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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장 동영상, 나 아니다" 이말에 김학의 성범죄 혐의 빠졌다

중앙일보 2019.05.14 11:33
김학의(63)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접대·성폭력'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김 전 차관에 대해 뇌물 혐의로 13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사건의 핵심 의혹인 '성범죄' 관련 부분은 구속영장에 빠졌다. 
 

'별장 동영상' 남녀…둘 다 "내가 아니다"

건설업자 윤중천씨 등에게서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은 정황과 성범죄 의혹을 받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12일 송파구 서울동부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건설업자 윤중천씨 등에게서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은 정황과 성범죄 의혹을 받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12일 송파구 서울동부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김 전 차관의 구속영장에 성범죄 관련 의혹이 빠진 주된 이유는 이른바 '별장 동영상' 속 남녀가 모두 "내가 아니다"라고 부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해당 동영상에 나오는 여성이 자신이라고 주장한 이모씨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 "내가 아닌 것 같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검찰에 따르면 별장 동영상에 등장하는 여성의 머리카락 길이는 비교적 짧은 모습이다. 이씨는 "생일 무렵인 1월쯤 머리를 짧게 잘랐다"며 동영상의 촬영 시기를 2008년 1~2월 무렵이라고 진술했다고 한다. 하지만 검찰이 원본과 가까운 동영상을 입수해 촬영 시기를 2007년 12월가량으로 특정하자 이씨는 "내가 아닌 것 같다"며 진술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2013년 검찰의 1차 수사에서 건설업자 윤중천(58)씨와 김 전 차관에게 성폭력 및 상습 강요, 폭행 등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수사팀은 ▶이씨가 윤씨로부터 명품 숍 개업과 서울 역삼동의 전세보증금 등 경제적 지원을 받았고 ▶이와 관련해 윤씨가 이씨를 횡령 건으로 경찰에 고소했을 당시 경찰에 성폭행이나 폭행, 성접대 강요 등의 진술을 전혀 하지 않았던 점 등을 들어 이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봤다. 이를 근거로 김 전 차관의 성범죄 관련 의혹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이씨는 이듬해 "별장 동영상에 등장하는 여성이 '나'"라고 주장하며 다시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하지만 검찰은 이번에도 동영상에 등장하는 여성의 얼굴이 나오지 않고 이씨의 진술 신빙성이 낮다는 점 등을 들어 해당 여성의 신원을 특정할 수 없다고 보고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김 전 차관 역시 최근 검찰 조사에서 동영상 속 남성은 자신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김 전 차관은 윤중천을 모르기 때문에 별장에 간 적이 없고, 당연히 별장 동영상에 나오는 남성도 자신이 아니다는 취지로 혐의 일체를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학의 사건'의 발단이 된 별장 동영상에 등장한 것으로 지목된 두 사람이 모두 "내가 아니다"라고 부인하면서 김 전 차관에 대한 성범죄 관련 의혹을 밝히기 힘들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성폭력' 빠지고 '성접대'는 포함…檢 "성범죄 계속 수사"

건설업자 윤중천씨 등에게서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은 정황과 성범죄 의혹을 받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12일 송파구 서울동부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건설업자 윤중천씨 등에게서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은 정황과 성범죄 의혹을 받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12일 송파구 서울동부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김 전 차관의 구속영장엔 성범죄 관련 혐의는 빠진 대신 윤씨로부터 성접대를 받은 혐의는 포함됐다. 영장엔 김 전 차관이 2006~2008년 사이 윤씨가 동원한 여성들과 강원 원주의 별장, 서울 강남의 오피스텔 등에서 성관계를 가진 사실 등이 기재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를 일종의 뇌물로 판단했다.
 
검찰은 김 전 차관의 특수강간 등 성범죄 관련 의혹에 대해선 추가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피해 주장 여성들이 "윤씨의 강압으로 성관계를 맺었고, 이를 김 전 차관도 알고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했지만 입증이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지금 상태에선 김 전 차관의 성범죄 혐의 입증을 자신할 순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기정·편광현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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