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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보는 즉시 등 돌리라"는 유시민, 野 "지역감정 선동하나"

중앙일보 2019.05.14 17:06
“황교안 대표가 혹시나 오시면 이렇게 해주시면 좋겠어요. 첫째 절대 눈을 마주치지않는다. 둘째 절대 말을 붙이지 않는다. 셋째 절대 악수를 하지 않는다. 가장 좋은 방법은 황 대표가 나타날 때 즉시 뒤로 돌아서는 겁니다.”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이 12일 광주 5ㆍ18민주광장에서 열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모 문화제 토크콘서트’에서 한 말이다. 의자에서 일어나 뒤로 돌아서며 직접 시범도 보였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12일 광주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 서거 10주기 시민문화제’에 참석해 발언 중인 모습. [유튜브 캡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12일 광주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 서거 10주기 시민문화제’에 참석해 발언 중인 모습. [유튜브 캡처]

 
이어 사회자가 “광주시민들이 유 이사장의 행동지침을 따를 것이라 믿는다”고 외치자 참석자들은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유 이사장이 이날 ‘3불(不) 행동요령’을 홍보한 건 “한국당이 ‘5ㆍ18 망언’ 의원들에 대한 징계를 유야무야 깔아뭉개고 있다. 황 대표가 5ㆍ18 기념식에 오는 건 얻어맞으려고 오는 것이고, 이 모든 작태는 인구가 많은 영남의 지역감정을 다시 한번 조장하려는 의도”라는 이유에서 였다고 했다.
 
그는 “1987년 대선에서 노태우 후보가 광주 유세 당시 (시민들이) 돌 던지고 신문지에 불 지르는 난동이 있었다. 그리곤 노 후보는 대구로 가서 ‘광주에서 얻어맞고 왔다’며 지역감정을 엄청나게 부추겼다”는 사례도 들었다.
 
유 이사장은 자신의 ‘3불’ 제안이 “국민통합의 좋은 길”이라고 주장했지만, 야권에선 “유 이사장 본인이 오히려 지역감정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당사자인 황교안 대표는 13일 관련 질문을 받고 “(유 이사장 발언은) 광주 시민을 모독하는 말씀이다. 광주 시민들은 소중한 분들이고 잘 판단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광주는 얻어맞으러 가는 곳이란 말이냐”며 발끈했다.
 
바른미래당도 김정화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유 이사장은 이제 지역 갈등의 첨병으로 전락한 것인가. 가해자도 용서할 수 있는 광주 정신에 감히 행동지침을 내릴 수 없다. 분열을 선동하며 세치의 혀로 편하게 먹고사는 사람. 선동ㆍ선전ㆍ위선의 화신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전문가들도 우려를 표시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유 이사장은 32년 전 노태우 사례까지 끌고 와 연설했다. 결국 현재의 한국당과 과거 군부를 연결시켜 시민들의 분노를 일으키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현출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과거에 지역 대결 구도가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노무현 등 많은 정치인의 노력과 시민 의식 성숙으로 어느 정도 완화돼 가고 있다. 그런데 다시 이런 식으로 갈등 구도를 만드는 건, 단순히 물병을 던지는 행위보다 더한 정치적 비극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하고 말고는 제 마음…하게 되면 욕하시라”=유 이사장은 14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자신의 정계 복귀설과 관련 “그런 의심은 당연한데, 제가 증명할 필요가 있나. 정치 하고 말고는 제 마음이다. 나중에 제가 하게 되면 욕하시라”고 말했다. 앞서 여러 차례 정치 복귀는 없다고 단언해오던 유 이사장이 다시 복귀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그는 “저도 거짓말한다. 그렇게 하는 것(은퇴했다 복귀)도 나쁜 일은 아니라고 본다”고도 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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