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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식량지원 잰걸음 나선 정부 “5~9월이 지원 적기”

중앙일보 2019.05.14 16:06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데이빗 비즐리(David Beasley)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을 접견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2019.05.13/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데이빗 비즐리(David Beasley)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을 접견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2019.05.13/뉴스1

정부가 북한의 최근 무력 시위와 별개로 인도적 대북 식량지원을 위해 채비에 나서고 있다.  
 

민화협, 북민협, 종교단체 등도 식량지원 재개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14일 오후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대북 식량지원 관련 각계각층 의견수렴 간담회’를 열고 북한의 식량부족 상황과 향후 민·관의 대응 방향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간담회에는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와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북민협), 국내 7대 종단 연합체인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등 대표적인 남북교류·대북지원 민간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 김 장관이 데이비드 비즐리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을 만나 북한의 식량 상황을 청취한 데 이어 이어 대북 지원 집행부처인 통일부가 곧바로 대북지원 민간단체 인사들을 만난 셈이다. 김 장관은 15일엔 통일부 인도협력분과 정책자문위원들과 오찬 간담회를 갖는다.
 
김연철(사진 왼쪽) 통일부장관과 강경화 외교부장관이 13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데이빗 비즐리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을 차례로 면담하고 있다. 유엔 산하기구인 세계식량계획 비즐리 사무총장은 이날 외교·통일장관을 잇따라 만나 전세계 인도적 위기에 대한 공동대응 방안과 대북 식량 지원문제 등을 논의한다. 2019.5.13/뉴스1

김연철(사진 왼쪽) 통일부장관과 강경화 외교부장관이 13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데이빗 비즐리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을 차례로 면담하고 있다. 유엔 산하기구인 세계식량계획 비즐리 사무총장은 이날 외교·통일장관을 잇따라 만나 전세계 인도적 위기에 대한 공동대응 방안과 대북 식량 지원문제 등을 논의한다. 2019.5.13/뉴스1

정부가 인도적 대북 식량 지원을 위한 분위기 조성에 적극 나서는 것은 지원의 시급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언제까지 식량을 제공해야 한다는 기준점이 있느냐’는 질문에 “WFP의 북한 식량안보 평가보고서가 5∼9월을 지원이 필요한 시기라고 적시하고 있다”며 “그런 평가를 토대로 (정부에서도) 5∼9월로 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WFP는 최근 북한 식량안보 평가보고서에서 “적절하고 긴급한 인도적 행동이 취해지지 않으면 춘궁기(lean season)인 5∼9월에 상황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대북 식량지원을 서두르는 또 다른 이유는 남북관계 복원과 비핵화 협상 동력 마련을 위한 측면이 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외교라인을 통해 미국과도 교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북한이 어떤 식으로 호응할지에 대해선 고심하는 분위기다. 북한은 12일 대남 선전매체 ‘메아리’를 통해 정부의 대북 식량지원 움직임에 대해 “공허한 말치레와 생색내기”라고 깍아내렸다. 북한은 이날 오후엔 외무성 담화를 통해 미국이 지난 9일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호를 대북 제재 위반 혐의로 억류한 데 대해 “불법무도한 강탈행위”라고 비난했다.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으로 ‘외무성 대변인 담화’라는 높은 수위로 대미 비난에 나섰다. 북한이 화물선 억류를 빌미로 또 군사 도발 등 대결 기조로 나올 경우 정부 차원의 식량 지원 타이밍은 점점 시기를 놓칠 거란 관측이 나온다.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이하 민화협) 대표상임의장과 이기범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 회장, 정인성 7대 종단 한국종교인평화회의 남북교류위원장 등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대강당에서 인도적 대북 식량 지원을 위한 종교ㆍ민간단체 합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2019.5.14/뉴스1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이하 민화협) 대표상임의장과 이기범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 회장, 정인성 7대 종단 한국종교인평화회의 남북교류위원장 등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대강당에서 인도적 대북 식량 지원을 위한 종교ㆍ민간단체 합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2019.5.14/뉴스1

이날 김 장관을 만난 민화협, 북민협 관계자들은 정부가 더디면 민간 차원에서라도 식량지원이 원만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물자 반출과 방북에 적극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홍걸 민화협 상임대표의장은 “정부가 식량지원조차 주저한다면 북한으로선 자신들을 고사시키고 백기투항을 받아내려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고 비핵화 협상도 더 어렵게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기범 북민협 회장도 “WFP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북한 영유아 5명 중 1명은 만성적인 영양실조로 발육 부진이 우려된다”며 “식량 부족은 갈수록 악화할 걸로 보여 민간단체라도 즉각적인 식량지원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대북 제재로 밀가루와 옥수수만 제한적으로 지원됐는데 앞으로 쌀 지원이 가능해지면 북한 취약계층의 영양 상태가 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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