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단독]승리 오늘 운명의 날···구속 가를 핵심은 '포주'의 계좌

중앙일보 2019.05.14 08:49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가 지난 3월 14일 서울지방경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되고 있다. 최정동 기자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가 지난 3월 14일 서울지방경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되고 있다. 최정동 기자

가수 승리(29‧본명 이승현)의 구속 여부가 14일 밤 결정될 예정이다. 승리는 외국인 투자자 일행에게 성매매를 알선하고 클럽 버닝썬 자금을 횡령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그의 동업자로 알려진 유리홀딩스 전 대표 유인석씨에 대해서도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돈'으로 입증하겠다는 경찰…통장내역이 핵심 증거
경찰이 구속영장 신청서에 범죄사실로 기재한 내역에 대해 승리가 알고 있었느냐에 따라 구속 여부가 갈릴 전망이다. 승리가 성매매 알선과 횡령 혐의 모두 “전혀 알지 못 했다”고 부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승리의 주장이 법원서 받아들여지면 범죄 혐의와의 관여도 역시 인정되지 않는다. 경찰은 승리의 진술을 뒤집을 핵심 증거를 혐의와 관련해 돈이 오간 계좌내역으로 보고 있다. 승리에게 성매매 여성을 알선했다고 지목한 이른바 ‘포주’의 계좌내역을 최근 확보한 경찰은 성매매 혐의를 추가로 적용했다.
 
승리와 유씨의 구속영장실질심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에 서울중앙지법 신종열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다. 경찰은 지난 8일 성매매알선‧성매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가법)상 횡령, 식품위생법 위반 등의 혐의로 승리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검찰은 9일 경찰이 신청한 영장을 수정하지 않고 법원에 청구했다고 한다.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첨예한 상황을 의식해서다.
 
송금한 사람 'OO승리'…경찰 "계좌 면밀 조사"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승리가 자주 출입한 유흥업소 관계자가 성매매 여성을 관리하는 포주에게 2016년 1월쯤 200만원을 이체한 내역을 확보했다. 보내는 사람 명의는 ‘OO승리’로 돼 있었다고 한다. ‘OO’은 승리와 성관계를 가졌다는 의혹을 받는 여성의 가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성매매 여성들에 대한 면밀한 조사와 계좌 수사 통해 혐의를 충분히 입증했다"고 밝혔다.
 
수사팀은 성매매 여성과 승리 이름이 들어간 계좌내역을 토대로 구속영장 신청서에 성매매 혐의를 포함시켰다. 승리측은 경찰 조사에서 “200만원은 승리가 포주에게 보낸 돈도 아니고 유흥업소 관계자의 거래 내역일 뿐 성매매를 한 적 없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승리측은 이날 열릴 영장심사에서 합의에 따른 관계라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성매매알선, 승리-유인석 연결고리 있을까
경찰은 2015년 12월 열린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승리와 유씨가 일본인 투자자 일행 7명에게 성매매 여성을 알선했다고 보고 구속영장에도 기재했다. 유씨는 알선 사실을 인정했지만 승리는 “당일 술에 취해 집에 바로 들어갔으며 성매매 사실을 알지 못 했다”고 일관되게 진술한 만큼 법원에서도 같은 주장을 할 전망이다.
승리(본명 이승현)가 지난 3월14일 조사를 받은 후 15일 새벽 귀가하고 있다. [뉴스1]

승리(본명 이승현)가 지난 3월14일 조사를 받은 후 15일 새벽 귀가하고 있다. [뉴스1]

 
당시 여성 알선책인 포주에게 돈을 보낸 사람이 유씨다. 유씨는 “승리와 사전에 성매매 알선을 상의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은 당시 파티를 주최하고 일본인 투자자 일행을 한국에 초대한 게 승리라는 점을 토대로 승리가 성매매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봤다. 법원이 양측의 주장을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구속영장 발부 가능성에 차이가 있을 전망이다.
 
경찰의 입증 전략…영장에 등장한 '운명공동체'
다만 승리나 유씨처럼 초범인 경우 성매매나 성매매알선 혐의로 구속까지 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법조계에서 '구속의 키'를 가진 혐의가 횡령이라고 보는 이유다. 경찰은 이들의 횡령액수를 5억3000여만원으로 판단했다. 횡령액수가 5억원을 넘을 경우 일반 횡령보다 가중 처벌되는 특가법상 횡령에 해당한다. 경찰은 승리가 운영했던 주점 몽키뮤지엄과 유씨가 근무한 적 있는 컨설팅회사 네모파트너즈에 버닝썬 자금 2억6400만원씩이 들어온 계좌내역을 핵심 증거로 판단했다.
클럽 버닝썬의 입구. [연합뉴스]

클럽 버닝썬의 입구. [연합뉴스]

다만 몽키뮤지엄과 네모파트너즈에 흘러 들어간 버닝썬 자금이 승리나 유씨에게 입금됐다는 직접 증거를 확보하지 못 했다고 한다. 경찰은 수십장 분량의 구속영장 신청서에 “유리홀딩스와 네모파트너즈는 운명공동체”라는 표현까지 기재하며 직접 거래 내역 없이 업체 간의 연관성을 입증하려고 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순실씨와 ‘경제공동체’로 인정돼 뇌물 혐의가 성립된 판례를 참고한 것이다.  
 
승리가 버닝썬과 업체 사이의 수억원대 거래내역을 알고 있었는지와 브랜드 사용료로 2억여원이 정당하게 책정됐는지가 이날 영장심사의 쟁점이 될 전망이다. 승리는 “버닝썬에서 몽키뮤지엄 브랜드를 사용하면서 정당한 대가를 지불한 것이며 그 외에 횡령 의혹에 대해서는 알지 못 한다”는 입장이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