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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가지 파스타, 당근 카레…싫어하는 채소 변신시키면 먹기 쉽죠

중앙일보 2019.05.13 15:30
“채소 좀 많이 먹어!” 하는 잔소리, 많은 친구들이 한 번쯤 들어봤을 거예요. 특정 채소를 싫어해서 편식하는 친구들도 많을 거고요. 우리는 왜 채소를 먹어야 하는 걸까요. 채소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이런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송윤아·장희우 학생기자가 홍성란 채소 소믈리에를 만났습니다.  
 
홍성란(가운데) 채소 소믈리에가 송윤아(왼쪽)·장희우 학생기자에게 채소와 친해지는 법에 대해 알려줬다. 두 학생기자가 직접 만들어본 채소 미네랄 워터를 들어 보였다.

홍성란(가운데) 채소 소믈리에가 송윤아(왼쪽)·장희우 학생기자에게 채소와 친해지는 법에 대해 알려줬다. 두 학생기자가 직접 만들어본 채소 미네랄 워터를 들어 보였다.

(송윤아) 채소 소믈리에는 어떤 직업인가요.  
(홍성란) 혹시 그냥 ‘소믈리에’라는 말은 들어봤나요? 이를테면 와인 소믈리에는 와인의 맛을 보고 그 와인의 맛이 어떤지, 어느 지역에서 생산된 것인지 등을 감별하는 사람이죠. 하지만 채소 소믈리에는 채소 맛을 감별하지는 않아요. 대신 채소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공부하죠. 사람들이 잘 모르는 채소를 소개하기도 하고, 같이 먹으면 궁합이 좋은 채소에 대해 연구하기도 하고, 사람들이 잘 안 먹는 채소를 어떻게 하면 맛있게 먹을 수 있는지 전달하죠. 아, 오해할 수 있는데 채소 소믈리에라고 해서 반드시 채식주의자인 건 아니에요(웃음).
 
(송) 채소는 왜 먹어야 하고, 얼마나 많이 먹어야 하나요.  
(홍) 뷔페에 가면 일반적으로 쓰는 접시가 있어요. 그 정도 크기의 접시로 채소를 담아서 일곱 접시를 하루에 먹는 것이 좋아요. 채소 섭취 권장량이 하루 350~400g이거든요. 가능한 한 채소를 많이 먹으려고 노력할 필요가 있는 거죠. 그런데 대부분 채소를 그렇게 매일 많이 먹기가 힘들어요. 반면, 소금의 섭취 권장량은 하루에 1작은술, 티스푼으로 하나 정도의 양이에요. 만약 라면이나 햄버거를 먹는다면 한 끼만으로도 권장량을 훌쩍 넘죠. 짜고 기름진 음식을 먹으면 몸 안에 지방·나트륨 등이 쌓이는데 채소를 많이 먹으면 그런 것들을 배출해 몸의 순환과 정화를 돕죠. 몸에 나쁜 성분이 쌓이면 쉽게 피로를 느끼고 공부할 때 집중력도 흐려져요. 채소의 영양은 땀과 소변 등으로 계속해서 빠져나가기 때문에 매일 채소를 보충하는 게 좋아요.  
 
(장희우) 어린이·청소년이 먹으면 특히 좋은 채소가 있나요.  
(홍) 가능하면 골고루 먹는 게 좋은데, 그중에서도 초록색을 띠는 채소 위주로 많이 먹는 것이 좋아요. 잎채소나 나물 종류죠. 초록채소에는 우리 몸에 중요한 철분·칼슘·단백질·비타민·식이섬유가 다 들어있습니다. 성장기에는 칼슘 섭취를 위해 우유나 멸치를 많이 먹으라고 하는데 채소에도 칼슘이 있답니다. 채소를 먹으면 우유나 멸치의 칼슘도 흡수가 더 잘되죠. 두뇌 발달이나 성장을 도와주는 요소들이 채소에는 많이 함유돼 있어요. 제가 어릴 때 채소를 많이 안 먹어서 키가 작다는 게 무척 안타깝네요(웃음). 특히 케일은 칼슘의 여왕이라고 불려요. 아마 그냥 ‘쌈채소’라고만 알고 각 채소의 이름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을 거예요. 마트에 가면 채소마다 이름이 붙어 있으니까 다음에 가면 잘 살펴보세요. 친구가 이름을 불러주면 더 친하게 느껴지는 것처럼 채소들도 이름을 알아두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죠.  
 
