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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문제 유출’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징역 7년 구형 “증거 너무나 많다”

중앙일보 2019.05.14 20:01
시험문제 유출 혐의를 받는 전 숙명여고 교무부장 A씨가 지난달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업무방해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시험문제 유출 혐의를 받는 전 숙명여고 교무부장 A씨가 지난달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업무방해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자신의 자녀들에게 시험 답안을 유출한 혐의로 기소된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이 “양심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지 않았다”며 “시험 답안을 유출한 사실이 없다”고 거듭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은 징역 7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4단독 이기홍 판사 심리로 열린 A씨의 업무방해 결심 공판에서 “죄질이 불량하고 개전의 정이 없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숙명여고 교무부장으로 근무하던 A씨는 2017년 1학년 1학기 기말고사부터 지난해 2학년 1학기 기말고사까지 5회에 걸쳐 교내 정기고사 답안을 같은 학교 학생인 쌍둥이 딸들에게 알려 학교의 성적평가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쌍둥이 중 언니는 1학년 1학기에 전체 석차가 100등 밖이었다가 2학기에 5등, 2학년 1학기에 인문계 1등으로 올라섰고, 동생 역시 1학년 1학기 전체 50등 밖이었다가 2학기에 2등, 2학년 1학기에 자연계 1등이 된 것으로 수사 기관은 파악했다.

 
A씨와 두 딸은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부정 시험 의혹을 전면 부인해 왔다.
 
검찰이 A씨에게 “피고인이 딸이 치르는 정기고사 문제를 결재하는 교무부장 업무를 피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묻자 A씨는 “기존에도 교내 유사사례가 있었고 이의가 있거나 하지 않았다”면서 “한 과목을 결재하는 데 보통 1분 정도가 걸리고 전 학년 모든 과목을 검토해 답안을 기억했다가 알려주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결재 과정에서 문제와 답안을 봤지만, 양심에 대한 부분이고 교무부장뿐 아니라 학교에 있는 모든 선생님이 가지는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교감 선생님에게 학교에 자녀들이 입학하는데 결재업무를 해도 되는지 미리 승낙도 받았다”고 했다.
서울 수서경찰서가 공개한 숙명여고 쌍둥이 문제유출 사건의 압수품인 2학년 1학기 기말고사 '전 과목 정답' 메모. 이 메모는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자택에서 발견됐다. 2018.11.12 [수서경찰서 제공]

서울 수서경찰서가 공개한 숙명여고 쌍둥이 문제유출 사건의 압수품인 2학년 1학기 기말고사 '전 과목 정답' 메모. 이 메모는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자택에서 발견됐다. 2018.11.12 [수서경찰서 제공]

 
쌍둥이 딸이 시험지에 객관식 답안을 적어놓은 이유에 대해서는 “두 아이의 차이가 있다”며 “큰딸은 불러주는 답안을 채점하기 위해 적은 것이며, 작은딸은 정답의 분포를 본다고 적은 것”이라 설명했다.
 
검찰이 또 “쌍둥이 딸이 1학년 2학기로 가면서 1학기에 비해 약 3개월 만에 성적이 비약적으로 상승했는데 가능한가”라며 의문을 제기하자 A씨는 “1학년 1학기에 잘한 학생이 떨어져 나가고 새로운 세력들이 2학기에 상위권을 차지하는 데이터를 본 적이 있다”고 답변했다.
 
검찰은 “너무나 많은 증거, 판례에 따라서 피고인이 유출한 답안에 두 딸이 시험을 보았다”면서 징역 7년을 구형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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