한다. 또 환자 안정을 유도하고 필요한 경우 응급치료로 연계한다. 응급입원이나 행정입원하는 환자는 국비로 치료비를 지원한다.  
 
발병 초기 환자 등록ㆍ치료 지원  
동네 정신의료기관에서 진단받은 발병 초기 환자를 정신건강복지센터에 등록하고 치료를 지원한다. 저소득층 조현병 환자가 정신건강복지센터에 등록하면 발병 후 5년까지 외래 치료비를 지원한다. 또 올해 하반기부터 퇴원 뒤 치료 중단과 재발 방지를 위해 병원기반 사례관리 시범사업을 시작한다. 입원 치료를 받던 정신질환자가 퇴원하면 병원 사례관리팀이 퇴원 이후 치료계획을 세우고, 퇴원 이후에도 꾸준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챙긴다.
 
이번 대책이 제대로 실행되려면 기초 정신건강복지센터의 역할이 중요하다. 하지만 이번 대책에는 센터 내 요원 숫자를 늘리는 방안만 담겼다. 대다수 센터가 직원을 채용할 때 계약직으로 뽑아 운영하고 처우도 열악하다. 그러다보니 이직률이 높고, 2년 단위로 직원이 바뀌는 경우가 많다. 전문성이 쌓일 새도 없고, 사례관리도 제대로 이뤄지기 힘들다는 지적이 이어졌지만 앞으로도 이러한 문제는 여전히 발생할 수 밖에 없다. 또 조현병의 경우 10대 후반 청소년기~청년기 진입 시기에 많이 발병하고 이때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해야 완치율이 높아진다. 하지만 초기 환자를 발굴해낼 수 있는 방안 역시 이번 대책에선 빠졌다. 여전히 환자 본인이 제발로 병원을 찾거나, 환자가 문제 행동을 일으켜 경찰 신고가 들어가지 않는다면 관리망 바깥에 있게 된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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