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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 싸게 판다는데 정부 왜 막나"···쇼킹 보조금 경고 역풍

중앙일보 2019.05.15 05:00 경제 4면 지면보기
LG전자의 최신 5G 스마트폰 V50 씽큐가 출시 첫날 '-10만원 폰'이 됐다는 중앙일보 보도<2019년 5월13일 2면>가 나가자 방송통신위원회는 13일 이동통신 3사 유통 담당 임원을 불러 강력 경고했다. 불법 보조금을 지급하면 과징금을 부과하겠다는 으름장도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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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단말기 불법보조금 또 기승
방통위, 이통3사에 과징금 경고
시장선 “담합 막는게 단통법 취지
정부, 유통구조 근본 개선책 내야”

그러자 소비자 사이트와 정보통신(IT) 전문가들 사이에 "휴대폰을 싸게 파는 걸 정부가 나서서 막을 일이냐"는 논쟁이 일고 있다. 논쟁은 지원금 한도를 정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의 실효성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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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전문가 "휴대폰 지원금으로 피해보는 사람 없어"
지원금 규제의 적정성 논란은 크게 '원칙'과 '실효성' 두 측면에서 불거진다. 원칙과 관련해선 "시장경제를 택한 이상 제품 값을 얼마를 받을 지는 기업이 결정할 일"이라는 주장이 잇따른다. "가계통신비가 높다며 이통사를 압박해온 정부가 월 통신요금에 기기값이 포함돼 있어서 부담이 더 크다는 사실은 모른체 하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들이 휴대폰 구입에 더 많은 돈을 내도록 일하는 방통위는 누구를 위한 조직이냐"는 비난도 댓글에 등장했다.
 
IT전문가인 구태언 테크앤로 변호사는 "정부의 시장 감시는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막을 때 효과가 큰 것"이라며 "휴대폰 지원금의 경우 규모에 따라 수혜자와 더 큰 수혜자가 생기는 문제지, 피해자가 나오지는 않는다는 데서 소비자 불만이 생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새 단말기 나올 때마다 불법 지원금 논란 되풀이   
V50

V50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그치지 않는다. 신형 단말기가 나올 때마다 파격적인 불법 지원금이 등장해 가입자 유치전을 벌이는 일이 끊임없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스마트폰 세대를 분석한 저서 '포노 사피엔스'를 쓴 최재붕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요금제에 단말기를 끼워 파는 판매 방식이 지원금 제도를 낳았고, 이 제도가 다시 당국에 규제 칼자루를 쥐어주는 방식으로 작동하면서 잡음이 그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실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통위는 보조금이 차등 지급돼 상대적으로 비싼 값에 단말기를 구입하는 소위 '호갱(호구+고객)'이 문제가 되자 2014년 단통법을 도입했다. 단말기 대당 33만원 이상 지원금을 주지 못하는 조항이 이때 만들어졌다. 그러자 스마트폰을 싸게 구입할 길이 막혔고 시장에선 "온 국민을 호갱으로 만드는 법"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에 정부는 2017년 9월30일 단통법의 지원금 상한 조항을 없앴다. 대신 이통사가 33만원을 넘더라도 미리 지원금액(공시지원금)을 밝히고 이를 준수하도록 했다.
 
그러나 신형 단말기가 나올 때마다 공시지원금을 넘는 불법 보조금은 되풀이 됐다. 소비자 사이트에는 "돈을 줘가면서 단말기를 파는 건 월 10만원 안팎인 요금제를 최소 24개월간 쓰게 하면서 이통사가 수백만원을 다시 받아가기 때문"이라며 "정부는 언론에서 지적이 나오면 세금 걷듯이 과징금을 부과하는 일만 반복하고, 유통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정책은 내놓은 적이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통사 경쟁 심해 지원금 늘린 건 소비자에 혜택" 
이에 대해 방통위 김용일 단말기유통조사담당관은 “공시지원금은 소비자에 미리 약속하는 금액이고, 단속은 이 액수를 초과해 불법적으로 시장을 교란할 때 나서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이어 "통신사가 지원금 규모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지키고, 소비자는 이 정보를 바탕으로 이통사를 선택하자는게 현 제도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구 변호사는 “단통법은 과점 업체인 이통3사가 담합을 못하도록 막자는 취지가 더 큰 법"이라며 "치열하게 경쟁하느라 지원금을 늘리면 소비자 혜택이 커져 단통법 취지에 오히려 부합한다는 측면에서 소비자 반발이 나온다"고 말했다.
 박태희 기자 adonis5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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