채소에 들어있는 미네랄은 물에 잘 녹는 성질이 있다. 자신이 원하는 채소와 과일을 단면이 최대한 많이 드러나도록 자른 후 컵이나 물병에 담고 물을 부어 우려먹으면 된다.

채소에 들어있는 미네랄은 물에 잘 녹는 성질이 있다. 자신이 원하는 채소와 과일을 단면이 최대한 많이 드러나도록 자른 후 컵이나 물병에 담고 물을 부어 우려먹으면 된다.

(장) 고깃집에서 쌈채소를 먹은 적이 있는데 너무 쓰더라고요. 쓴 채소는 어떻게 먹으면 좋을까요.  
(홍) 프라이팬에 볶거나 반대되는 단맛과 함께 먹는 방법이 있어요. 케일로만 주스로 만들면 맛이 쓰니까 사과나 키위·배·오렌지 같은 단맛 나는 과일 또는 요구르트와 함께 갈면 좋죠. 또 향이 강한 것과 함께 요리해서 쓴맛을 가리는 방법도 있어요. 예를 들면 채소를 갈아서 향이 강한 카레에 섞어 끓이면 채소 맛을 눈치채지 못하고 먹을 수 있죠. 처음에는 그렇게 해서 먹는 습관을 들이고 계속 먹다 보면 나중에는 쓰지 않다고 느껴져요. 그 채소의 고유의 맛과 매력을 알게 되는 거죠. 채소마다 맛과 모양이 모두 다르다는 걸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도 필요해요. 맛이 쓰지만 내 몸에는 좋다는 걸 생각하면서 조금씩 먹다 보면 언젠가는 아무렇지 않게 먹게 된답니다.  
 
(장) 채소를 이용한 요리를 알려주세요. 특별히 같이 먹으면 좋은 채소가 있나요.  
(홍) 채소로 만드는 요리는 무궁무진해요. 채소가 주인공이 되면서 맛있는 요리로는 ‘애호박 국수’가 있죠. 밀가루 면 대신 애호박을 길고 가늘게 썰어서 면처럼 사용하는 거예요. 많은 양의 애호박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답니다. 비슷한 요리로 가지를 길게 채 썰어 만드는 ‘가지 파스타’도 있죠. 여러 가지 채소를 같이 먹을 땐 식감과 색깔을 다양하게 조합하는 것이 좋아요. 초록색 잎채소와 아삭한 빨간색 파프리카를 먹거나, 잎채소와 적양배추처럼 매력이 다른 채소를 함께 먹으면 궁합이 좋죠. 먹는 재미도 있지만 부족한 영양소도 보완돼요. 고기나 유제품 등 아예 성질이 다른 식품을 같이 먹는 것도 좋죠. 채소가 3이라면 단백질이 2, 탄수화물이 1 정도 되는 비율이 가장 좋습니다. 흔히 오이와 당근을 같이 먹으면 오이의 비타민C를 당근이 파괴해서 좋지 않다고 하는데, 그런 걸 신경 쓰느라 채소를 안 먹는 것보다는 가능한 많은 채소를 먹으려고 노력하는 게 낫다고 생각해요.  
 
