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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맨보다 어벤저스 되라' 판교 인사팀 취직 팁 대방출

중앙일보 2019.05.15 05:00 경제 1면 지면보기
 
여름방학 앞두고 취준생 ‘꿈의 직장’ 인턴 모집 활발
취업 준비생에게 ‘꿈의 직장’으로 불리는 주요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인턴을 모집하고 있다. 일을 잘하면 정규직으로 채용되는 ‘채용 연계형’ 인턴이다. 넥슨레드(이하 넥슨ㆍ넥슨의 개발 자회사)ㆍ엔씨소프트ㆍ크래프톤 등 판교 내 주요 게임사는 여름 인턴을 앞두고 채용을 진행 중이다. 엔씨소프트와 크래프톤은 각각 지난 14일과 8일 서류 모집이 마감됐지만, 매년 이맘때쯤 하계 인턴을 또 뽑는다. 두 회사는 하반기엔 신입 공채를 진행한다. 넥슨은 20일까지 인턴 지원이 가능하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3월 초부터 1기 인턴 11명이, 카카오의 콘텐트 자회사인 서울 강남구 소재 카카오엠은 지난달부터 인턴 18명이 정규직 전환을 꿈꾸며 일하고 있다. 채용전환형 인턴은 월 평균 200만원가량을 받는다. 
 
크래프톤 하계 인턴십 공고 [사진 크래프톤]

크래프톤 하계 인턴십 공고 [사진 크래프톤]

 
카카오페이는 연내 2기 인턴을 모집할 계획이다. 카카오엠은 현재 진행중인 인턴이 마무리 되는대로 추후 선발 일정을 검토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지난달 24일부터 위메이드가 정규직 전환이 가능한 테스트 검수(QA) 인턴을, 스마일게이트가 이달 23일까지 직무체험 인턴을 지원받고 있다. 드라마앤컴퍼니(리멤버)ㆍ마이리얼트립ㆍ리디북스 등도 상시 채용 중이다. 중앙일보는 인턴으로 선발돼 일하고 있는 이들에겐 합격 비결을, 각 회사 인사팀엔 어떤 인턴을 찾고 있는지를 물어 정리했다.
 
스마일게이트 직무체험 인턴십 공고 [사진 스마일게이트]

스마일게이트 직무체험 인턴십 공고 [사진 스마일게이트]

 
검증 안 된 공개 채용보다 검증된 인턴 선호
한국외대 영어통번역학과ㆍ산업경영공학과를 졸업한 윤지영(26)씨는 요즘 카카오페이에서 신규 서비스 앱 개발에 한창이다. 윤씨는 지난 1월 열린 카카오페이 채용전환형 개발자 인턴 11명에 뽑혔다. 전공이 개발과 무관했지만, 이중전공 덕에 프로그래밍에 관심이 생겼다. 윤씨는 합격 비결로 “비전공자였지만 인터넷 강의와 외부 교육기관의 코드 리뷰 등 다양한 매체로 기본부터 차근차근 익힌 게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카카오페이에서 지난 3월 4일부터 근무 중인 11명의 채용전환형 인턴. 8월 말까지 활동한 뒤 별도 평가를 거쳐 정규직 전환 여부가 결정된다. [사진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에서 지난 3월 4일부터 근무 중인 11명의 채용전환형 인턴. 8월 말까지 활동한 뒤 별도 평가를 거쳐 정규직 전환 여부가 결정된다. [사진 카카오페이]

 
ITㆍ스타트업계가 인턴 채용에 공을 들이는 것은 만성적인 개발자 부족에 시달리는 업계 사정상 인턴 제도만큼 회사가 지원자의, 또 지원자가 회사의 진짜 실력을 볼 좋은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몇 주 내지는 몇 달간의 인턴 활동을 지켜보며 ‘우리 회사와 잘 맞는다’ 싶으면 채용하는 게 이들 방식이다. 실제로도 이들 회사엔 공채보다 인턴 출신 개발자ㆍ디자이너들이 월등히 많다.
 
네이버ㆍ카카오는 수시 채용으로 언제든 인재를 영입한다. 네이버는 2015년부터 아예 공채가 없다. 카카오도 작년과 재작년 신입 개발자 공채만 두 번 진행했다. 대부분은 채용 공고를 띄울 때면 선발 인원을 00명으로 적는다. 마음에 드는 인재가 있다면 언제든 선발 인원이 늘어난다는 뜻이다.
 
'카카오 인재 영입' 홈페이지 [사진 카카오 홈페이지 캡쳐]

'카카오 인재 영입' 홈페이지 [사진 카카오 홈페이지 캡쳐]

