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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랍 구출 한국인 여성, 귀국 항공비·치료비 누가 부담?

중앙일보 2019.05.14 08:36
알파 배리 부르키나파소 외교장관(오른쪽)이 11일(현지시간) 수도 와가두구의 대통령 집무실에서 납치됐다 프랑스 특수부대에 의해 구출된 한국인 여성(왼쪽 두번째), 프랑스인 파트리크 피크(왼쪽), 로랑 라시무일라스(왼쪽 세번째)와 함께 기자들을 만나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알파 배리 부르키나파소 외교장관(오른쪽)이 11일(현지시간) 수도 와가두구의 대통령 집무실에서 납치됐다 프랑스 특수부대에 의해 구출된 한국인 여성(왼쪽 두번째), 프랑스인 파트리크 피크(왼쪽), 로랑 라시무일라스(왼쪽 세번째)와 함께 기자들을 만나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에서 납치된 뒤 구출된 40대 장모씨의 귀국 항공비 등을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13일 밝혔다. "장씨가 (긴급구난활동비) 대상이 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외교부는 해외에서 긴급하게 후송돼야 하는 국민에게 긴급구난활동비로 항공비·치료비 등을 지원한다. 그런데 개인 여행을 떠났다가 여행위험 지역에서 피랍된 장씨에게 국가 재원을 지원해야 하는지를 놓고 일각에서 논란이 일었다.
 
장씨 사례의 경우 정부가 지원하는 긴급구난활동비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게 외교부 판단이다. 장씨가 1년 6개월 넘게 개인 여행을 해온 데다 가족과 이미 연락이 닿았기 때문이다. 긴급구난활동비는 무자력(경제적 능력 없음) 상태, 연고자가 없거나 있더라도 부담할 자력이 없는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지원된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날 오후 CBS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좀 더 정밀한 건 검토해봐야겠지만 (긴급구난활동비) 대상이 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귀국하려면 본인 비용으로 귀국해야겠다”는 진행자 말에 이 관계자는 “그렇게 보인다”고 답했다.  
 
장씨를 구출한 프랑스 당국은 한국 정부에 장씨의 치료비를 청구하지 않은 상태다. 긴급 상황에 들어간 비용은 청구하지 않는다는 국제관례에 따른 것이다. 장씨는 구출 후 파리 소재 병원에서 입원해 치료를 받아왔다. 그는 가능한 한 빨리 한국으로 돌아오는 것을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장씨를 비롯해 무장세력에 억류됐던 프랑스인 2명과 미국인 1명 등은 지난 9일 오후와 10일 오전 사이 프랑스군 특수부대의 작전 끝에 구출됐다. 이 과정에서 프랑스군 장병 2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약 1년 6개월 전 세계여행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 장씨는 올해 1월 북아프리카 모로코에 도착했고, 세네갈·말리·부르키나파소를 거쳐 지난달 12일(현지시간) 베냉 공화국으로 이동하던 중 납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정부는 모로코와 세네갈에는 여행경보 1단계 남색경보(여행 유의)를, 말리와 부르키나파소 북부지역 4개 주에는 3단계 적색경보(철수 권고)를 발령한 상태다. 베냉에는 발령된 여행경보가 없다.  
 
외교부는 이번 피랍 사건을 계기로 부르키나파소 동부 지역에 대한 여행경보를 기존 2단계 황색경보(여행 자제)에서 3단계인 철수 권고로 상향하고, 베냉에 여행경보를 발령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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