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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잼버리 유치" 전북지사 발언 1·2심 유무죄 판단 달랐다

중앙일보 2019.05.14 18:26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무죄를 받은 송하진 전북지사가 14일 오후 전북 전주시 덕진동 광주고법 전주재판부에서 열린 항소심에서 벌금 70만원의 유죄를 선고받은 직후 법정 앞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전주=김준희 기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무죄를 받은 송하진 전북지사가 14일 오후 전북 전주시 덕진동 광주고법 전주재판부에서 열린 항소심에서 벌금 70만원의 유죄를 선고받은 직후 법정 앞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전주=김준희 기자

"새만금 세계잼버리 유치를 성공시켰다"는 전북지사의 같은 발언을 두고 1심과 2심 법원의 해석은 정반대였다.        

광주고법, 선거법 위반 벌금 70만원 선고
"업적 홍보 아니다" 1심 파기…직위 유지
송하진 "판결 상관없이 잼버리 성공 노력"


전북도민에게 보낸 설 명절 인사 문자에 잼버리 유치 업적을 홍보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받은 송하진(67) 전북도지사가 항소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다만 당선 무효형(벌금 100만원 이상)이 아닌 벌금 70만원이 선고돼 지사직은 유지하게 됐다. 법원은 1심과 달리 "송 지사가 잼버리 유치 업적 홍보로 선거에 영향을 미칠 의도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형사1부(부장 황진구)는 14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송 지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벌금 7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더불어민주당 경선과 도지사 선거일을 수개월 앞두고 유권자 다수에게 명절 인사 문자를 보내 자신에게 긍정적 평가가 각인되길 희망했다"고 밝혔다.  

 
송 지사는 6·13 지방선거를 앞둔 지난해 2월 15일 업적 홍보 동영상 링크가 담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40만통가량을 도민에게 발송한 혐의로 기소됐으나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송 지사는 해당 동영상에서 설 명절 인사와 함께 "2년이 넘는 노력 끝에 2023 새만금 세계잼버리 유치도 성공시켰다. 이제 이를 계기로 전북 대도약의 시대를 만들자"고 말했다.

 
검찰은 잼버리 유치 성공에 대한 언급을 업적 홍보로 판단하고 공직선거법 86조 1항을 적용해 송 지사를 재판에 넘겼다. 해당 조항은 공직자는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의 업적을 홍보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당시 송 지사는 예비후보로 등록하지 않은 공직자 신분이었다.

 
앞서 1심을 맡은 전주지법 형사1부(부장 박정제)는 "업적 홍보라고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항소하면서 86조 1항 외에 예비적 공소사실도 추가했다. 송 지사가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선거일 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는 홍보물을 발행·배부 또는 방송할 수 없다'는 선거법 86조 5항을 위반했다고 봤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날 "86조 1항을 어겨 유죄인 상황에서 예비적 공소사실을 별도로 다루지 않겠다"고 했다. 검찰은 벌금 150만원을 구형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무죄를 받은 송하진 전북지사가 14일 오후 전북 전주시 덕진동 광주고법 전주재판부에서 열린 항소심에서 벌금 70만원의 유죄를 선고받은 직후 법정 앞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전주=김준희 기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무죄를 받은 송하진 전북지사가 14일 오후 전북 전주시 덕진동 광주고법 전주재판부에서 열린 항소심에서 벌금 70만원의 유죄를 선고받은 직후 법정 앞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전주=김준희 기자

항소심 재판부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와 한국GM 군산공장의 잇따른 폐쇄가 송 지사에게 부정적 평가를 줄 수 있는 사건이었다는 점 등을 들었다. 또 새만금 잼버리가 당시 시점에서 5년 뒤인 2023년 열리는데도 다수 언론 인터뷰와 4월 출마 기자 회견에서 반복해서 본인 성과로 내세웠다는 것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선거의 공정성을 해쳐 죄질이 가볍지 않다"며 "다만 처벌 전력이 없고, 실제 동영상을 시청한 사람은 7000여 명에 불과해 선거에 미친 영향이 크지 않은 점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송 지사는 선고 직후 취재진과 만나 "군산 사태가 연달아 일어났을 때 주변에서 '(명절 인사를 통해) 도민들을 안심시키는 게 좋겠다'는 판단에 따라 그렇게 했다. 그 진심은 지금도 가지고 있다"며 "변호사와 상의해 이 문제(대법원 상고 여부)에 대해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전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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