(장) 다이어트 중이신 아빠에게 만들어드릴 만한 채소 요리를 추천해 주세요.  
(홍) 제일 추천하고 싶은 건 주스예요. 후루룩 마시면 되니까 간편하고, 병에 담아서 출근하실 때 드리면 가면서 먹을 수 있으니 시간 절약이 되죠. 채소를 많이 먹으면 같은 운동을 해도 더 많은 열량을 소비하도록 도와줍니다. 단, 많은 양의 채소를 먹어야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데, 생채소를 많이 먹기는 힘드니까 갈아서 주스로 먹거나 볶아 먹는 게 좋아요. 채소를 볶으면 쓴맛은 빠지고 단맛이 우러나오면서 부피도 줄어 생으로 먹을 때보다 더 많이 먹을 수 있게 되죠. 간단한 요리로는 ‘시금치 에그스크램블’이 있어요.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시금치를 볶다가 달걀을 깨서 넣고 휘휘 저으면서 같이 볶아주면 끝이에요. 만들기 쉬우면서 단백질 보충도 되고 맛도 좋아요.  
 
(장) 어떻게 하면 채소를 좋아하게 될까요.  
(홍) 일단은 친해져야 해요. 채소 먹는 습관을 들여야 하죠. 채소 요리는 무궁무진하니까 새롭고 다양한 요리를 시도해서 채소를 먹어 보면 좋아요. 저도 처음에는 가지를 싫어했는데 일본에서 요리 공부를 하던 시절 다양한 가지 요리를 접하면서 가지 맛에 눈을 뜨게 됐죠. 최근에는 채식 식당도 있고 인터넷에서 채소 요리 레시피를 많이 찾아볼 수 있어요. 영화관에 갈 때 팝콘 대신 방울토마토를 가져가 보세요. 학교에 갈 때도 통에 담아가서 친구들이랑 나눠 먹으면 더 맛있고요. 물에 채소를 넣어 먹는 ‘채소 미네랄워터’도 추천해요.  
 
(송) 채소 소믈리에는 어떻게 될 수 있나요.  
(홍) 저는 일본에서 우연히 TV를 보다가 채소 소믈리에라는 직업을 알게 됐어요. 공부를 마치고 우리나라로 돌아온 뒤 국내에도 채소 소믈리에 협회가 생겼죠. 협회가 주최하는 시험을 치르면 자격증을 받을 수 있어요. 채소들의 이름과 영양소, 다양한 품종의 특징, 재배 환경, 생산지에서 소비자에게 오기까지의 과정 등 채소에 관한 전반적인 내용을 공부합니다.  
 

<파프리카+케일+자몽 워터>
과일과 채소를 적당한 크기로 잘라 물에 퐁당 넣기만 하면 됩니다. 채소의 영양 성분이 우러나고 색깔도 예뻐서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재료를 물에 담근 후 미네랄 성분이 우러나도록 최소 20분 정도 두었다가 하루 안에 신선한 상태로 다 마시는 걸 권장합니다. 파프리카는 비타민A와 C, 철분, 칼슘 등 영양소가 풍부해요. 케일은 베타카로틴, 칼슘이 많아 뼈 건강에 도움을 줍니다. 자몽은 비타민C, 칼슘, 철분이 많아 피부 미용과 뼈 건강, 혈관 질환 개선에 좋아요.  
 
재료 : 파프리카 1/2개, 케일 3장, 자몽 1/4개, 물 750ml
 
1.파프리카는 0.5㎝ 두께로 슬라이스하거나 길게 채 썹니다.  
2.케일은 0.5㎝ 두께로 채 썹니다. 줄기 부분까지 모두 활용하세요.  
3.자몽은 껍질째 0.3㎝ 두께로 슬라이스합니다. 씨는 떫은맛이 날 수 있어 빼는 게 좋아요.  
4.물병에 모든 재료를 담은 후 물을 붓습니다.  
 
<브로콜리 수프>
브로콜리는 대부분 데쳐서 초장에 찍어 먹죠. 하지만 그렇게 먹으면 금방 질리고 많이 먹지도 못해요. 수프는 브로콜리 반 송이를 순식간에 먹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브로콜리는 비타민C, 칼슘, 칼륨, 항산화 물질이 풍부해요. 브로콜리 대신 아스파라거스, 콜리플라워, 연근, 양송이버섯을 사용해도 됩니다.  
 