 
학력ㆍ경력 말고 실력이면 된다
주요 IT 기업 채용의 공통점은 서류에 학력ㆍ경력을 쓰지 않아도 되거나, 써도 “학력ㆍ경력으로 제한을 두지 않는다(크래프톤)”는 점이다. 카카오페이는 올해 인턴 채용때 필수 자기소개 항목을 1개만 제시했다. 그 항목에 본인이 쓰고 싶은 내용만 골라담으면 된다. 카카오페이는 “경력이나 학력보다는 본인이 경험한 프로젝트나 기술셋(어떤 기술을 사용했는지)을 상세히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크래프톤 측은 “게임을 만들어본 경험조차 필수가 아니다. 게임 산업과 직무에 대한 지식과 관심, 게임을 해본 사용자 관점과 개발자 관점의 균형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딩테스트ㆍ포트폴리오가 중요
카카오페이와 넥슨, 크래프톤 등 대부분의 기술직은 서류 접수 후 ‘코딩 테스트’가 기다리고 있다. 지원자의 알고리즘 문제 해결 능력을 보기 위해서다. 개발자 직군에게는 이 코딩 테스트 점수가 합ㆍ불을 가르는 열쇠일만큼 중요한 기초 역량이다. 넥슨은 “처음 테스트를 접한다면 실력 발휘가 어려운 만큼 예제를 풀어보길 추천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24일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NDC)에서 윤석주 넥슨코리아 프로그래머가 추천한 바에 따르면, 온라인 코딩테스트를 미리 해볼만한 곳은 국내 사이트 중 NYPC 공개 문제, 카카오 공채 코딩 테스트, 백준 온라인 저지가 있다. 해외 사이트 중에선 코딜리티(Codility), 리트코드(LeetCode)해커랭크(HackerRank) 정도다.
 
포트폴리오의 경우,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디어가 곧 돈이 되는 IT업계에서 직원의 개성은 회사의 능력이기 때문이다. 한 예로 카카오엠의 입사지원서는 영상ㆍ기획서ㆍ작품ㆍ포트폴리오 등 모든 형태가 가능한 ‘자유 형식’이다. 
 
크래프톤은 “지원서를 쓸 때 본인 강점을 드러내는 포트폴리오를 첨부하면 도움이 된다”며 “분량보다 강점에 초점을 맞춰 핵심만 간단명료하게 작성하라”고 조언했다. “예컨대 프로그래밍 직군의 경우, 본인이 수행했던 과제나 프로젝트의 코드를 정리하고, 핵심과 강조하고 싶은 내용을 주석으로 표시하는 식”이라고 덧붙였다.
 
넥슨은 “읽을 면접관 입장을 고려해서 포트폴리오를 만들라”고 조언했다. 많은 포트폴리오가 본인이 작업한 부분을 알기 어렵게 적혀 있고, 코드 파일만 있거나 회사 보안 정책상 실행하기 힘든 ‘exe’ 파일 등으로 온다는 것이다. 또 “시연 가능한 프로젝트는 유튜브 링크 등 동영상을 준비하면 좋다”고도 조언했다.
 
IT에도 인문계 설 자리 있다
카카오엠에서 디지털 콘텐트 기획 인턴으로 근무 중인 김소연(26)씨는 ‘뼛속까지 문과’다. 이화여대 영문학 학사와 융합콘텐트학과 디지털스토리텔링 석사를 졸업했다. 그는 “학생 때 배웠던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디지털로 만들고 싶어서, 또 실제로 내가 콘텐트 기획에 잘 맞을지 궁금해서” 인턴에 지원했다.
 
김 씨는 지원자들을 위해 “좋은 이야기인지 판별할 때 문학 전공이 도움이 됐고, 영상화할만한 지식재산권(IP)을 찾을 때 웹툰ㆍ웹 소설을 계속 봐온 게 자산이 됐다. 또 평소 게임을 열심히 한 게 영상에 어떤 인터랙티브 요소를 넣을지 고민할 때 도움이 됐다”고 조언했다. 다양한 형식의 이야기를 소비해보라는 것이다. 김 씨는 자신이 풀었던 실무 면접에 나왔던 사전과제 기출 문제를 중앙일보에 공개했다.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판교 인사팀의 ‘꿀팁’ 대방출
채용 담당자들이 공통으로 강조한 것은 ‘직무에 대한 이해’였다. 김성은 카카오엠 P&C팀장은 “본인이 지원한 업무 적합성을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스펙ㆍ커리어 나열보다는 본인이 보유한 역량과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개성있게 표현하라”고 전했다. 손애리 엔씨소프트 채용실장은 “가장 중요한 점은 분야별로 기대되는 요건에 지원자가 얼마나 부합하는 사람인가”라며 “지원 분야의 필수 및 우대 조건을 잘 살펴보라”고 전했다.
 
전주병 크래프톤 HR팀장은 “지원하려는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 하고 싶은 직무가 무엇인지, 그리고 직무를 잘 수행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했는지 보여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성국 넥슨레드 인사팀장은 “넥슨레드의 인턴이 되고 싶은 이유가 단순히 게임을 좋아해서만은 아니어야 한다”며 “자신의 직무에 집요하게 파고들며 발전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인턴십에 도전하라”고 전했다.
 
카카오페이 채용팀 이예슬 담당자는 “역량 있고 열정 있는 젊은 개발자들과 함께 성장하기 위한 인턴십인 만큼, 기술에 대한 성장 욕구와 학습 능력을 보여달라”고 전했다. 또 “일상에서 느꼈던 불편함을 기술을 통해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하고 도전했던 경험, 학업이나 기술 분야에서 ‘덕후’처럼 파고들었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좋은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 씨는 지원 동기에서 본인의 관심사를 강조하는 것, 원활한 소통 능력으로 협업했던 사례를 소개하는 것도 평가에 좋은 영향을 준다고 밝혔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김정민 기자 kim.jungmin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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