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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중 前비서가 들여온 베트남 카페, 하루 1000잔 대박

중앙일보 2019.05.13 11:19
 
정인섭 대표가 베트남 시장과 콩카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콩카페코리아]

정인섭 대표가 베트남 시장과 콩카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콩카페코리아]

 
“줄을 서 먹는 한국 고객에 베트남이 열광했죠.”
콩카페(Cong Caphe)코리아 정인섭(50) 대표의 얘기다. ‘함께(共)’란 뜻의 콩과 프랑스 식민 시절 영향을 받은 ‘까페(Caphe)’란 단어가 결합된 이 베트남 토종 브랜드는 지난해 7월 한국에 상륙했다. 근대 베트남 가정집 모습을 고스란히 담은 이국적인 인테리어와 시그니처 메뉴인 코코넛 스무디 커피에 한국 소비자는 열광했다. 서울 연남동 1호점 오픈과 동시에 줄 서 먹는 카페로 명성을 얻었고, 이어 문을 연 이태원 2호점, 판교 현대백화점 3호점, 잠실 롯데월드타워 4호점에선 하루 평균 1000잔 넘는 커피가 팔린다. 정 대표는 콩카페가 “베트남의 첫 문화 수출품”이라며 “베트남 내에선 한국에서의 성공에 큰 의미를 둔다. 한류의 성공을 보는 우리의 만족감과 같은 모습”이라고 했다. 지난 9일 서울 삼성동 콩카페코리아 본사에서 콩카페의 첫 해외 진출을 성사시킨 정 대표를 만났다.  
 
 베트남과의 인연은.
 
“첫 직장이 지금은 사라진 대우였다. 1995년 입사 후 김우중 당시 대우 회장의 비서로 일했는데 첫 해외 출장지가 베트남이었다. 사회 초년병이었던 나에게 김 전 회장은 우리의 우방은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같은 아세안이라고 가르쳤다. 이들과 경제적 연대를 구축해야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우그룹 해체 이후 벽산과 한화생명보험으로 이직했는데 계속 베트남 관련 업무를 했다. 건강 문제로 회사를 그만뒀다가 회복하면서 사업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사업 스승인 김 전 회장을 찾아가서 베트남 관련 사업을 하고 싶다고 했다. 그때 김 회장이 ‘100원을 벌면 30원을 베트남에 써라. 길게 보고 의미 있는 일을 하라’고 했다. 그래서 베트남 산업화를 위해 태양광발전이나 풍력발전 등 전력 인프라 사업에 뛰어들었다.”
 
 식음료(F&B) 사업과는 거리가 있다.
 
“베트남에서 사업을 하면서 늘 한국과 베트남의 상생을 고민했다. 지난해 한국은 베트남을 상대로 320억 달러의 무역흑자를 냈다. 반대로 베트남 입장에서 한국은 최대 무역수지 적자국이다. 베트남의 산업구조 때문이다. 개발도상국인 베트남에서 농수축산물을 수입할 수 있지만, 검역이란 걸림돌 등 산업 구조상 문제가 있다. 콩카페는 베트남의 문화를 수입한 첫 사례다. 양국 관계의 이해도도 높일 수 있고 한국 문화도 더 다양해질 수 있다고 믿었다.”
 
지난해 7월 서울 연남동에 문을 연 콩카페 1호점. 고객들이 커피를 사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사진 콩카페코리아]

지난해 7월 서울 연남동에 문을 연 콩카페 1호점. 고객들이 커피를 사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사진 콩카페코리아]

 
 2007년 하노이에서 시작한 콩카페는 다낭과 호이안은 물론 호찌민 등으로 영역을 넓히며 베트남 전역에 60여개 프랜차이즈 망을 구축했다. 달곰하면서 부드러운 코코넛 커피가 인기를 끌면서 베트남을 찾는 관광객이 반드시 가야 할 명소로 입소문이 났다.  
 
 콩카페를 한국에 들여온 계기는.
 
“가수 출신인 콩카페 공동 창업자 중 한명과 개인적인 친분이 있었다. 콩카페가 한국 관광객 사이에서 유명해지면서 한국 투자자 수십명이 그를 찾아왔다고 했다. 그의 부탁으로 한국 투자자를 선정하는 일을 대신했는데 다들 가맹점만 늘리겠다는 똑같은 청사진만 제시하더라. 콩카페를 문화로 키우겠다는 가치가 부족하다는 의견을 냈더니 나한테 해보는 건 어떻겠냐고 제안이 왔다. 다만 조건이 있었다. 건축가인 다른 창업자의 허락을 받아오란 것이었다. 그 사람과 처음 만나는 자리에 갔더니 ‘너를 안다’고 하더라. 벽산에서 근무할 때 서울대에서 유학하는 베트남 학생들과 정기 모임을 가졌고, 이들의 한국 생활을 지원했는데 그 유학생 모임 멤버 중 한명이 그의 아내였다. 아내를 통해 ‘그 사람이라면 믿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그 자리에 나왔다고 했다. 콩카페와 인연이라고 확신했다.”
 
 한국에서의 성공을 확신했나.
 
“전혀 아니다. 상대적으로 경제력이 떨어지는 베트남의 문화를 소비하겠느냔 의문이 늘 따라다녔다. 다만 베트남의 문화 플랫폼을 한국에 소개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겠다 싶어 밀어붙였다. 회사 직원이 1호점을 잡았다고 해서 가봤더니 연남동 구석에 자리도 안 좋고 매장도 작더라. 손해를 봐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문을 열었더니 한여름에 고객이 줄을 서서 먹는 반전을 경험했다. 주말엔 한 매장에서 하루 평균 500~600잔의 커피가 팔린다. 콩카페가 회사를 이끌어나가는 효자가 됐다.”
 
지난해 말 판교 현대백화점에 문을 연 콩카페 3호점. [콩카페코리아]

지난해 말 판교 현대백화점에 문을 연 콩카페 3호점. [콩카페코리아]

 
 콩카페가 꿈꾸는 미래는.
 
“매장의 확장에 집중하기보다는 한국을 콩카페의 글로벌 표준 시장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테이크아웃을 도입했고, 커피 내리는 방식 등을 체계화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내달 말레이시아에 두 번째 해외 매장을 낸다. 코코넛 커피와 연유 커피는 한국의 한 기업과 손잡고 RTD(Ready to Drink) 제품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올여름 선보일 예정이다. 베트남의 콩카페를 세계인이 신뢰하는 브랜드로 만들고 싶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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