재료 : 브로콜리 1/2송이, 양파 1/8개, 우유 400ml, 슬라이스 치즈 1장, 소금과 후추 약간
 
1.브로콜리는 송이 부분과 줄기 부분 모두 한입 크기로 썹니다.  
2.양파는 채 썹니다.  
3.냄비에 물을 끓인 뒤 채 썬 양파를 5초간 넣었다 빼서 데칩니다.  
4.이어서 브로콜리를 넣고 2분간 데쳐주세요.  
5.블렌더에 모든 재료를 넣은 뒤 곱게 갈아주세요. 이때 좀 더 진하고 고소한 맛을 원한다면 삶은 달걀 한 개를 넣으세요. 슬라이스 치즈 대신 편의점에서 쉽게 살 수 있는 스트링 치즈를 넣어도 좋아요.  
6.기호에 맞게 약간의 소금과 후추를 넣어서 먹어요.  
 
<당근 카레>
당근은 생으로 먹으면 딱딱하고 불에 익히면 물컹거려서 싫어하는 사람이 많아요. 당근을 갈아서 카레와 섞어보세요. 카레 향 때문에 당근 특유의 향도 사라지고, 카레가 더 부드러워져서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어요. 당근 카레에 우동 면이나 떡볶이 떡을 넣어도 특별한 요리가 됩니다.  
 
재료 : 당근 1개, 양파 1/6개, 피망 1/4개, 닭가슴살 1/2덩이, 카레가루 2큰술, 물 300ml
 
1.당근을 한입 크기로 자른 뒤, 블렌더에 물과 함께 곱게 갈아요.  
2.양파·피망·닭가슴살은 한입 크기로 썰어주세요. 닭가슴살을 소고기·돼지고기·해산물로 대체해도 좋아요.  
3.중불로 예열한 냄비에 오일을 두르고 닭가슴살, 양파를 넣어 볶습니다. 이때 기름기가 부족하거나 탈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면 기름을 더 넣기보다 물을 한두 스푼씩 끼얹어가며 볶으면 좋아요.  
4.닭가슴살의 색이 하얗게 변하면 카레가루, 피망을 넣어 약불로 볶아요.  
5.카레가루와 재료들이 잘 섞이면 갈아둔 1을 부어 센불로 가열합니다.  
6.끓기 시작하면 중약불로 줄인 뒤 저어가면서 적당한 농도가 될 때까지 10분 정도 끓입니다. 우유나 생크림을 1~2큰술 첨가하면 훨씬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나요.  
 
자료=『채식은 어렵지만, 채소 습관』(홍성란, 자기만의 방)

<학생기자 취재 후기>
평소 싫어하는 채소도 있었는데 이번 취재를 통해서 채소를 부담 없이 먹는 방법을 알게 되어 좋았어요. 채소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취재를 계기로 관심을 갖게 되어 새로운 경험이 된 것 같아요. 요리에 관련된 직업에 요리사만 있는 건 아니라는 것도 알았죠. 앞으로 채소를 먹을 때 갈아서도 먹고 볶아서도 먹는 등 여러 방법으로 먹어 봐야겠다는 다짐도 했어요. 송윤아(서울 대도초 5) 학생기자
 
채소 소믈리에를 만나 채소에 대해 많은 걸 알게 됐어요. 채소 하루 권장량이 뷔페 접시로 일곱 그릇이라는 것이 제일 놀라웠어요. 잘 어울리는 채소를 먹고 싶으면 식감과 색깔을 다르게 하면 된다는 것도 신기했죠. 이제 학교에 채소물을 가져가 볼 거예요. 친구들도 제 채소물에 관심을 갖고 채소물을 먹으면 좋겠어요. 저도 이제 채소를 편식하지 않으려고 노력해볼게요. 장희우(경기도 위례푸른초 5) 학생기자  
 
글=최은혜 기자 choi.eunhye1@joongang.co.kr, 사진=송휘성(오픈스튜디오), 동행취재=송윤아(서울 대도초 5)·장희우(경기도 위례푸른초 5)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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